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유쾌한씨 Feb 17. 2024

커피와 이별할 수 있을까?


오늘의 영감어 : 이별




IMF 외환위기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대학 입학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첫 아르바이트를 하던 분식집이 갑자기 문을 닫는 바람에 얼떨결에 분식집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우동을 서빙하다가 커피를 서빙하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면서도 커피를 좋아하지 않았다.


‘맛없는 커피를 왜 마실까?’


사약처럼 검고 쓰디쓴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손님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언제부터 커피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20대 후반에 주야간 교대 근무를 하게 되면서 잠을 쫓으려고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두유나 우유에 믹스 커피를 타서 마시는 것을 좋아했다.

그다음에는 헤이즐넛 시럽의 달달한 맛과 향에 빠져 아이스 헤이즐넛 라떼는 나의 최애 커피가 되었다.

집에서도 홈 카페를 만들어 1일 1커피를 마실 정도로 커피를 좋아했다.

커피보다 인생이 더 쓰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즈음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즐겨 마시게 되었다.


최근에는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 커피와 이별 준비 중이다.

두 달 전부터 카페인이 든 커피 대신 디카페인 커피나 보리커피를 마시다가 최근에는 차를 마시고 있다.

지금도 저녁에 먹은 치킨의 느끼함을 작두콩 차로 달래며 글을 쓰고 있다.

느끼한 음식을 먹은 뒤에 신기하게도 탄산음료보다 따뜻한 차가 땡긴다, 낯설다.

아직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커피를 마시고 있다.

당분간은 지금처럼 커피와 차 모두 양다리를 걸치다가 차로 환승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언니, 버텨줘서 고마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