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글쓰기에 실수가 어딨나 다 개성이지

by 오제이


스티비 뉴스레터에서 <이메일 마케팅 AI 프롬프트>라는 제목으로 뉴스레터를 한 편 발송했다. 마케팅과 AI라니, 내가 최근 흥미로워하는 두 가지를 모두 다루고 있어서 클릭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쭈우욱 찬찬히, 그리고 꼼꼼하게 살펴봤다. 거창해 보이는 제목과 발제에 비해 내용은 다소 가볍긴 했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히 전달됐다. 당연히 뉴스레터에 황금을 연금술 하는 비법을 담아둘리는 없겠건만 내가 과한 것을 기대했던 모양이다.


아무튼 에디터가 작성해 준 대로 물어보기만 한다면, 다시 말해 글의 요지를 파악해 질문력을 업그레이드한다면 마케팅은 분명 쉬운 일이 될 거다. 여러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도 남들이 정석이라 여기는 길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테다.


그런데 그 부분에서 나는 이런 생각에 닿았다.


‘너도나도 높은 수준으로 쉽게 잘 만든다면,

그때부터는 그것들이 평균이 될 테고,

그러면 마케팅 효과가 없어지지 않을까?’


달리 말하자면 누구나 GPT를 통해 뎀벨레나 야말 같은 축구 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야말을 보며 대단한 능력이라 말하지 않게 될 거다. 대단한 것들이 보편적이 된다면, 대단하지 않은 쪽이 오히려 관심받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축구 예능이나 아마추어의 도전기를 보며 그들의 팬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와 동일 선상에서 가끔씩 만나는 <글쓰기 실수 줄이는 법>이나, <글 잘 쓰는 법>을 다루는 아티클을 볼 때면, 과연 그것들에 집착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의문도 든다. 물론 글을 잘 못쓰는 나로선 모든 사람이 글을 잘 쓰는 기적 같은 세상이 도래해서, 나 같은 허접들이 응원받는 동화 같은 바람이 현실이 되길 염원하는 마음이지만.


옳고 그름이 느슨한 영역에서는 굳이 옳은 길만으로 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어쩌면 운이 좋다면 그 옳을 필요 없음을 추구하는 태도 속에서 자기만의 스타일이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꿈같은 퇴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