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년 내내 생기부에 적혀있는 내 장래희망은 작가 아니면 시인이었다
엄마는 내가 글 쓰는 걸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다
내가 쓴 글을 본 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엄마에게 자주 편지를 썼던 기억이 있었다
엄마는 내게 항상 시인은, 직업으로 삼기에는 페이가 좋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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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때 글쓰기 대회를 나간 적이 있었는데
30분 만에 대충 쓴 내 글이 전교에서 2등으로 상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나름 글을 잘 쓴다고 자부하며 나갔던 시 대회에서는 아무 상도 못 받았던 기억 또한 난다
엄마는 내가 글을 쓰고 싶다고 했을 때 나보다 글 잘 쓰는 사람이 널리고 널렸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이후로 2년 정도 글을 쓰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만약 엄마의 말이 맞다고 한들
여전히 글을 쓰는 것이 너무나 좋고 글을 쓰는 내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남들이 하는 말에 휘둘리게 되면 그 말대로 살게 된다
널리고 널린 사람들 중에 한 명이 내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사실 그렇게 말했지만 내가 적은 글 한 글자도 버리지 않고 다락방에 모아둔 엄마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고
연연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하는 건
내가 나를 믿고 벽을 깨부수는 일이라 생각한다
두 눈으로 내 결함을 보고 아픔을 마주하고 이겨내 나가는 것이다
딛고 나온 것들이 전부 내 힘이 됐다
나는 죽는 힘을 다해가며 기도했다
나에게 주어지는 것 중에 내가 이겨낼 수 없는 건 없다
설령 그것이 내게 있는 칠흑 같은 어둠이라 한들
빛을 찾은 나는 어떤 힘으로든 이겨낼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