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다

by 오제이


나는 사람이 좋다. 사람들과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사랑한다. 별다른 주제 없이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요즘은 또 어떤 일에 마음을 두고 있는지, 소소한 삶의 조각들을 주고받는 그런 순간들이 좋다.


나이를 한두 살씩 더하면서 점점 사람 많고 복잡한 곳보다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마음이 끌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북적이는 공간에서 마음이 완전히 떠나진 않았다. 붐비는 거리에서 엇갈리듯 오가는 낯선 사람들의 기운, 그 안에 실려 오는 생생한 움직임과 표정, 감정들,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세상의 소란함을 관찰하는 것이 여전히 즐겁다.



그런데 정작 나는, 이렇게 사람이 좋다 말하면서도 좀처럼 밖으로 나서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돌아오기까지, 이동하며 허비하는 시간이 아깝고 또 지친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한결 나을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그렇지도 않다. 출발하기 전부터 주차할 곳을 고민하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또 빈자리를 찾아 빙빙 돌다 보면, 이미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버린다. 돌아올 때 닥치는 주차의 번거로움은 말할 것도 없다.


차라리 모든 이동을 택시로 해결하고 싶지만, 매번 손에 쥐어지는 영수증을 보고 있자면 그 또한 사치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값비싼 차보다는 운전기사가 있었으면 좋겠고, 번듯한 차고지 하나쯤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는 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다.



한 걸음만 나서면 일터가 나오고, 또 한 걸음이면 번화가가 펼쳐지는 곳에서 살고 싶다. 그리고 그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우연히 마주치면 가볍게 손을 흔들 수 있고, 약속이 없어도 발걸음 옮기면 누군가 기다려주는 그런 거리가 있으면 좋겠다.


문득, 이효리 님의 말이 떠오른다. "좋은 사람이 어디 있고 나쁜 사람이 어디 있어. 그냥 나랑 잘 맞으면 좋은 사람인 거지, 뭐." 정말 그렇다. 세상이 복잡한 것 같지만, 관계라는 건 어쩌면 그렇게 단순한 법인지도 모르겠다.


나와 잘 맞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조금만 더 많아지길,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곁에 있어주기를, 그 소박한 욕심을 오늘도 조용히 마음에 묻는다.





살면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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