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사진이 카페에 남아 있는게 신기하다.
다 지워버린 줄알았는데.
육아휴직 들어가기 전까지 아이들과 개인적으로 한게 많았다.
물론 그때는 내가 즐거워서 한거였다.
교사로서의 업무와 별개로, 아이들과의 관계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이 나를 움직였던 것 같다.
학교 안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관리하는 건 버거웠는데, 또 나와서 이렇게 자유롭게 함께 하는건 너무나 즐거웠다.
아이러니;;;;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오면 우리집. 우리집은 도봉산 바로 근처였다.
그래서 매해 아이들을 데리고 도봉산에 놀러갔다. 장감님 허락따위 맡지 않고;
지금 생각하면 역시나 미쳤구나 싶지만 ㅎ
그 추억이 남아있다.
20명을 넘게 데리고 갔다. 자기 동생을 데려온 아이도 있었다.ㅋㅋ
우리 집까지 데려왔다. 20명이 우르르르...
이날은 라면을 끓여 먹이고 데려다 주었다.
다른 언젠가는 5-6명이 우리집에서 자고 가기도 했다.
거실에서 다같이 무서운 이야기 하다가 잤던 기억이 어렴풋 난다.
그러고 보면 우리 엄마 아부지는 참 마음 넓으신 분들이다. 딸래미가 자기반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게 귀찮지 않으셨을까. 그것도 저렇게나 많이.
그저 학교에 적응 잘해보라고 뒤에서 지지해주신건가 싶다.
만약 나라면 ?..음..글쎄올시다.
"이 집안에 발을 들이지 말거라!" 하진 않았겠지만,
엄마 아빠처럼 맘편히 받아주지도 않았겠지.
지금 돌이켜 보면, 저런 추억들이 참 소중하다.
지금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아주아주 작은 그리움도 함께.
별것 아닌 듯 했던 작은 추억들이 모여 내가 어떤 사람이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려주는 것 같다.
'도봉산'은 제자들의 추억에서 귀여운 내 아들과의 추억으로 계속 이어진다.
도봉산이 키워줬다고 해도 무방한 우리 아들 이야기도 조만간 풀어봐야겠다!
아이 러브 도봉산♡♡♡
글이 산으로 간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