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브리 Aug 13. 2023

어떻게 남편은 눕기만 해도 잠들까?

불공평한 숙면생활

나는 낮과 밤이 다른 사람이다. 낮에는 단단하고 이성적으로 생활하는 반면, 밤에는 그렇게 생각이 많아지고 감정적일 수가 없다. 심할 때면 내 풀에 지쳐 잠들거나 동틀 때까지 머리를 싸맬 때도 있다. 그렇게 잠들기 위해 오랜 시간을 고군분투하며 지내온 지 수년. 아무리 노력해도 잠 못 드는 밤이 있기에 답답한 마음을 풀어 내려 오늘도 새벽에 글을 쓴다.


이런 나와는 달리 남편은 베개에 머리만 대도 5-10분 안에 잠들 수 있는 사람이다. 난 그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나도 쓸데없는 걱정 말고 눈 딱 감고 잠들고 싶은데. 어쩐지 생각을 머릿속에서 밀어내려 하면 할수록 스트레스만 받는다.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나보다 단순한 남편이라 그런지 잠들기도 훨씬 쉽나 보다.


물론 어찌 보면 세상은 완전히 불공평하지만은 않다. 이렇게 잠 못 드는 나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도 남편이기 때문이다. 남편이 정말 고마울 때가 밤 중에 갑자기 잠자는 사람을 붙잡고 혼자서 하소연을 늘어놓아도 늘 참 따듯하게 답해준다는 것이다. 정작 본인은 다음날 기억하지 못하지만… 잠결에도 나를 위해준다는 걸 느끼기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잠 못 드는 건 여전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을지 늘 고민 중이다.


먼저, 잠들지 못하는 것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잠들어야 한다는 강박을 좀 더 내려놓기로 다짐해 본다. 오늘 잠을 제시간에 자지 못해도, 그것이 나의 자존감을 하락시킬 이유는 없다.


또한, 개인적인 경우에는 계획을 성취해 내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따라서, 잠들기 전, 시간을 따로 내어 계획을 다시 검토해 보며 생각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그러면 비로소 스스로에 대한 안정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고쳐나갈 부분은 나열하자면 끝도 없으니 이렇게 차근차근 소음을 줄여나가며 잠들 준비를 해야겠다.


대학 졸업 후, 내가 그려온 미래가 마음처럼 완벽하게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아직 미완성인 나의 현재가 미래를 기다리게 만들고,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나는 조바심이 난다.


하지만 이 조바심은 그때그때의 코앞의 성취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나의 마음밭을 고쳐먹기 전까지는 좀처럼 풀어지지 않을 것을 안다. 나의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숙제이다.


여유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까지!

내일의 무게를 내려놓고 잠들 수 있을 때까지!




매거진의 이전글 꼬인 실타래를 풀어주는 남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