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
인공지능(AI)이라는 용어는 1956년에 미국 다트머스 대학의 마빈 민스키, 클로드 셰넌, 그리고 존 메카시 등, 인공지능 및 정보 처리 이론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처음 등장했다. 인공지능이란 말 그대로 인간이 지닌 지적 능력의 일부 혹은 전체를 인위적으로 구현한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인공의 지능이라는 개념 자체는 1940년대부터 존재했고 특히 천재적인 수학자였던 앨런 튜링이 제창했던 ‘스스로 생각하는 기계’의 구현 가능성이 그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AI 분야는 데이터의 양적 증가, 첨단 알고리즘, 컴퓨팅 파워와 스토리지, 빠른 통신망 등이 구축되어 있는 오늘날 매우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 중에 하나다.
1950년대에 시작된 초기 인공지능(AI) 연구에서는 주로 인간이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과 이를 기호화하여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방법이 주로 연구되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1960년대에 이르러 미 국방부의 주목을 받아 인간이 지닌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추론 방식을 모방하는 컴퓨터를 만들어내는 연구로 이어졌고, 1970년대에 이르러 미 국방부 산하 방위 고등 연구 기획국(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DARPA)이 이를 바탕으로 도로 지도화 프로젝트 등으로 연결되었다.
DARPA는 또한 오늘날 우리가 스마트폰에 내장된 기능으로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는 시리, 알렉사, 코타나, 클로바, 빅스비, Q보이스와 유사한 기능을 지닌 개인 비서 소프트웨어를 2003년에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영화나 만화, 애니메이션 등에서 인공지능은 인류를 위협하는 인간형 로봇으로 묘사되거나 혹은 악의에 가득 찬 인공 시스템 같은 형태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은 그 정도로 똑똑하지도, 위협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많은 산업 분야에서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반복적 학습과 데이터를 인사이트를 통한 발견으로 자동화한다. 인공지능은 하드웨어에 기반을 둔 로봇 자동화와는 다른 개념으로, 수작업을 자동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반복적인 대량의 전산 작업을 간단하게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유형의 자동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시스템 설정하고 올바른 질문을 전달하는 사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인공지능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많은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공장 설비, 의료기기, 대중교통수단, 통신수단 등을 포함한 기존 제품들에 지능을 더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웨어에 내장된 개벌적인 애플리케이션으로 판매되는 일은 아마도 일어나지 않을 거다.
대신에 Siri가 아이폰이나 매킨토시의 신제품에 새로운 기능으로 추가된 것처럼 이미 사용 중인 제품에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해 제품 개선이 이루어질 거다. 운전자가 액셀 페달을 밟지 않고도 운전이 가능했던 크루즈 컨트롤 기능에 이제는 핸들을 잡지 않아도 차가 알아서 움직여주는 자율주행 기능이 추가된 것처럼 말이다.
인공지능의 개발에는 크게 두 가지의 접근 방식이 존재한다.
첫번째는 ‘상향식(Bottom-Up Method)’라 불리는 방식으로, 이 방식의 경우, 인간의 뇌의 신경망과 화학 작용을 분석하여 뇌의 전자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면 인공지능을 탄생시킬 수 있다고 보는 개념이다.
단, 현재로서는 ‘상향식 인공지능’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개념에 그치고 있으며, 실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영역에 불과하다.
두번째는 ‘하향식(Top-Down Method)’라 불리는 방식인데, 프로그램에 지식과 경험을 쌓게 하여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최종적으로 지성에 도달한다는 개념을 의미하다.
‘하향식’의 장점은 충분한 자료와 데이터만 있으면 단기간 내에 어느 정도 역할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로 개발이 가능하지요. 오늘날 우리가 흔히 인공지능이라고 부르는 AI 시스템은 모두 이 ‘하향식’ 프로그램이다.
헬스케어 분야의 경우, 이 ‘하향식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시도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시도되었다. 그리고 초창기의 의료용 AI는 전문가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인위적으로 컴퓨터에게 부여하여 그 방면의 비전문가라 할지라도 전문가의 지식을 이용, 컴퓨터에 입력된 데이터를 통하여 상호 대화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는 일종의 자문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이라 불리는 이러한 형태의 시스템은 여러 과학 분야에서 시도가 이루어졌지만, 전문가가 갖고 있는 전문지식을 이용하고자 하는 시도로 맨처음 성공한 것은 1965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에드워드 파이겐바움 교수를 중심으로 브루스 부캐넌, 죠슈아 레더버그, 그리고 캐리 제라시 등 3명의 연구원들에 의해 제작된 덴드랄(DENDRAL)이라 불리는 시스템이었다.
DENDRAL은 화학 분자식과 질량 스펙트럼을 입력시키면, 그 물질의 가장 가능성이 높은 화학구조식을 추정하여 출력하는 시스템으로, 생리화학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에드워드 파이겐바움 교수는 지식공학(Knowledge Engineering)이라는 학문의 선구자이며, DENDRAL의 성공을 바탕으로 1971년부터 1976년까지 MYCIN, EMYCIN, TEIRESIAS, KAS, ROSIE 등의 전문가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현재 가장 유명한 AI 의료 시스템은 아마도 IBM이 개발한 ‘왓슨(Watson)’이 아닐까 한다.
