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유쾌한씨 Dec 13. 2023

오늘도 불효녀는 후회합니다

엄마와 영화 '3일의 휴가'를 함께 보다


오늘의 영감어 : 워라밸




워라밸을 위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 4일 근무를 하고 있다.

격주 금요일마다 엄마와 시간을 보낸다.

오늘은 엄마와 영화 데이트를 하기로 약속한 날이다.

김해숙 배우와 신민아 배우가 모녀 관계로 나오는 '3일의 휴가'를 보기로 했다.

영화 예고편을 보자마자 엄마와 보고 싶어 개봉일을 기다렸다.


엄마와 지하철역 2번 출구에서 만나 샌드위치를 먹으러 갔다.

엄마는 속 재료가 푸짐한 샌드위치를 보자마자 감탄사를 내뱉으며 입을 하마처럼 벌렸다.


"편의점 샌드위치처럼 속이 부실할 줄 알았는데 너무 맛있다!"


엄마가 편의점 샌드위치만 먹어봤다는 말에 잠시 멈칫했다.

짠한 맛과 죄송한 맛이 섞인 샌드위치를 먹은 후, 카페에서 음료를 포장해 영화관으로 갔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꼬소한 팝콘 스멜.

평일 오후의 한적함.

이 맛에 평일에 쉰다.


모녀 이야기를 다룬 영화여서 미리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초반부터 울 줄이야.

작년에 돌아가신 아빠 생각이 났다.

불효녀는 질질 울며 '앞으로 엄마에게 잘해야지'라고 다짐을 했건만 영화관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오는 동안 별것도 아닌 일에 짜증을 내며 헤어졌다.

엄마에게 성내고 짜증 내면 바로 후회하면서 도대체 왜 그럴까.

정류장 의자에 앉아 딸내미가 탄 버스 궁둥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고 있을 엄마를 생각하니 마음이 체한 것 같다.

오늘도 불효녀는 후회를 담은 한숨을 내뱉는다.


작가의 이전글 그의 눈치를 보고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