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 조바르 Apr 27. 2022

"위기의 중년, 섹스리스에 대한 남자들의 수다"

위기의 중년, 섹스리스에 대한 남자들의 수다가 시작된다.

위기의 중년섹스리스에 대한 남자들의 수다     


''2022년 4월 19일 오전 3시 10분. 서울의 한 대학가 근처에서 20대 남성 A 씨가 일행 여성에게 친한 척을 한다는 이유로 B 씨를 폭행.'     

'같은 날 오전 3시 34분. 마포구 서교동 한 술집에서 30대 세 명이 술병을 깨고 고성을 지르는 등 일행끼리 싸움으로 경찰 출동.'     

'같은 날 오전 4시 30분. 서울의 한 대학가 인근 호프집에서 20대 후반 남성 D 씨가 식당 여성 종업원을 추행했다며 직원과 폭행 시비.'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이후 각종 사건 사고가 증가하면서 20~30대가 아우성이다. 그 가운데 술 취한 50대 남자의 성추행 사건이 슬쩍 끼어있다. ‘이런, 이건 뭐야?’ 기사를 자세히 읽어 봤다. 성추행 대상이 여성 장애인이었다. 오랜만에 동료들과 함께하는 술자리에서 그 사건이 올려졌다.      


A : “엊그제 사건 사고 보니까 50대 남자가 장애인 여학생을 길거리에서 추행했다는 기사가 있더라고. 술 취해서 그랬다는데 도저히 이해가 안 돼?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B : “술 취해서 그랬다는 건 다 거짓말이야. 그냥 인성이 쓰레기인 거지. 아무리 술에 취했어도 그건 아니라고 봐.”

C : “50대의 성추행 사건이 이번만 있었던 건 아니야. 고위직 검사가 여학생을 따라가다가 공공장소에서 음란행위를 한 모습이 CCTV에 찍힌 사건도 있었지. 이걸 개인의 문제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의 프레임으로 보면 우리가 모두 잠재적 범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A : “야, 그건 너무 나갔다. 잠재적 범죄자그룹에서 나는 빼줘라.”

B : “아니야, C가 그렇게 말할 때는 뭐가 있으니까 그런 거 같은데 궁금하다. 왜 사회적 문제의 프레임으로 봐야 하는지, 왜 우리가 모두 잠재적 범죄자가 되는지 이야기 해줘 봐. 내가 공감하지 못하면 오늘 술값은 C 네가 다 내는 거다.”


B는 늘 이런식이었다. 술자리에서 논란거리가 있으면 꼭 내기를 걸었다. 그것도 술값내기로. C는 잡다한 남이야기나 직장상사 흉보기같은 대화보다 훨씬 건설적이라 생각했다. 50대 중년 남자들의 본격적인 수다가 시작되었다.


C : “50대 남성이 부부관계를 통해 성적 에너지를 얼마나 발산하고 있다고 생각해? 쉽게 말해서 한 달에 몇 번 하는지 세 봤어? 개인차가 있겠지만 한 달에 몇 번 하는 게 정상적이라고 생각해?”


C는 사회적 프레임을 가정에서 성생활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A : “난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는 거 같아. 그것도 그냥 의무방어전 수준으로 말이야. 다들 그 정도 하고 있지 않을까?”

B : “한 달에 한 번? 그건 솔직히 네가 바라는 횟수도 아니잖아? 너 더 하고 싶잖아?”


A는 B의 송곳같은 지적에 뜨끔했다. 솔직히 불만이 많았기에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주는 느낌이었다.


A : “그래, 맞다. 나 더하고 싶은데…. 그게 말도 못 하고…, 그냥 눈치만 본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 불만이 많은 거 같아.”

B : “그래. 그냥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한 달에 한 번 정도도 감지덕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거야. 그런데 난 2주에 한 번, 그러니까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해야 정상이라고 생각해. 물론 왜 그래야 하느냐고 물으면 그냥 그 정도면 성적 에너지 발산에 문제가 없다고 보는 거지. 생활에 활력도 되고 말이야.”


B는 정확한 데이터에 입각한 발언보다 그냥 자기 생각에 그정도 선이라고 말했다.


C :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를 거야. 배우자의 성향, 그리고 가정환경에 따라 한 달에 한 번은커녕 섹스라는 단어 자체를 네이버 검색으로 찾아봐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C의 말에 A가 공감한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A : “하하하, 그건 좀 심했다. 그런데 진짜 그런 사람이 있더라고. 내가 아는 선배는 50대부터 1년에 한두 번 연례행사로 하다가 50대 중반부터는 아예 안 한다고 하더라고.”

C : “그렇지. 그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을 거야. 다 큰아이들이 집에 있는데, 또는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데 부부관계를 한다는 게 눈치가 많이 보일 수 있지.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섹스리스 부부가 되는 거야. 그런데 인간은 성적 에너지가 그냥 없어지는 게 아니잖아. 억제하고 누르고 있을 뿐인데 술이라는 녀석이 그 본능을 깨우는 거지. 그럼 사회적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고 봐. 그래서 성 에너지를 억압하고 사는 남자는 잠재적 범죄자그룹에 들어갈 수 있는 거고.”


