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빼앗긴 아이들

by EchoBridge

경험은 모든 생명체가 삶을 영위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학습의 수단이다.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 비교할 수 없는 수많은 삶의 방식을 경험을 통해 배운다. 발달 단계에 따라 습득하고 학습해야 할 과업들이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어느 책에서 봤던 구절이 생각난다.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하고

행한 것은 이해하게 된다!"


과자봉지를 뜯거나 우유를 열지 못하고...

바나나나 귤을 까지 못하고...

겉옷의 단추나 지퍼를 채우지 못하고...

풀린 신발끈을 묶지 못하고...

책가방을 챙겨 본 적이 없고...


이런 당연한 것들을 왜 못할까?


부모가 경험의 기회를 모조리 다 뺏어버렸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기 아이를 한심하고 무능한 존재가 되도록 무모한 희생을 선택한다.

이런 일상적인 '못 함'이 많아지면 스스로의 몸 하나를 건사하는데 '못 함'이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부정적인 자아상과 자기 효능감을 형성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관계 속에서 이런 '못 함'이 드러나는 순간 또래집단에서 배제되고 놀림거리가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사회적 부적응의 길에 들어서게 될지도 모른다.


제 나이에 경험해 봐야 하는 것들을 경험해야 한다!


넘어지면 아프지만 훌훌 털고 일어나도록 (제발 넘어질까 봐 모든 돌을 다 치워주지는 말자!)

시도하여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마침내 이뤄내는 성취감을 맛보도록

두려웠지만 막상 해보니 '별거 아니네!'를 느끼도록

이기고 지고를 모두 경험하면서 회복탄력성이 자라도록

인간관계속에서의 다양한 감정경험을 통해 역지사지를 깨닫도록

정답 찾기가 아닌 과정중심의 장기적 경험으로 오래 하는 힘을 키우도록


요즘 부모들은 경험이라고 했을 때 남들이 안 하는 특별한 경험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 특별함이 의미를 가지려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해보는 경험들을 통해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의 경험들이 기본적으로 채워져 있을 때 비로소 특별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3,40대의 부모들은 앞선 어느 세대보다 많이 배웠고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적 토대 위에 적은 수의 아이를 양육하고 있다.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이전 세대가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경험했던 것들을 접해 볼 기회들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의 적극적인 제한적 선택에 의한 경험만으로 성장하고 있다.

허우대만 멀쩡할 뿐, 안 해보고 못 해본 게 너무 많아서 마주하는 삶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힘이 없는 미숙아들로 키우고 있다.


일상적이고 평범한 경험들이 아이를 잘 자라게 한다.

그때, 그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경험의 기회들을 제발 빼앗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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