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을 본 적 없는 아이들

푼돈, 경제개념의 시작

by EchoBridge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문제 하나를 제시한다.

" 동전 10개로 390원을 만드세요. "

이 정도는 덧셈 뺄셈만 할 줄 알면 약간의 사고 과정을 거쳐서 풀어낼 수 있다.


그런데 이 몇 글자 안 되는 문제를 한참 고민만 하는 아이들이 있다.

도대체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들여다보니

전혀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나타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용되고 있는 동전의 종류를 모른다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 돈을 다루는 실생활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돈이라고 만져볼 일이 없고,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를 사도 카드로 계산하니 현금 중에서도 동전은 구경해 볼 일이 없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현재 상용되고 있는 동전 종류를 살펴보기로 했다.

100원과 500원의 존재는 확실히 알고 있지만 1원, 5원을 말하는 경우가 꽤 있다.

이미 동전의 종류를 제대로 알고 있는 아이가 10,50,100,500원이라고 말하자

일부 아이들은 50원짜리가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란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시대가 달라져서 현금 아닌 카드로 돈이 오가고 현금을 취급하지 않는 매장들이 많아지고는 있지만,

돈의 기본 단위에 대한 인지는 자기 용돈관리, 나아가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삶의 규모를 설정하고 자기 생활을 관리 운용하는 기본인식의 시작이 된다.


물론 언젠가는 동전의 종류를 다 알게 되겠지만,

가끔 어른들이 용돈으로 주시는 만원, 오만 원 정도 돼야 돈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인식 한다면

그 어른들이 만보기앱으로 푼돈을 모으는 앱테크에 열심인 현실의 삶을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동전은 푼돈이다.

이 작은 돈의 개념이 규모 있는 경제개념의 시작일 수 있다.

거창한 경제교육을 논하는 게 아니다.

이 세상이 돌아가는 기본에 대한 노출과 경험을 말하는 것이다.

묵직해진 돼지저금통의 배를 가르며 흐뭇하던, 푼돈이 목돈이 되는 경험은 사라졌지만 말이다.


요즘 아이들이 동전의 종류는 잘 몰라도 자기 집이 몇 평인지, 엄마차가 벤*고, 아빠차가 BM*고, 할아버지 땅이 몇 평 있는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떠벌린다.

이런 거야 말로 나중에 알아도 된다.

먼저 알아야 하는 기본들을 좀 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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