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은 오사카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USJ, 오사카에서는 유니바라고 불린다.
도쿄에 디즈니랜드가 있다면 오사카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 있다고 한다. 오사카의 유니바는 세계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는 놀이동산이며 피크 때는 십여만 명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입장권의 가격은 코로나 이후로 점점 올라가서 현재는 변동가격이 되었고 성수기에 원데이로 1만 엔이 넘게 되었다. 예전에는 고정가격에 7000엔대였었던 것에 비하면 가격이 꽤나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그래서인지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은 연간패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주 많다.
“오빠 벌써 사람이 이렇게 많아! 빨리 줄 서자! 입장줄이 어디지? ”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전철을 타고 유니바로 향했다. 유메사키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니시쿠죠역에 도착하자 스누피로 장식된 파란색 전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전철로 갈아타서 유니버설 시티역에 도착하니 아직 오픈 전이었는데도 입장줄이 길게 늘어져있었다. 우리는 편의점에서 들러 음료와 간단한 간식을 조금사서 줄을 섰다.
줄을 선지 약 30분, 간단한 가방검사와 체온검사를 마치고 우리는 입장할 수 있었다. 웅장한 음악과 귀여운 캐릭터들이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마중해 주었다.
먼저 B는 둘이 입장권을 들고 있는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올리면서 말했다.
“사람 진짜 많다! 어디부터 갈까? “
“일단 여기 앞에 있는 가게부터 가보자!”
가게 안에는 과자나 선물 옷등 여러 가지를 팔고 있었다. 우리는 먼저 커플 머리띠를 하나씩 샀다. 세서미 스트리트에 나오는 엘모와 쿠키몬스터의 머리띠였다.
유니바에 놀러 올 때 이렇게 캐릭터 머리띠나 옷을 입고 오면 크루들이 한 마디씩 말을 걸어준다. 그렇게 크루와 수다를 떨다 보면 가끔 한정판 스티커나 사탕등을 받을 수 있어 나는 항상 캐릭터 상품을 입고 유니바에 놀러 온다.
“오케이 이걸로 완벽해! 그러면 할리우드 드림부터 타러 가자! “
“무서운 거 아니지..?”
“괜찮아! 초등학생들도 다 타고 그래. 저기 입구에서 오른쪽에 있는 제트코스터야”
“무서운 거잖아! “
“하나도 안 무서워! 아 그리고 탈 때 손은 만세 하고, 발도 앞으로 뻗어서 타면 더 재밌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어트랙션이야.”
아침 일찍부터 제트코스터를 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지 대기시간은 약 20분이었다. 둘이서 줄을 서기 위해 입구에 들어오자 크루가 먼저 말을 걸어주었다.
“멋진 머리띠네요! 잘 어울리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크루의 인사에 우리 둘은 헤헤 웃으며 고맙다고 인사하고 줄을 섰다. 놀이기구에 타고나서 우리는 노래를 고르고, 안전바를 내렸다. 노래는 둘 다 OSAKA LOVER를 골랐다.
출발해서 놀이기구가 언덕을 오르자 B가 벌써 소란을 떨기시작했다.
“오빠 이거 안될 거 같아! 너무 높아! 손 못 들 거 같아..”
“뭐야 무서워서 눈 감고 있는 거야? 눈 떠봐 경치 엄청 좋아! “
그 말과 함께 제트코스터는 밑으로 떨어졌다.
비명소리가 노래에 묻히고 있었다. 나는 B의 손을 잡고 안전바에서 손을 떼게 하려고 했지만 그녀는 손에 땀이 나도록 안전바를 세게 잡고 놓지 않았다.
제트코스터가 멈추고 나는 다음 놀이기구를 타러 가기 전까지 그녀의 불평불만을 들어주어야 했다.
할리우드 드림에서 해리포터, 그리고 쥐라기공원.
쥐라기공원 에리어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스파이더맨, 그리고 스페이스 판타지까지.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한가운데에 있는 강을 끼고 우리는 오른쪽으로 한 바퀴를 돌았다. 그리고 아이들용의 원더랜드 에리어에 있는 스누피 건물에서 사진을 찍고, 찍은 사진들을 보며 휴식을 취했다. 이 건물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해서 긴 줄을 서며 쌓인 피로를 풀기에 적합했다.
시간은 어느덧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미리 알아본 퍼레이드가 잘 보이는 위치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쥐라기공원, 해리포터, 트랜스포머, 미니언까지 여러 캐릭터들의 퍼레이드를 보니 마치 영화 속 하이라이트 장면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가족들과 같이 돗자리를 펴고 캐릭터팝콘통에 손을 넣어 팝콘을 먹고 있는 아이들.
학교친구들과 교복을 입고 놀러 와서 지하철이 붐비기 전에 나가려고 퍼레이드를 구경하면서 밖으로 향하는 고등학생들.
커플티와 커플 머리띠를 하고 서로 손을 꽉 쥔 채로 퍼레이들 구경하는 연인들.
퍼레이드가 시작하는 줄도 모르고 지나가다가 그 자리에 서서 사진을 찍으며 구경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기념품을 양손 가득 사서 가게 밖으로 나오고 있는 사람들.
길이 막히지 않도록 친절하게 손님들을 유도하고 있는 크루들, 퍼레이드에서 춤추고 연기하며 사람들과 눈이 맞으면 손을 흔들며 웃어주는 크루들.
우리들은 그 세상에서 단 둘이서 아무 말 없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매년 기념일에는 꼭 같이 또 유니바에 놀러 오자.
B가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말했다.
A군과 B양이 이혼하기까지, 앞으로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