‘왓슨’은 IBM이 만든 인공지능 또는 그 인공지능이 탑재된 슈퍼 컴퓨터를 뜻하며, 명칭은 초대 IBM의 경영자였던 토머스 존 왓슨 시니어(Thomas John Watson Sr., 1874년 2월 17일 ~ 1956년 6월 19일)에서 명칭을 따 왔다. ‘왓슨’은 자연 언어 형식으로 된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시스템이며, 인간 수준의 이해력과 정의 분석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이다.
‘왓슨’은 처음부터 의료용 시스템으로 개발이 된 것은 아니다. 다른 글에서도 다루었지만, ‘왓슨’의 데뷔는 2011년으로, 미국의 유명 퀴즈 방송인 ‘Jeopardy’에 출연하여 당시 74번 연속 승리를 거두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던 ‘켄 제닝스’와, 가장 많은 우승 상금을 획득한 ‘브레드 러터’를 상대로 압승을 거두며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인간을 능가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첫 사례였다.
화려한 등장과 더불어 IBM은 Watson을 통하여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게 되었고, 특히 금융, 쇼핑, 법률 분야에 진출하였으며 미국 메사추세츠 주 캐임브리지 켄달스퀘어에 ‘왓슨 헬스 그룹’을 설립, 왓슨을 암 연구 센터 등에서 논문 분석등의 실험에 응용되기 시작하였다.
일반적으로 과학자가 하루에 5개씩 논문을 분석한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7만 개의 논문을 분석하면 약 38년이 걸리는데, ‘왓슨’은 이를 한달 만에 분석하고 항암 유전자에 미치는 단백질 6개를 찾아내는 등의 성과를 보이며 AI 의료 시스템으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를 계기로 미국의 ‘MD 앤더슨 암 센터’ 역시 ‘왓슨’을 도입하기도 하였다.
2016년에는 도쿄대 의과학연구소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받은 60대 환자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 '2차성 백혈병'이라는 또 다른 질환에 가깝다며 기존에 투여하던 항암제를 변경할 것을 제시하는 등, 의료 진단 분야에서의 AI가 머지않아 진단의들을 대체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가천대학교 길병원이 ‘왓슨’의 암 진단 소프트인 ‘Watson for Oncology’를 2016년에 국내 최초로 도입하였고, 2017년에는 부산대학교 병원이 암 환자의 종양세포 및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여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는 ‘Watson for Genomics’를 도입하였으며, 이후 대구 카톨릭 대학교 병원,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건양대병원, 조선대병원, 전남대병원, 그리고 중앙보훈병원 등이 도입하였다.
‘삼성메디슨’은 2014년부터 유방암 환자를 진찰하기 위한 초음파기기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S-Ditect 모듈’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유방 병변의 특성과 악성 여부를 제시하는 제품으로, 1만 개에 달하는 유방 조직 관련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병변 경계 지정, 선택 부위 조직 특성 추출, 악성 여부 판정 단계 등 진단과정 전반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S-Ditect 모듈’은 병상에 누운 환자의 유방을 스캔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하고, 빅데이터 통해 제시하는 후보 데이터 중에 의료진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결과를 채택해 정밀 진단을 수행할 수 있다.
국내 AI 의료기기 스타트업으로 가장 유명한 ‘뷰노(Vuno)’는 자체 개발한 딥러닝 엔진 ‘VunoNet’과 이를 통해 각 질병 부문별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는 플랫폼인 ‘VunoMed’를 개발했다.
‘뷰노’ 또한 딥러닝 기반의 AI 시스템으로, 골 연령 및 폐질환 판독 프로그램인 ‘본에이지’를 개발했는데, 이 소프트웨어는 각 의료기관의 PACS(Picture Archive and Communication System) 상에 구축되어 있는 엑스레이, CT, MRI 등의 영상 데이터를 활용하여 환자와 비슷한 연령대의 다른 환자들의 영상 자료를 의사에게 제공, 의사는 이를 참조하여 성조숙증이나 성장판의 현황, 천식이나 폐렴 등의 폐질환 등을 진단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외로 공신력이 높은 시장조사기관, CB Insights에서 2016년에 100대 AI 기업 중에 하나로소개한 ‘루닛’은 2016년에 개최된 세계 종양 영상 인식 대회(Tumor Proliferation Assessment Challenge 2016)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을 제치고 모든 미션에서 1위를 차지한 국내 업체다.
‘루닛’은 딥러닝 기반의 AI와 흉부 X-ray 영상 인식 기술을 접목한 의료영상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현재 확증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며, 특히 유방암의 경우 81%, 결핵의 경우에는 90% 이상의 높은 영상 판독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현재는 웹사이트를 통하여 일반 환자들이나 환자 가족들이 무료로 이용 가능한 실시간 의료 영상 분석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역시 국내 업체인 ‘JLK Inspection’사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뇌경색 환자들의 MRI 데이터를 3D화 하여 분석하는 ‘JBS01K’라는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JBS01K’는 뇌경색, 뇌출혈, 뇌졸중 등을 진단하는 시스템으로, 그 유형을 분류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진단에 있어 정량적 판단 기준을 제시해 뇌질환 환자의 맞춤형 진단과 적절한 치료 전략 수립을 보조하는 프로그램이다.
뇌 분야는 직접 육안으로 관찰이 어렵기 때문에 영상 판독에 대한 의존성과 중요성이 매우 큰 분야인데, 2차원적인 이미지로 구현되는 기존의 MRI 영상 데이터를 3차원화 하여 육안으로 놓치기 쉬운 부분을 판독할 수 있다. 현재는 분당서울대병원과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임상실험이 진행 중이다.
2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