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가 퇴직하고 8년간 사업하며 배운 것들.
나의 30대는 야심차게 시작되었다.
2015년 3월 2일, 30살의 봄.
모든 초등학교가 입학식에 분주할 그 때, 나는 동료와 함께 경복궁 앞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설렜고,
"나라면 다 할 수 있어." 자신만만했다.
처음에는 나의 사업 아이템을 파일에 담아 피부샵과 피부과를 찾아다니며 스킨케어 패키지를 홍보했다. 몇군데 안 갔는데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파트너 십을 맺었고, 순조로운 출발은 동료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었다.
그러나 사업에는 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항상 '잘한다'는 소리만 듣고 자랐던 모범생은, 그 말을 계속 듣고 싶어 무리수를 뒀다.
급한 마음에 누구에게나 손을 내밀고, 달콤한 말에 쉽게 넘어가 돈을 쉽게 썼다. 퇴직금은 금세 바닥났다.
남의 눈을 너무 의식했던 것.
잘하는 척에 집착했던 것.
그 바람에 절박해지고, 지쳐갔던 것.
나는 그때 몰랐다. 사업은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라는 것을.
처음부터 스스로를 믿고, 나만의 기준을 정해서 흔들림 없이 가야 했다. 곁에는 반드시 나와 합이 맞는 사람을 두어야 했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했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해야했지만 그 땐 그 어떤 조언도 들리지 않았다.
시간과 돈은 사업가에게 천금 같은 것들이다.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정해진 시간표와 역할이 있었지만, 사업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루를 어떻게 채울지는 오로지 나의 몫이었다.
하지만 나는 시간을 쓰는 법도, 돈을 굴리는 법도 배우지 못한 채 뛰어들었다. 시간은 흘렀고, 돈은 사라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성장'은 실패와 함께 온다는 것을.
새벽같이 일어나 운동을 하고, 독서 모임에 가고, 전략을 짜고, 홍보를 위해 분주히 뛰었다. 예쁜 공간이 보이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고, 주말도 없이 움직였다. 그러나 매달 냉혹하게 체크되는 매출 지표는 나를 옥죄어 왔다.
누가 사업가를 자유롭다고 했을까?
주말도, 휴식도 없었다.
가족과 있어도 상담 전화를 받아야 했고, 팀원들의 하소연을 들어야 했다.
퇴직금이 다하고, 기본급 없는 월급은 커피 한 잔, 밥 한 끼에도 주저함을 남겼다. 매 순간이 불안했다.
그리고 문득 거울 속 내 모습을 마주했다.
돈을 쫓던 나, 그 욕망은 나의 결핍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인정받고 싶은 허세였을까?
거울 속 나를 들여다보며 알았다.
성장은 실패와 불안 속에서 찾아오고, 진짜 힘은 남이 아닌 나를 이해할 때 생긴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