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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쾌한씨 Dec 11. 2023

그의 눈치를 보고 있다

글쓰기 챌린지에 재도전하다

66일 동안 매일 글쓰기 챌린지 3기 도전과 브런치스토리 작가 신청을 하는 동안 외로웠을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4기 도전은 망설여졌다.


3기 때는 글쓰기 노하우가 거의 없었다.

글쓰기 챌린지 온라인 카페에 자정에 올라오는 영감어를 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머릿속으로만 새 글을 구상했다.

퇴근하고 8시부터 글을 썼다.

오전에 글을 쓰면 되는데 희한하게 퇴근 후 저녁 시간에 집중이 잘 되고, 글이 더 잘 써지는 것 같았다.

초반에는 글쓰기에 집중을 하고 싶어 공부방에서 글을 썼다.

글을 쓰는 동안 남편은 거실에서 혼자 시간을 보냈다.

며칠 동안 잘 버티다가 심심하다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초반에는 평균 2~3시간이 걸렸다.

어느 날은 한 문장을 계속 붙잡고 있느라 진도가 더디어 시간이 더 오래 걸린 날도 있었다.

고민 끝에 남편과 한 공간에 있기 위해 거실에서 글을 썼다.

한 공간에만 있었을 뿐, 거의 두 달 동안 남편 혼자 시간을 보냈다.


4기 도전을 결심하고, 이번에는 저녁 시간보다 오전 시간을 활용해서 글을 쓰겠다고 약속을 하며 남편에게 양해를 구했다.


"괜찮아. 나 이제 혼자서 잘 놀아."


그 말이 왜 이렇게 미안하고 안쓰러운지 모르겠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남편이 외롭지 않도록 그의 마음 돌봄에 집중하고 싶다.

어제 나혼산을 보고 자고 싶었지만 피곤하다고 일찍 자자는 그의 말에 순순히 응했다.

오늘은 시댁에서 청무김치를 담갔다.

전 같으면 투덜이 와이프, 투덜이 며느리인데 오늘은 조용히 나의 역할에 충실했다.

그가 느끼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나의 마음 씀씀이가 전해졌으면 좋겠다.

실은 마음 돌봄보다는 그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에 더 가깝다^^;

글쓰기보다는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핸드폰 메모장에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하고 있다.

남편 덕분에(?) 글쓰기 시간을 단축하고 있고, 나만의 글쓰기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


글을 쓰며 나의 마음을 돌보고 있듯이, 그의 눈치를 보며 남편의 마음을 돌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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