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찬우 Jan 17. 2020

1. 원피스: ワンピース/One Piece (연재 중)

작가 曰 아직 80% 밖에 완성된게 아니란다. 

A. 기본 개요 - ‘일본 최고 인기의 소년 만화’ 


1997년부터 현재까지 20년이 넘게 연재되고 있는 일본 최고의 소년만화작품이자, 작가인 ‘오다 에이이치로(尾田栄一郎)’의 첫 장편 만화 작품. 현재까지 총 88권의 단행본이 발매되었으며, 발행 부수는 4억 부 이상 발행되었을 정도로 가히 일본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만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B. 줄거리 - ‘대비보, 원피스를 찾아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비슷하지만 어딘가 다른 별. 지구처럼 큰 대륙이 존재하지 않고 무수히 많은 크고 작은 섬들로 구성된 이 별에는 세계를 아우르는 세계 정부와 해군, 그리고 그들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해적들이 존재한다. 


마치 고무처럼 몸이 늘어나는 능력을 지닌 17살 소년, ‘몽키.D.루피’는 어린 시절에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던 위대한 해적, ‘샹크스’로부터 소중한 밀짚모자를 받게 되고 해적이 되기로 결심을 하게 된다. 


이후 이스트블루에서 해적 사냥꾼인 ‘롤로노아 조로’, 한때는 해적들을 상대로 도둑질을 하던 ‘나미’, 자칭 ‘캡틴’이라 칭하는 저격의 달인 ‘우솝’, 요리사이자 호색한으로 ‘검은 다리’라는 이명을 가진 ‘상디’, 순록을 닮은 인수(人獸)이자 의학의 지식을 갖춘 ‘토니토니 초파’, 고고학자인 ‘니코 로빈’, 루피 일당들의 두 번째 해적선인 ‘싸우전드 써니 호’를 설계하고 제작한 사이보그 ‘프랑키(커티 프랑)’, 음악가 브룩, 그리고 ‘바다의 협객’이란 이명을 지닌 조타수 ‘짐베’를 만나 ‘밀짚모자 일당’이라는 해적단을 구축, 전설의 해적왕 ‘골.D.로져’가 남긴 대비보, ‘원피스’를 찾기 위하여 위대한 항로로 진입, 수 많은 적들과 만나 싸워나가면서 모험을 펼치게 되는데… 


C. 
중점설명 - ‘해적의 역사와 낭만주의’ 


해적의 역사는 상당히 길다. 문헌 상으로 남아있는 기록은 기원전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고대 에게 문명 국가들에게 집요하게 범죄 행위를 펼쳐 결국 이들을 멸망에 이르게 했다는 이집트의 기록이 현존 최고(最古)기록이다. 


해적이라는 건 여러분들도 익히 아시다시피 바다 위에서 선박을 이용하여 다른 선박에 대해 공격을 가하거나, 혹은 물품을 강탈하는 이들을 의미한다. 당연히 범죄행위에 해당하며, 오늘날에는 국제법 상으로 ‘공해 상에서 국가 혹은 정치 단체의 명령 또는 위임이 의하지 않고 사적인 목적으로 타 선박의 안전을 위협하는 폭력행위를 행하는 자, 또는 단체’를 의미하며, 특히 국제연합에서는 해적행위 및 해적들을 ‘인류의 공통된 적(Hostis Humani Generis)’으로 간주하여 피해를 본 선박의 ‘해당 국가에서 군을 동원하여 해적을 나포하고 재산을 압수하며 자국의 국내법으로 처벌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과 다르게 창작물에서 해적에 대한 이미지는 상당히 미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18세기와 19세기에 유럽에서 태동한 낭만주의 문학이 오늘날의 ‘미화’된 해적의 이미지를 굳히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낭만주의는 작가나 화가, 음악가들만의 개성이나 기법에 의존하지 않고 획일화된 체계만을 중시하는 신고전주의 및, 계몽주의와 과학의 발전에 반발하여 창작자들이 자신의 숨겨진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를 한없이 추구하는 경향이 강했다. 


또한 낭만주의는 ‘이성’을 강조한 계몽주의나 신고전주의와 달리 ‘개인’의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상상력을 추구했다. ‘


낭만주의 시대의 문학작품들에 등장하는 해적들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이들로 묘사되었고, 음모와 부패를 일삼는 권력층을 통쾌하게 응징하거나, 혹은 숨겨진 비밀을 찾아나서는 모험가들로 묘사되곤 했다. 낭만주의 시대의 영국을 대표한 소설가, 루이스 스티븐스(Robert Louis Stevenson, 1850.11.13 - 1894.12.3)의 대표작 중 하나인 ‘보물섬’ 또한 해적들을 자유로운 상상 속에서 모험을 펼쳐 나가는 이들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낭만주의 시대의 해적 이야기들은 대개의 낭만주의 문학이 다 그러하듯, 주인공이나 주요 등장인물들에게는 숨겨진 혈통으로 인한 강인함이라던가, 혹은 남다른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거나, 아니면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식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들은 20세기를 넘어 현재도 해적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에 그대로 차용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원피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원피스’는 19세기의 낭만주의에서 비롯된 해적의 이미지(숨겨진 보물, 해골 마크를 단 해적선 등)를 그대로 답습하면서도, 해적을 결코 미화하고 있지 않고, 주인공들과 주요 등장인물들이 무조건 선하다는 기존의 낭만주의 해적관에서 벗어나 절대적인 선도, 절대적인 악도 존재하지 않는다. 


