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사 과학을 꽤 믿는 편이다. 그렇다고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거나, 엘로드로 수맥을 감지한다던가 하는 유사 과학 축에도 끼지 못하는 망상 같은 이야기를 믿는 건 아니다.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영역은 주로 건강 분야이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누군가에게는 효과가 있었다는 방법, 그 원리가 나름 신빙성이 있는 것들을 호기심 가득히 보고 있다.
그중에는 내게도 잘 맞아 꽤 도움을 받고 있는 정보들이 있다. 이를테면 '찬물 샤워를 이용해 하루의 활력을 높이는 일', '공복을 통해 몸속 세포들을 깨우는 일', '걷기나 계단 오르기로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일'들이 그렇다.
이런 행동들이 과학적으로 명확히 효과를 입증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그 행동들을 하고 나면 은근히 정도가 아니라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꾸준히 실천하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나도 그것들 안에서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중 제법 효과가 있는 것들은 이름까지 지어주며 나만의 유사과학으로 정의 내리곤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과장되게 흥분해 만든 가짜 리액션을 하면 몸이 속아 넘어간다. 그러니 기쁜 일이 있으면 오바쎄바해서라도 몇 배로 더 즐거워 하라'
이것은 일명 <오바쎄바 이론>인데, 언젠가 책에서 읽은 '자신의 장점을 과하게 칭찬해 주라.'는 말에서 힌트를 얻어 나만의 방식으로 변형한 것이다. 이름이 조금 우습기는 하지만 그 효과만큼은 신통방통할 정도로 좋다.
실전에서 쓰는 방법은 이렇다. 계단 오르기 운동을 할 때, 평소라면 목표한 층수까지 오른 뒤 ‘아자! 성공했다!’라고 생각하며 운동을 마쳤겠지만, <오바쎄바 이론>을 적용하면 마무리가 조금 달라진다. 목표한 층수에 도달했을 때 일부러 과호흡을 하는데, 마치 100미터 전력 질주를 마친 것처럼 10번 정도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그러고 나면 놀랍게도 내가 정말 엄청난 운동을 한 느낌이 들고, 머릿속에 가득 차 있던 안개가 사라지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런 식으로 어떤 일을 해냈을 때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결실을 수확하는 게 포인트다. 친구가 과자 한 조각을 나눠주면, 마치 한 봉지를 다 받은 것처럼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거나, 사무실 구석에서 15분 쪽잠을 자고 일어났더라도, 마치 알프스 푸른 초원에서 꿀잠을 자다 일어난 것처럼 개운하게 기지개를 켜는 식이다.
잠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오바쎄바 이론>의 핵심은 과호흡인 것 같다. 숨을 과하게 들이마시고 나면 왠지 기분이 전환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만 헐떡여봐야 몸이 속아 넘어갈 리 없으니, 반드시 운동이든 칭찬이든 몸이 속을 만한 어떤 행동을 한 뒤 과호흡을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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