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이 곧 특별함이다

by 오제이


커피를 내리다 보면 가끔 그런 원두를 만난다. 딱히 나쁘다고 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엄청 좋지도 않은, 그냥 평범한 녀석 말이다. 적당히 고소하고, 산미도 살짝 느껴지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을 만큼 강렬하진 않은, 소위 ‘그저 그런’ 커피. 스페셜티 같은 고급 원두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런 커피가 좀 밋밋하고 심심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근데 재밌는 건, 오히려 이런 평범한 커피가 매일 마시기엔 더 잘 맞는다는 점이다.


스페셜티 커피나 가향 커피처럼 산미가 세거나 향이 진한 커피들은 가끔씩 즐기기엔 좋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오, 이거 뭐야!” 하며 감탄이 나올 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니까. 하지만 매일 마시기엔 좀 부담스럽다. 여행도 비슷하지 않나? 1년에 두세 번 떠나는 여행은 기분을 확 환기시켜 주지만, 매달, 매주 떠난다면 그 특별함이 금세 지루함과 피로로 바뀌어버리니까.



어쩌면 특별함이란 자주 접하면 안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멋진 것이라도 너무 자주 마주치면 어느새 평범함 속에 묻혀버리고 만다. 그러니 커피 한 잔의 특별함도 가끔씩, 적당한 간격을 두고 즐길 때 비로소 제대로 빛나는 게 아닐까.


그래서 나는 원두를 고를 때면 매일 마실 커피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화려하거나 특별하지 않은 그냥 적당히 편안한 기본이 잘 잡힌 커피면 충분하다.


‘매일 하는 일들이 나를 정의한다’는 말처럼, 매일 입고, 매일 마시는 것들에 조금만 신경 쓰면 삶은 자연스레 근사해지기 마련이다. 평범함 속에서 나만의 리듬을 찾는 것, 어쩌면 그것이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줄지도 모르겠다.






살면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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