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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합격하고 싶어요.

04 국내 MBA 지원 및 입학

by 샐러던트 유작가

국내 MBA 주말과정에 지원하기로 결심한 뒤, 아래의 순서로 준비했다. 예비 지원자들을 위해 이 과정에서 느낀 점과 각 절차별 팁을 모아봤다.


1. 지원 시기

지원 및 입학 일정을 확인했다. 대개 1년에 2회 학생을 모집한다. 봄학기 입학자는 이전 연도 10~11월, 가을학기 입학자는 그 해 4~5월에 원서를 받는다.


2. 지원서 작성 및 필요 서류

지원 시 필요한 서류를 검토했다. 합격 여부에 핵심적인 기준이 될 서류는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학부성적표, 그리고 재직증명서이다.

흔히 국내 MBA는 학부 졸업한 학교의 네임밸류와 현재 다니는 직장 2가지로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된다고들 얘기한다. 유명 학교 출신이고 선망받는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합격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입학 후 친해진 동기들을 보면 학벌에 약점이 있거나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직장에 다녀도 합격한 경우가 정말 많았다. 확실한 건 자신만의 특장점이 모두 있는 사람들이었다. 오히려 학부 학벌이 좋지만 면접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종종 듣게 된다.

지원 서류에서도 알 수 있다. 학부성적표에 적힌 학교 이름과 재직증명서에 적힌 직장 이름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MBA라면 자기소개서가 가장 중요하다. 자신의 특장점을 양식의 구애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녹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꼭 글로만 작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PPT 등으로 작성하여 시각효과를 더하고 합격에 대한 절실함도 드러내 볼 수 있다. 자기소개서에는 크게 다음의 두 가지 항목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


첫째, 나는 왜 이 학교 MBA를 선택했는가?

나는 MBA를 통해 회계를 공부하고 싶은데 이 학교의 해당 분야 교수진의 명성과 실력을 신뢰해서 이곳에 지원했다고 했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은데 토요일 전용 프로그램이 있어서 수업 끝나고 뒤풀이에도 마음 편히 참석할 수 있어서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둘째, 이 학교 MBA는 왜 나를 선택해야 하는가?

공대 출신인 점을 어필했다. 우선 학업적인 면에서 숫자에 강하고 수학을 잘하기 때문이 회계나 재무 과목에 자신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학부 시절 축구동아리 회장을 맡았을 만큼 사람들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적었다.


다음으로 학업계획서에는 경영학의 세부분야(재무, 회계, 조직관리, 마케팅 등) 중 관심 분야에 대해 언급했다. 2년간 어떤 수업을 수강할 것인지 학교 홈페이지의 과목들을 조합하여 나만의 커리큘럼을 작성했다. MBA는 논문 중심의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논문보다는 수업과 커리큘럼을 언급하며 나의 니즈는 무엇이고 어떤 과목들을 수강하여 어떤 통찰을 갖고 싶은지 담백하게 적어내면 된다. 필자는 재무와 회계 분야를 중심으로 나만의 커리큘럼을 짜서 졸업 후 회계 지식을 활용해 내 직무의 KPI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하고 타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도 더 깊이 있고 원활하게 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제출했다.


재직증명서나 학부성적표는 지원 시점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출력하여 일정 내에 제출하면 된다.


3. 서류 합격자 발표 및 면접

상반기 입학자는 전년 12월, 하반기 입학자는 당년 6월에 서류 합격자가 발표된다. 사실 국내 MBA의 경우 서류 따로 면접 따로 평가한다기보다는 서류와 면접을 한꺼번에 평가하는 느낌이다. 웬만하면 면접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보면 된다. 즉, 서류 합격했다고 너무 기뻐하고 설레발치지 말자.
서류합격 후 대략 1~2주 뒤에 면접이 진행된다.

면접도 토요일에 진행되었다. 직장인들을 많이 배려해주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면접관인 교수님 두 분과 지원자 넷. 이렇게 2:4로 진행됐다. 30분 정도 진행됐으니 한 사람당 발언 기회는 5분 혹은 좀 더 길어지는 정도?로 예상하면 된다. 주요 질문은 왜 지원했으며, 여기에서 어떻게 잘할 수 있는지, 지원자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학부 때 성적이 좋은데(나쁜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이다.

기본적으로 압박 면접은 아니기 때문에 위 내용을 잘 정리해서 준비하고 나의 특장점을 어필할 수 있도록 하자.

4. 최종 합격자 발표 및 OT(오리엔테이션)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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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후 약 2주 뒤에 최종합격자가 발표되며, 등록금 납부와 오리엔테이션(상반기 입학 기준 2월, 하반기 기준 8월) 일정이 안내된다.
합격을 했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하더도 오리엔테이션은 꼭 참석할 것을 강력 추천한다(합격한 지인들은 무조건 보냈다). 이때 친해진 동기들과 2년 동안 동고동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국내 MBA 프로그램에서 오리엔테이션은 보통 1박2일로 유명 호텔에서 진행된다. 교수님 소개, 학사일정 소개, 레크레이션 등 여러 세션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래 두 가지이다.


첫째, 동기들과 친해지기

정신 없이 오리엔테이션 일정을 소화하고 나면 총학생회에서 지원 나온 1기수 선배들이 조별로 술과 음식을 나눠준다. 아무리 생각해도 국내 MBA 과정은 동기들, 선후배 간에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게 판을 정말 잘 깔아준다. 판은 잘 깔렸고, 우리는 이제 제공된 술과 음식을 동기들과 나눠 먹으며 친해지기만 하면 된다. 이날 명함은 꼭 한통 모두 채워서 100장을 가져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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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기수 집행부 정하기

'집행부'는 기수를 대표하는 조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집행부는 대표와 부대표 그리고 여러 부서의 부장과 차장으로 이루어진다. 문화부, 학술부, 총무부 등 여러 부서가 있는데 오리엔테이션 때 대표와 부대표가 투표로 선출이 된다. 그리고 집행부 대표와 부대표가 각 부서의 부장을 임명한다. 부장들은 입학하기 전까지 공모 또는 개인적으로 연락하여 자기부서의 차장들 3~4명을 영입하게 된다.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나는 공부하러 왔지, 집행부 활동하러 온 것이 아닌데?'

당연한 의문이다. 안 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어차피 학기 별로 새로운 집행부가 정해지기 때문에 안 내키면 굳이 처음에 하지 않아도 된다. 학기를 다니면서 기수에 대한 애정이 생기면 저절로 하게 된다. 필자도 1학기는 건너 뛰었고, 2학기 때 집행부의 학술부 차장으로 활동했다.

집행부에 참여하면 동기들을 위해 남들보다 조금 더 고생하면서 집행부 내외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늘어나는 건 사실이다. MBA 지원 시 가장 큰 목적 중의 하나가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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