A는 술값내기에서 질것같은 예감이 들었는지 C의 말이 끝나자 마자 바로 질문을 던졌다.


A : “오케이. C 네 말에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그런데 사회적 문제의 프레임으로 봤으면 해결책도 있겠네?”

C : “해결책? 거창하게 해결책까지는 아니고…. 부부관계라는 게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잖아? 배우자의 생각도 들어봐야 해. 남편이 횟수가 불만이라면 아내는 질의 불만을 이야기할 수 있어. 이런 거지. ‘네가 똑바로 하면 내가 안 해주겠냐? 한 번이라도 제대로 날 흥분시켜 봤니? 이제 그냥 포기하고 산다. 인간아~. 너나 잘. 하. 세. 요~.’ 아내가 말은 안 해도 이런 이유가 상당히 많을 거라고 생각해.”


C의 말에 B가 찔린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소주한잔을 들이키며 말했다.

 

B : “결국 남자의 문제로 돌아오는 거네. 그렇지. 맞아. 한 번 할 때 홍콩 보내주면 계속 원하겠지. 그럼 또 코피 터지는 거고. 나이 들어서 그게 무슨 짓이냐? 에이, 난 그냥 포기하고 살란다.”

C : “그런 말도 사실은 무책임한 말이야. 만약 아내랑 진지하게 이야기해 보지도 않고 지레 겁먹고 포기하면 아내는 무슨 죄냐? 50대가 수녀원 들어가는 나이도 아닌데. 성 에너지는 남자 여자 구분 없이 다 똑같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게 중요해.”


맞는 말이다. 50대 남자들이 자기 욕구해소만 생각할때 아내의 성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는가? A가 사뭇 진지한 태도로 C에게 물었다.


A : “그럼 아내랑 진지하게 섹스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지?”

C : “맞아. 섹스리스 문제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섹스리스가 되는 이유가 있데. ‘매번 같은 자세와 같은 방법으로 하는 것, 속전속결로 끝내는 것, 같은 장소에서 하는 것’ 뭐 이런 게 색다른 기대감이나 감흥이 없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거지. 결국, 하고 싶지 않게 되는 거지”


A는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휴우 한숨을 쉬더니 C에게 소주를 따라주며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


A : “그러니까 바람이 나는 원인과도 연결되겠네? 다른 사람과, 다른 장소에서, 다른 방법으로 하게되면 헤어나오지를 못하게 되는구나?”

C : “그럴 수도 있지. 바람도 못 피우는 사람은 결국 성추행이나 사회적 문제의 영역으로 들어간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근데 바람피우라고 분위기를 조장하는 거는 절대 아니다. 이를테면 그런 현상과 연결될 가능성의 문제를 말하는 거니까.”


C의 말을 듣고 있던 B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냥 포기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바람을 필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문제가 달라보였던 것이다.


B : “그럼 아내와 다른 장소에서 다른 방법으로 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C : “난 가능하다고 생각해. 그렇게 하는 게 맞기도 하고. 아내와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거지. 그리고 방법을 찾아야 해. 과학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괜찮고.”     


대화를 주고받는 내내 각자 자신의 상황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었다. 나는 동료들이 무슨 걱정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것 같았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이런 말을 하면 아내가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변태라고 욕하지는 않을까? 에이 지금껏 큰 문제 없이 살고 있는데 뭐하러 이런 이야기를 해. 그냥 살지 뭐. 아니지. 아내는 무슨 죄가 있어서 수녀처럼 살아야 해? 그래도 이야기해보자. 그게 부부간에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게 아닐까?’      


여자들은 부부관계 문제를 여자들끼리 이야기한다.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이야기한다. 정작 풀어야 할 당사자 둘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러니 해결될 수가 없지 않은가! 이번 주 불금에는 둘만의 시간을 가져보자. 서로 진지하게 섹스리스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50의 사랑이 죄가 아니잖아~. 50대여 당당하게 다시 깨어나자. 그리고 사랑하자. 인생의 큰 고비를 힘들게 넘겨온 만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챙겨보자. 50대를 황혼기가 아니라 황금기로 만드는 방법은 진실한 대화에서 시작됨을 잊지 말자."


50대 중년의 사랑, 파이팅!


#섹스리스로 그냥 살겠다던 B가 용기를 내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B: 여보, 난데. 장어구이 진짜 잘하는 집 알아놨거든. 이번주말에 가자.

 B아내: 인간아, 맨날 머리속으로 생각한다는 게 그런거만 생각하지? 언제 철들래?

 B: 아, X발 이게 아닌데.

 C: 넌 대화법부터 다시 공부해야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은 사랑입니다. 좋은 생각을 함께 나누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작가의 이전글 50의 사랑(6) "완벽한 사랑을 꿈꾸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