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신비한 능력을 갖고 있다.
길에 떨어져 있는 동전이나 지폐를 누구보다도 잽싸게 낚아챈다.
동전을 줍는 일은 흔하게 있는 일이고, 만 원짜리 지폐와 지갑을 주운 적도 있다.
#1
봄바람이 살랑 불던 날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이 바람을 따라 춤추고 있다.
봄바람에 취한 내 옆으로 우사인 볼트가 슈웅하고 지나간다.
우사인 볼트는 나뭇잎을 쥔 손을 나를 향해 흔든다.
남편 "아싸! 만 원!"
나 "농담하지 마요!"
남편 "농담 아니야! 이 돈으로 나 혼자 맛있는 거 사 먹는다!"
나 "우와! 진짜 만 원이에요?"
남편 "집에 갈 때 아이스 아메리카노 쏠게요!"
#2
꼬르륵 울리는 배꼽시계를 잠재우려고 순대국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그는 차 문을 열다가 주차장 바닥에 떨어져 있는 갈색 가죽 반지갑을 발견했다.
지갑에서 명함을 찾아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가 있는 식당으로 왔다는 주인의 연락을 받고 밖으로 나갔던 그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들어왔다.
남편 "아저씨가 고맙다고 5만 원을 줬어요. 순대국은 오빠가 결제할게요."
나 “5만 원이요? 오예~! 오빠 최고!"
그의 신비한 능력이 나와 함께 있을 때만 발휘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