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과 인간』

서문 : 왜 나는 묻는가

『질문과 인간』

서문 : 왜 나는 묻는가


나는 오래 물어 왔다.

처음에는 단순한 의문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질문은 나를 붙들기 시작했다.


무엇이 옳은가.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이 시대에 인간은 무엇으로 남아야 하는가.


이 물음들은 책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삶에서 시작되었다.


존재를 생각하다가 질문에 닿았고,

죽음을 떠올리다가 질문이 깊어졌으며,

고독 속에서 질문은 선명해졌다.

공동체와 부딪힐 때 질문은 무거워졌고,

기술의 시대에 질문은 더욱 또렷해졌다.


나는 답을 세우기 위해 이 글을 쓰지 않았다.

나는 묻는 태도를 잃지 않기 위해 썼다.


질문은 기능이 아니다.

질문은 태도이다.

질문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는 고백이다.


묻는다는 것은

내가 완결된 존재가 아님을 인정하는 일이다.

묻는다는 것은

내가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글은 체계를 세우려는 시도가 아니다.

하나의 사유를 고정하려는 선언도 아니다.

이 글은 걸어온 길을 기록하는 일이다.


나는 인간을 묻고 싶었다.

존재를 묻고 싶었고,

죽음을 통과한 질문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고 싶었다.

고독 속의 질문이 공동체에서 어떻게 흔들리는지 보고 싶었다.

기술과 인공지능AI 시대에 질문이 어떤 자리를 지키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이 연작은 하나의 결론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하나의 태도를 남긴다.


묻는 한, 인간은 멈추지 않는다.

묻는 한, 인간은 얕아지지 않는다.

묻는 한, 인간은 인간이다.


나는 다시 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을 기록한다.


이 글은 답을 남기기 위한 책이 아니다.

질문을 잃지 않기 위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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