해적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모나 혈통이 캐릭터가 가진 강인함이나 능력을 대변하지 않는다. 상당히 강해 보이지만 사실은 약골인 캐릭터도 등장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며, 이것이 몇몇 조연급 등장인물들에 국한되는 특징이 아닌, 주요 인물들에게도 적용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당장에 주인공 ‘몽키.D.루피’의 능력 또한 만능이 아니며, 그가 이끄는 ‘밀짚모자 일당’에서 가장 강력한 능력을 지닌 것도 아니다. 


이런 특징 덕분이랄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만화잡지에 연재되고 있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원피스’의 팬들은 연령대가 상당히 다양한 편이며, 특히 3~40대의 독자들이 많은 편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아마도 ‘원피스’에 등장하는 각양각색의 인물들이 바로 우리를 대변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원피스’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등장하는 만화이고, ‘원피스’에 등장하는 세계는 기존의 해적물과 달리 선과 악 만이 대처하고 있는 단순한 세계관을 지니지 않고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세계와 마찬가지로 복잡하고 여러 가치관이 난무하고 대립하는 세계이며, 그 안에서 다들 각자만의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모습을 ‘해적들의 모험’이라는 형태로 전달하고 있는 게 아닐까. 


D. 
그리고 몇 가지 재미있는 사실 - ‘4억 부 이상 발행된 세계 최고의 만화, 하지만 서양에서는…’ 


a. 2014년에 세상에서 가장 많이 발행된 단일 작가의 단일 만화 시리즈에 등재되었다. 당시 기록은 약 3억2천8십6만6천 부.  ‘원피스’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 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리고 2017년을 기하여 발행 부스가 4억 부를 초과하게 되었다. 


b.  해적들의 모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기존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해적질’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c. 일본의 소년만화, 특히 초능력이나 이능(異能)을 가진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는 만화들의 특징은 다소 잔인한 전투 묘사 등이 많고 작중에서 사망하는 등장인물들도 많은 편인데 비해, ‘원피스’는 다치는 사람은 있어도 전투 중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것은 주인공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주/조역들에게도 해당되는 설정인데, 작가인 ‘오다 에이이치로(尾田栄一郎)’가 어려서부터 ‘살생을 금하라’는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라고 한다.(그런데 잔인하게 패는 경우는 많다. 뭐지)


d. 국내 정식 발매 판의 경우, 번역 과정에서 몇몇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변경되었는데, 대표적으로 ‘검은 다리 상디’가 있다. 원작에서는 ‘상디’가 아니라 ‘산지’인데, 요리사라는 직업과 간식을 즐겨먹는다는 캐릭터의 특성을 살려 일본에서 흔히 간식 먹는 시간이라고 하는 오후 3시(일본어로 3시를 뜻하는 ‘三時’의 발음은 산지이다)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이름이 시간을 뜻하다 보니 ‘상디’의 형제들 또한 니지(두시/二時), 욘지(네시/四時)드,등으로 설정되었는데, 국내 정발판의 경우 이 인물이 다른 등장인물들과 달리 금발머리를 지닌 캐릭터이기 때문에 일부러 “좀 더 외국인 같은 느낌을 부여하기 위해 의역”했다고 한다. 보통 인기 있는 캐릭터의 이름을 임의로 각색하면 팬들의 공분을 사거나 작가로부터 지적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상디’의 경우 일본 현지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드려지고 있고 작가인 ‘오다 에이이치로(尾田栄一郎)’ 또한 흔쾌히 승락했다고 한다. 


e. 22년 간 연재를 하면서 총 4억 부 이상 발행된,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화작품이지만 의외로 서양권에서의 인기는 높지 않은 편이다. 이유는 ‘해적만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해적스럽지 않고, 해적선의 디테일이 너무 엉망’이라서 그렇단다. 일단, 해적을 모티브로 삼았고 다소 영웅적인 묘사를 더했다 하더라도 기본 서양의 해적물은 '자조적인 성격'이 강하거나 '실패한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오마쥬'에 가깝다. 정서적으로 '원피스'가 서양 덕후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이유가 그러하다. 

E. 임프레션

연재가 너무 늘어지다보니 비슷한 에피소드나 내용이 겹치는 듯한 각색이 많아지고 있는게 문제다. 사실 이건 '원피스'만의 문제만은 아니라 일전에 다른 글에서 언급한 제작위원회 시스템이 낳은 병폐 중에 하나지만. 혹자는 가벼운 내용의 만화가 이리도 장기간에 걸쳐 연재가 되고 내용이 점점 작품 본연의 설정이나 스토리라인에서 벗어나도 독자들이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것을 자민당의 독재에 빗대는 경우도 있는데, 나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극장판 애니메이션만 자그마치 86편이 나왔다. 이쯤되면 사실 연재를 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그저 프렌차이즈를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비난받아고 문제 없지 싶을 정도. 

2018년 연말 즈음에 작가, ‘오다 에이이치로(尾田栄一郎)’가 '이제 80% 정도까지 왔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22년간 연재를 해서 80%라는 이야기는 작가가 의도한 대로라면 앞으로 5년은 더 연재가 이루어질 거라는 이야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연호가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바뀌기 전에 연재가 끝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만화를 읽는데 필요한 덕력지수: 14

접근성: 1

난이도: 3

특색: 3

재미 포인트: 3 

감동 포인트: 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