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유튜브 채널에 댓글 알림 ‘1’이 떴다. 짧은 숏폼 영상엔 좀처럼 댓글이 달리지 않기에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무슨 일이지? 얼른 댓글 창을 열었다.
“느낌 개좋네...”
그 거칠고 솔직한 댓글 앞에서 웃음보다 먼저 벅찬 무언가가 밀려왔다. 감동이라고 해야 할까? 평소 ‘개’라는 말을 강조용으로 쓰는 걸 썩 좋아하지 않던 나였지만, 이상하게도 오늘만큼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투박한 표현이 진심처럼 느껴져서 더없이 고마웠다. 나의 일상에 관심을 가져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데, 멋진 찬사까지 얹어준 셈이라 몸 둘 바를 몰랐다.
아침부터 칭찬을 받으니 하루가 온통 가볍고 반짝거렸다. 코딩도 신기하게 잘 풀렸다. 어제까지 막혔던 오류가 순식간에 풀렸고, 잘못된 초안이 와도 너그러워졌다. 누군가 실수를 해도 웃으며 넘길 수 있는 날이었다. 웃으며 문제를 풀다 보니, 그것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참 기분파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그런 내가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나라서 더 애정이 갔다.
칭찬을 받은 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이 누군가를 칭찬하고 싶어졌다. 뭔가 도울 일이 없을까 싶어 괜히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되었고, 누군가의 좋은 점을 발견하려 평소보다 한결 따뜻한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신기하게도 그 작은 시선의 변화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리를 양보하거나, 누군가의 실수를 슬쩍 덮어주는 일처럼, 작지만 진심을 담은 행동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
따뜻한 마음과 이타적인 행동은 그 자체로 평화의 씨앗이었다. 퇴근길, ‘도를 아십니까’ 무리와 마주쳤지만 나는 거절하지 않았다. 싫다거나 안 된다는 말을 하지도 않았다. 다만 웃어주었다. 그 웃음에 그들은 당황했지만, 곧 미소 지으며 제 갈 길로 돌아갔다.
만약 내가 인상을 쓰며 신경질을 냈다면, 기분이 상한 쪽은 나였을 것이다. 하지만 웃으며 넘기니, 모두가 웃는 얼굴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웃는 얼굴엔 침 못 뱉는다는 말. 웃으면 정말 복이 온다는 말이, 보통 말이 아니었다는걸.
누군가의 댓글 하나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빛나는 하루를 보냈다. 기분 좋고 건강한 날. 따뜻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나도 오늘부터 누군가에게 따뜻한 댓글을 달아보자고. 이 조용한 일렁임이 언젠가 누군가의 하루에 잔잔한 파도가 되어 닿기를 바라며 댓글 창을 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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