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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카리

일본의 가라오케는 주로 2,3차 갈 때 자주 애용된다.

그 이유는 가라오케 내부에서 음식이나 음료, 술을 자유롭게 주문가능하기 때문이다. 몇몇 가라오케는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하기도 하다.

시간대에 따라 가라오케 이용가격은 천차만별. 금요일이나 토요일 그리고 회식이 끝나가는 시간대에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아진다. 반대로 평일 오전시간대나 애매한 퇴근 전 시간은 가격이 저렴하다.


많은 가라오케가 원드링크제도로 음료를 반드시 주문해야 이용가능하지만, 드링크바가 요금에 포함되어 있는 곳도 있다. 나는 주로 드링크바가 포함되어 있는 곳을 자주 이용했다.

이용 시간을 지정하고 안내받은 방에 들어가면 한국 노래방 리모컨과는 조금 다른 터치형 리모컨이 있다. 노래방 기계는 조이사운드나 DAM로 두 종류가 있다. 특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조이사운드는 일본노래가 더 다양하게 있고 DAM은 한국노래가 많다.


그리고 종료 10분 전에는 방으로 전화가 걸려와서 종료시간을 알려주는데, 그때 연장할지 정리하고 나갈지 정하면 된다.


좁고 어두운 가라오케 방에서 한 시간 반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났다. 밖으로 내려온 나는 건물 안에 비해 많이 쌀쌀한 거리의 바람에 양손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노래 부르니까 배고프지 않아요? 가기 전에 뭐라도 먹을래요?”


나는 지나가듯 말했다.


“저도 안 그래도 이후에 할 거 없었거든요! 밥 먹으러 가요! 뭐 먹을래요?”


뭘 먹을까. 이 질문에 항상 우유부단한 나는 한참 동안 정답을 찾아 헤맨다.


“음.. 일단 나는 카레랑 고기는 패스할게요. 어제저녁이랑 오늘 점심에 먹었거든요.”


“소거법이네요! 저는 그럼 튀김요리만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


“그럼 근처 조금 걸어 다니면서 괜찮은 가게 찾아보죠. “


그녀는 끄덕이었고 사람들이 붐비는 상점가 안으로 우리 둘은 빨려 들어갔다.

맞은편에서 오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리들. 부활동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듯한 학생들의 무리. 그리고 나에게 익숙한 한국어로 수다 떨며 여행을 즐기고 있는 커플들. 평일 오후였지만 상점가는 여러 사람들의 대화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도 지지 않게 서로의 목소리가 제일 잘 들리는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 무리들과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너무 가볍게 입고 온 거 아니에요? 안 추워요?”


그녀가 인파에 휩쓸려서 미아가 되지 않도록 손을 잡아주며,


내 겉 옷의 큼지막한 주머니 속으로 그녀의 손을 데리고 왔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꽉 쥐었다. B는 시익 웃으며 그런 내 손에 응답해 주듯 같이 마주 잡아주었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게.


그렇게 우리는 어느 식당에서 밥을 먹을까 고민하기보다 초봄의 추위 속에서 체온을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며 걸어 다녔다.


40분을 넘게 걸어 다니다가 우리는 근처의 작은 이탈리아 음식점에 들어왔다. 아늑하고 조용하면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 가게. 바 테이블과 그냥 테이블로 나누어져 있는 작은 가게에서 우리는 가장 구석 자리를 골라서 앉았다. 거기서 우리는 작은 피자 하나와 파스타, 샐러드 그리고 와인을 글라스로 주문했다.


이야기해 볼수록 B는 나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타입의 사람이었다.

즉흥적이고 감정적이지만 노력가에 자기 주관이 뚜렷한 B.

나는 즉흥적이지만 이성적이고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늘 생각하는 고집불통 낙천가.


서로 비슷한 부분에서 우리는 끌림을 느꼈고 서로 다른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다.


가볍게 마시면서 시답지 않은 이야기만 주고받았을 뿐인데 시간은 제멋대로 달려 나가서 막차시간을 알렸다.


‘아쉽다 좀 더 이야기해보고 싶은데.’

B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자리를 정리하며 일어났다.


‘하지만 마음만 너무 앞서가면 안 되지.’

그래도 우리는 다음 주에 새로 생긴 한국음식점을 가보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돌아가는 길 전차에서 나는 B에게 일본어로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즐거웠어 조심히 들어가! 다음 주에 그 가게 꼭 같이 가보자-


일본어로 메시지를 보냈지만 역시나 답장은 한국어로 왔다.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다음에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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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과 B양이 이혼하기까지 앞으로,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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