600일이라는 기록을 마치며

by 오제이


600일 동안, 600개의 기록을 하겠다는 도전.

결국 그 마지막 날이 왔다.


2023년의 어느 날부터, 2024년의 마지막 날까지.

매일 아침, 모든 하루에 글을 쓰지 않은 날이 없다.


워크숍이나 출장을 가서도 매일 새벽 홀로 일어나 글을 썼다.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3~4시간가량.

글을 쓰고 지우며 하루를 시작했다.


어떤 글은 플랫폼 메인 화면에 노출돼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고,

어떤 글은 책으로 엮어 더 넓은 세상에 내보였다.


책을 내기 위해 글을 쓰는 욕심을 부린 적도 있다.

그럴 땐 유독 글 쓰는 게 어렵고 의욕도 떨어졌다.


반면 그저 생각을 글로 옮기 듯 글을 쓸 땐

비교적 술술, 그리고 재밌게 작업할 수 있었다.



600일이라는 시간은 길다.

그러나 모든 시간이 그렇듯 지나고 나면 너무나도 순식간이다.


이제 내일이면 불혹이다.

과거에는 40년 정도 살면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길이 무엇인지 알게 될 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흔들린다.

여전히 위태롭고 방황한다.


그러나 그 흔들림 가운데서.

나는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에 대해

조금은 분명하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그것은 40년이라는 시간이 만든 것일까.

아니면 600일이라는 훈련이 만든 것일까.



글쓰기를 600번 하면

뭐라도 깨닫는 게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꽤 진심이었는데, 매일 새벽에 일어나 2~3시간 정도를 꾸준히 읽고 썼다.

그런데 600번의 글쓰기를 마친 지금,

내게 무엇이 달라졌느냐, 무엇을 깨달았으냐 묻는다면

‘아무것도’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600일이라는 말에 자칫 대단한 걸 해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노력한 시간을 더해보면 약 1,200 시간으로 대단히 긴 시간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노력이 허송세월을 보낸 일이라 말하는 건 아니다.

‘아무것도’ 뒤에 ‘그래도 방향 정도는’이라는 말 정도는 붙일 수 있을 것 같다.



2023년 봄, 그때 만약 도전을 결심하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꿈 주위를 어슬렁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좋아하는 게 무엇이지?’, ‘내가 목표가 있던가?’를 떠올리며

지금까지 슬픔에 찬 하루를 열고 닫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도전을 결심했다.

그리고 그 도전을 끝마쳤다.


자발적으로 수 년이 걸리는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달성해 본 적이 있던가.

나는 마흔이 되기 전에 그런 경험을 해보길 원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경험을.



2025년과 함께 나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스스로 계율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는 삶,

그리고 세상에 더 크고 값진 가치를 만드는 일.


이 두 가지를 마음에 새겨 넣고 다시 일어설 채비를 한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근사하리라.

내년은 올해보다 더 찬란하게 만드리라.


바뀐 건 단지 숫자뿐이라지만,

그래도 괜히 외쳐보고 싶다.


“잘 가라 2024년아.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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