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와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한류 아이돌이 유행할 때,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한일 양국 간 교류가 어려워질 때 즈음 오사카에 한국 음식점이 많이 생겨났다.
도톤보리에 있는 유명한 클럽이 소주 한잔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것도 이때 즈음이었다.
그 외에도 도톤보리에 네네치킨, 삼겹살집, 쭈꾸미집 등 한국식당이 우후죽순 생기고 일본인들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유행했었다.
물론 코로나가 끝나고 양국 간의 교류가 활발해진 지금은 대부분 사라지거나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가게가 되어버렸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정말 사소한 계기로 시작된다. 사진이 세련되고 예뻐서 만나보았지만 실제로는 더 작고 여려 보이고.
침착하고 조용해 보였지만 흥이 넘치고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오면 춤을 추는.
대화가 도중에 끊겨도 싱글싱글 웃으며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런 별것도 아닌 모습에 나는 이 사람과 만나보자,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만남은 내 집 근처에 새로 생긴 한국 음식 전문점이었다. 주 메뉴는 대패삼겹살. 최근 들어 오사카에 한국음식 전문점이 많이 생겨나고 있었다.
우리는 ‘한국음식이면 소주랑 같이 먹어야지!’,라고 말하며 호기롭게 참이슬을 주문했다. 그리고 반 병이상 남기고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처음 우리가 만났을 때는 밥을 먹고 각자 다른 전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었다. 하지만 나는 오늘은 그렇지 아니었으면 했고,
B도 같은 생각인 것 같았다.
집 근처에서 만나니까 혹시..?라고 생각해 둘이 만나기 전 깨끗이 방 청소를 해둔 나를 칭찬한다.
우리는 집 근처 편의점에서 호로요이 두 캔과 안주로 치즈스틱을 사서 깨끗하기만 한 내 집에 같이 들어왔다.
둘이 같이 있어서 그런지 방안은 살짝 온도가 올라가 평소보다 따뜻한 것 같았다.
이미 막차는 끊긴 시간, 서로 간단히 씻고 B는 내가 빌려준 사이즈가 큰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그녀의 취향을 존중해 나는 넷플릭스로 무서운 영화를 검색해서 둘 다 본 적 없는 영화를 재생했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시도 때도 없이 최선을 다해 무서워했고 그녀는 이상한 곳에서 깔깔 웃으면서 영화를 보았다.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에서는 맞잡은 손에 서로 힘이 꽉 들어갔다.
영화는 한 시간 반 남짓. 크레딧이 올라가며 화면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서 방 안도 같이 어두워졌다.
우리는 한 집에서 같이 있으면서 마셨고, 맞추었고, 마주하고 누웠다.
그리고 B가 말했다.
“나 오빠랑 만나고 싶어”
우리는 항상 90 퍼 일본어, 10 퍼 한국어로 대화를 했다.
고백은 B가 먼저. 서툰 한국어였다.
A군과 B양이 이혼하기까지 앞으로, 약 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