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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래 Feb 08. 2022

모차르트는 태교에 정.말. 적합할까?(5)

대체 모차르트의 작품은 무엇이 그리 다르길래

앞선 에서는 모차르트의 인생을 담았다. 그렇다면 이제 모차르트의 타임라인을 따라 그의 음악적 특징과 작품을 아주 파격적으로 알아볼 차례인… 데… 그전에 미리 일러둘 것이 있다.


음악가인 입장에서 그는 신적인, 적어도 신에 가까운 존재가 맞다. 하지만 결국 클래식 음악도 귀로 듣는 음악일 뿐이다. ‘내 귀에 듣기 좋은 음악’이 나는 음악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모차르트의 작품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나는 잘 모르겠는데 이게 좋은 음악인가 보다’라고 억지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 글의 역할은 모차르트 작품의 의의와 특징을 흥미롭게 설명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따라서 나는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꼭 모차르트의 작품에 열광할 필요도 없고, 앞으로 내가 소개할 수많은 음악가들과 그의 작품들 중에 자신의 마음에 드는 클래식 작곡가를, 혹은 클래식 작품을 하나라도 찾게 된다면 아주 큰 성공이라고 본다.


본격적으로 모차르트의 작품을 설명하기 이전에 간단히 음악사부터 살펴보자. (정말 간단하게 할 테니까 갑자기 어려워진 것 같다고 도망가지 말자)

음악사는 

중세(Medieval)-

르네상스(Renaissance)-

바로크(Baroque)-

고전(Classical)-

낭만(Romantic)-

근대/현(20th&21st century) 

이렇게 여섯 시기로 구분된다.


*중세 이전에 '고대음악'을 넣기도 하고 근대와 현대를 분리하는 등 이 안에서 서로 분열하여 분석하기도 하고, 더 세세한 분류를 따르기도 하지만 이 여섯 시기가 가장 기본적이다. 꼭 외울 필요는 없고, 우리가 자주 듣는 클래식은 바로크를 포함한 그 이후이기 때문에 ‘바로크-고전-낭만-근/현대’의 순서만 어렴풋이 기억하면 충분하다.


모차르트의 활동 시기는 이 중에서 ‘고전이다. 고전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 바로 이전 시기인 바로크와 잠시 비교해보자. (진짜 잠시만 할 테니까 길어졌다고 여기서 도망가지 말자)


바로크 음악의 대표 작곡가인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년 3월 21일~1750년 7월 28일)의 인벤션 1번이다.


https://youtu.be/E1M_jEHJtrE

[ J. S. Bach, Invention in C Major BWV.772]


악보에 표기한 선을 따라가면 비슷한 선율을 첫째줄에 벌써 4번이나 사용한다! 악보를 볼 줄 몰라도 음표의 간격을 따라가면 노란 부분, 파란 부분이 각각 4번씩 같은 간격으로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란 부분과 파란 부분이 서로 데칼코마니처럼 거울을 두고 대칭된 모습이다!(나만 놀랍나!)


이렇게 고전 시기 이전의 바로크 때는 다성음악(polyphony), 즉 주요 선율이 각 성부마다 존재하여 각 성부의 선율이 독립적이기도 하고 서로 어우러지는 음악을 뜻한다. 성부끼리 서로 모방하고 변화하여 절묘한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각 성부가 따로 노래하기 때문에 굉장히 자유로워 보이나, 실제로는 수학처럼 복잡한 규칙인 ‘대위법’이라는 작곡 방법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러한 음악적 짜임새를 ‘대위적’이라고 표현한다.


바로크 시기까지의 음악은 유희적인 요소보다 종교적인 요소가 더 많았으며, 고전 시기에 이르러서야 ‘계몽주의 사상’을 통해 서민들도 왕족과 귀족들만이 향유하던 음악을 즐기게 되었다. 음악을 즐기는 계층이 넓어진 만큼 음악은 점점 대중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주어야 했다.


