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사랑

by 혜윤

예전에는 보이는 사랑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모든 것에 대해

그 사람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리고 말투 그의 필기체

발걸음까지도 그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사랑하는 마음을 눈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너는 내게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말해주고 싶었다

눈빛 하나하나 손짓 하나하나

어느 것도 놓치지 않고 내가 그것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낌없이 말해주고 싶었다


나는 그에게 말하는 사랑을 했고

그는 내게 침묵하는 사랑을 했다


내게 사랑을 말하지 않았을 때

나에게 다정을 보여주지 않았을 때

난 그의 침묵이 싫었다


내게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은

들리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였다


어느 날 나는 네게 물었다

어떤 문제에서든지 왜 무조건적인 내 편이 되어주느냐고

너에게 있어서 나의 잘못은 하나도 없느냐 물었을 때 너는 답했다

세상에 무조건적으로 믿어주는 사람이 한 명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그는 그가 나에게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다


눈을 감고도 보이는 사랑이 있고

두 귀를 막고도 들리는 사랑이 있다

만지지 않아도 느껴지는 다정이 있고

애쓰지 않아도 흘러가는 마음이 있다


그가 내게 그랬다

손짓만으로 눈빛만으로 마음만으로

온 우주를 다 줄 것 같이

보이지 않는 눈으로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내게 주었었다


응하지 않은 말소리가 무색하게

흘러오는 마음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날 보고 있다고

늘 듣고 있다고

사소한 소리 하나도 흘리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내가 손 닿는 그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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