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아직 서늘한 시각, 나는 청계천 주위를 산책했다. 한참을 걷다 우연히 수제 샌드위치를 파는 작은 가게를 발견했다. 메뉴는 에그마요 샌드위치 하나뿐.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조합,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가게였다. 그런데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 안으로 들어가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아마도 ‘매일 아침 집에서 만드는’이라는 문구가 적힌 소박한 광고판이 나를 끌어당겼던 것 같다.
근처에 조용한 벤치를 찾아 앉아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식감. 노랗고 뽀얀 색감의 소스는 달걀노른자와 마요네즈가 곱게 섞여 부드럽게 입안을 감싸고, 거기에 은근히 풍기는 머스터드 향이 가볍게 코끝을 스쳤다. 푹신하지만 제법 묵직한 빵은 일반 식빵보다 두툼해서, 한 손에 쥐었을 때 단단하게 속을 잡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맛이었다.
또 한 가지 나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든 건, 가게를 운영하는 두 분의 부드러운 말씨와 친절한 눈빛이었다. 그들은 무척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만약 매일 아침 그곳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사서 하루를 시작한다면, 나의 하루는 분명 그들처럼 따뜻하게 시작될 거란 예감이 들었다.
세상엔 참 다정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어디에 있든 보석처럼 빛난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에 있어도, 결국 누군가의 시선을 끌게 된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다정한 사람’. 햇살처럼 반짝이고,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사람이고 싶다.
누군가의 매력을 발견하고, 기꺼이 칭찬할 수 있는 마음. 당연해 보이는 것에서 특별함을 찾아낼 줄 아는 눈. 일상의 흐릿함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감각. 나는 그런 감각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 조금 더 세심하게, 조금 더 깊이 바라보고 느끼는 연습을 하며, 나 자신을 또렷하게 만들어 가고 싶다. 그렇면 나는, 내가 바라는 사람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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