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재난 영화를 봤다.
주인공이 고된 하루를 마치고 안전한 곳을 발견해 한숨 돌리는 장면에서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저 상황이라면 무슨 생각을 할까?'
영화 속 장면처럼 심각한 재난 상황이 현실로 펼쳐지면
역시 당장 쉴 곳과 먹을 것이 더 중요해질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심각한 상황이라도 쉬는 시간은 생기기 마련인데,
그러면 나는 그때, 그곳에서 쉬면서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아마 예상컨대, 나는 후회하고 있을 것 같다.
평소에, 평화로웠던 시절에
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아쉬움을 떠올리고 있을 것 같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미루지 말고 하는 건데... 할 수 있을 때 해둘걸...'
꼭 재난 상황이 닥쳐야, 꼭 구석에 몰려야만
그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란 사실이 서글프기도 하다.
'나는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인간인가?'라는 자책도 몰려온다.
그러면서도 나는 내게 감사함을 느낀다.
가끔씩 이런 경각심을 자각하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다시 열심히, 마치 새롭게.
반드시 지금 시작하고, 끝을 보고야 말겠다.
언젠가 업무가 바쁘고 힘들어지고 난 다음에 후회하지 않도록,
막상 직장을 그만두고 독립할 시기가 왔을 때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지금 당장 시작하고 해내겠다.
시간과 여유가 있는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겠다.
힘이 있을 때, 할 수 있을 때 하는 거다.
그리고 시작한 일은 온 힘을 다해 완수한다.
그냥 한 번 해보겠다는 그런 어중간한 마음가짐이 아니라,
정말 절실하게, 온 마음을 다 해, 간절히
그리고 완전히 해내는 거다.
지금 당장, 오늘 즉시 시작한다.
그러면 그 힘은 내일로 미래로 이어진다.
그럼으로써 그렇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지금 하자.
하고 싶은 일이 해야 할 일이 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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