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 밤

오늘도 웃어야 하니까

by 시아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있다.

계속해서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밤,


내가 보내온 모든 시간을 거슬러 올라

한 장면, 한 장면을 분석하고 탐색하게 되는 밤이다.


그런 밤이면

나는 어느새 경찰이 되고 판사가 된다.

내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잘못을 찾아내

나 자신을 벌하고, 심판한다.


그러고는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

눈물로 잘못을 토해내며

용서를 빈다.


그렇게

신의 분노 아래 놓인 노아의 방주처럼

감정의 파도에 부서지고 흔들리다 보면,

아침의 햇살이

조용히 내 발끝에 닿기 시작한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

밤의 장막 아래에서는

내 탓이었던 모든 일들이

그저 진실이 만든 그림자였다는 걸

알게 된다.


나만의 잘못이 아니라

나 또한의 잘못으로.

나만의 오해가 아니라

서로의 오해로.


그렇게

조금 더 또렷하게 보이게 된다.


그러고 나면 나는

뗏목을 고치는 사람처럼,

갈기갈기 찢어진 가슴의 상처를

조심스레 꿰맨다.


아무 일 없다는 듯

그저 괜찮은 얼굴로 웃어 보이며.

그렇게 또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밤은 비단 나에게만 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밤새도록 울고, 불고, 끝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다가

아침이 되어서야 겨우 잠드는 밤.


눈을 뜨고 나면

어제의 감정은 마치 꿈처럼 멀어져 있는 그런 날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침의 나에게 밤의 나를 맡긴다.


잘 버텼다고,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오늘은 나를 조금 덜 미워해도 된다고.


그렇게 나는 나를 용서한 채로 또 하루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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