하지만 다성음악과 대위법은 대중성이나 즉각적인 반응을 얻기에는 너무 복잡했다. 때문에 고전 시기에는 주요 선율이 한 성부에만 존재하고 나머지 성부들이 이를 화성적으로 뒷받침하는 ‘동성 음악(homophony)’을 주로 사용했다. 이러한 homophony적 짜임새를 이루는 작곡 기법은 ‘화성법’이라고 한다. 고전음악은 바로 이 ‘화성법’이 완성된 시기이다.

*Monophonic-하나의 선율과 하나의 성부

Homophonic-하나의 선율과 이를 받침 하는 다른  화성 성부

Polyphonic-각 성부의 여러 선율이 가끔 맞물림

Heterophonic-동일한 선율을 다양한 방식으로 동시에 연주


이제 모차르트의 음악이자 고전 시기의 음악을 들어보자.


https://youtu.be/qmLPdKpsXr8

모차르트, “아. 어머니께 말씀을”, C장조 K.265 (‘작은 별 변주곡’)


우리가 멋모르고 부르던 ‘반짝반짝 작은 별’과 ‘ABCDEFG~ 선율이다! 아주 얕게 아는 사람들은 이 선율도 모차르트가 만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명확하게 하자면 이 작품의 선율은 기존의 프랑스 구전 노래에서 가져온 것이다.


영상 속 음악은 우리가 아는 ‘반짝반짝 작은 별’의 주선율 하나가 계속되고 주나 추가적인 꾸밈음들을 통해 이 주선율을 받쳐준다.

악보 맨 윗줄의 'Tema'(테마)는 변주곡의 주제 선율이고 셋째 줄의 'Var.1.'(바리에이션 1)은 테마를 변형시킨 첫 번째 변주라는 뜻이다. 바리에이션에서 음표가 확연히 더 많아졌지만 테마의 주 선율(색칠된 부분) 속 같은 음이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반주(회색 부분) 부분은 크게 달라진 부분 없이 굉장히 유사한 모습을 띤다.


취향과 작품의 의의, 의미를 다 제쳐두고 선율에 더 편하게 집중할 수 있는 음악을 고르라면 당연히 고전 음악이다.


! 드디어 고전 음악에 대해 아주 조금 설명했다. 아주 조금 설명할 거면서 글은 왜 이렇게 길었냐고?


모차르트가 고전 시기에 대박이 난 이유는 그가 고전 시기에 작곡을 배웠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고 물론 그의 음악은 어느 시기에 두어도 훌륭했을 테지만모차르트는 자신의 천재성으로 이전의 모든 전통적 음악 기법을 완벽히 익히고, 유년기의 순회공연을 통해 각 나라에서 유행하던 음악적 양식까지 흡수하였다. 그는 스펀지와 다름이 없었고, 이해를 돕기 위해 현시대로 비유하자면 하나의 가요 안에 최신 유행하는 발라드, 랩, 댄스, EDM의 특징을  다 넣었는데도 어색하지 않고 세련된,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든 것과 마찬가지이다!


유년기에는 정통 오페라의 대표던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아 노래하는 듯한 선율을 작곡하였고, 후기에는 과거의 바로크 양식도 흡수하여 화성적 짜임새 속에 대위적 짜임새를 더하여 빈틈없고 더 풍부한 짜임새를 이루었다. 한마디로 지루할 틈이 없는 음악을 작곡한 것이다. 또한 그의 선율은 단순하고 서정적이면서도, 화려하고 빈틈없는 짜임새와 화성으로 이루어져 결국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모차르트에 열광하게 되었다. (정말 못하는 게 뭐야 모차르트 씨…아 맞다 돈 관리 못하지)


https://youtu.be/qmLPdKpsXr8

모차르트, “아. 어머니께 말씀을”, C장조 K.265 (‘작은 별 변주곡’)

[ Mozart, 12 Variationen in C über das französische Lied ‘Ah, vous dirai-je, maman’, K. 265 ]


https://youtu.be/UyEQvAueF_0

모차르트, 세레나데 13번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무지크"

[ Mozart, Serenade No.13 "Eine Kleine Nachtmusik" 1st. mov ]


https://youtu.be/Tu2MLXN9sXs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11번의 3악장 터키행진곡

[ Mozart, Piano Sonata No. 11 in A Major, K. 331 ‘Turkish March’ ]


https://youtu.be/a57Apa4TCfU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5번 가장조, K.219

[ Mozart Violin Concerto No.5 in A major, K.219 ]


그리고 그의 인생 마지막 작품이자 미완성 작품인 레퀴엠.

https://youtu.be/VixAWkjyhx0

모차르트, 레퀴엠 중(中) 라크리모사

[ Mozart, Lacrimosa - Requiem, K. 626 ]


개인적으로 모차르트의 음악적 양식뿐만 아니라 그의 생각과 유머러스함을 살필 수 있는 최고의 장르는 단연 ‘오페라’라고 생각한다. 죽기 전까지  22개의 오페라를 작곡하였는데, 그의 대표적 오페라는 대부분 대본가 ‘로렌초 다 폰테(Lorenzo Da Ponte)’와 함께하였다.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여자는 다 그래> 속 인물들의 성격에 맞춘 개성 있는 음색과 선율들이 특징이다. 하지만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이탈리아어나 독일어로 이루어진 오페라 전곡을 비전공자가 감상하기엔 약간 지루할 것이 뻔하여... 감히 추천하지는 못하겠다.


*참고로 ‘피~가로 피가로 피가로’라면서 가사로 정신없이 ‘피가로’를 외쳐대는 오페라가 있는데 이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아니라 <세르비아의 이발사>라는 오페라의 일부분이다. <세르비아의 이발사>는 오페라로 유명한 작곡가 로시니(G. Rossini)의 작품이다. 두 작품은 모두 같은 원작을 두고 다른 부분을 오페라로 만들었다. 줄거리상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뒤편이다.

https://youtu.be/-ipb9xbXSAY

(정신없는 피가로의 연속 아리아…약 3:00에서 시작된다.)


https://youtu.be/aDlEAAe28WQ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중(中) 서곡

[ Mozart, The Marriage of Figaro - Oveture ]


https://youtu.be/rH4iQ9M7bDY

모차르트, 여자는 다 그래 중(中)

[ Mozart,  Così fan tutte – Come Scoglio aria ]


그리고 그의 마지막 오페라 <마술피리>는 그의 건강이 악화된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밝고 화려한 음악들로 채워져 있다. 특히 남자 주인공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반인 반조 ‘파파게노’가 자신의 짝 ‘파파게나’를 보고 서로 첫눈에 반해 이루어지는 듀엣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둘의 사랑과 설렘이 그대로 전해진다. 독일어를 하나도 못 알아들어도 '파파'라는 단어가 노래의 반을 채우니 걱정 마시길!


https://youtu.be/9Q0ZDZB-AnM

모차르트, 마술피리 중(中) 파파게노 파파게나 듀엣

[ Mozart, The Magic Flute – 'Pa–, pa–, pa–, Papageno' duet ]


https://www.youtube.com/watch?v=ZAiCbYc4hQ0

모차르트, 마술피리 중(中) 밤의 여왕 아리아

[ Mozart, The Magic Flute-Der Hölle Rache kocht in meinem Herzen ]


바로 위에 '오페라 전곡을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적었지만 <마술 피리>는 예외이다! '밤의 여왕 아리아'가 워낙에 유명하기도 하고 마법을 다룬 신비롭고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도 굉장히 흥미롭다. (그래도 영상으로 먼저 접하길 추천한다)


마음 같아서는 모차르트의 모든 곡을 여기에 펼쳐놓고 싶지만 맛집 탐방의 시작이 맛집 검색이듯이, 모차르트의 작품에 흥미가 간다면 한 번쯤은 직접 검색해보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귀찮아서가 아니라. 진짜로. (아 진짜라니까)


모차르트 이야기를 끝마치고 베토벤으로 들어가기 전에지금까지는 이미 이루어진 역사와 작품으로 음악을 설명했다면 쉬어가는 시간으로는 직접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로 이야기해볼 예정이다!


그러니 아직 도망가지 말기!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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