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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쾌한씨 Feb 21. 2024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이 완전 찐이야

먹는 것에 진심이다.

그래서 맛집을 찾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성공률도 높은 편이어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작년 4월, 목포와 광주 여행을 가기 전까지는.


TV에서 본 낙지호롱구이에 꽂혀서 목포로 여행을 떠났다.

몇 년 동안 쌓아온 맛집 찾는 노하우를 총동원해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 식당 한 곳을 정해서 갔다.


남편    "어? 대기가 없는데? 불안하다..."


너무 배가 고파서 대기가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을 숨기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다행히 손님들이 많았다.

남편보다 앞서서 당당하게 걸어가 직원이 안내하는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도 보지 않고 빛의 속도로 낙지볶음, 낙지호롱구이, 연포탕을 주문했다.

기대가 커서 실망도 컸을까.

연포탕은 멀건 국물에 낙지밖에 없었고 미지근했다.

제일 기대했던 낙지호롱구이는 맛없…

빨간 고추장으로 샤워를 한 다음 나무젓가락과 한 몸이 된 낙지의 다리 끝부분부터 야금야금 먹었다.

TV를 보며 상상했던 맛있게 매운맛이 아니었다.


'이 낙지호롱구이를 먹으려고 목포까지 왔다고?'


너무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다행히 다음 날 광주에서 먹은 오리탕이 나의 허탈한 마음을 미나리와 찐한 들깨 국물로 위로해 주었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이번 대구 여행은 용기를 내어 글쓰기 모임 단톡방에 문을 두드렸다.


다음 주에 대구로 여행을 가는데
맛집 추천해 주실 분 계실까요?
갠톡으로 여쭤보겠습니다.

나의 구세주, 진솔 작가님이 문을 열어주셨다.

You're my destiny♬


대구에 5시쯤 도착해서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작가님이 추천해 주신 막창집으로 향했다.

30분 정도 대기를 하고 먹은 막창은 기다린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정말 맛있었다.

부드러운 막창이 추가 주문하라고 유혹을 했지만, 새콤달콤 무침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아쉬움과 설렘을 안고 오징어무침회를 먹으러 갔다.

작가님의 먹팁대로 납작만두를 추가 주문했다.

납작만두 이불로 감싼 무침회를 먹은 나와 일행들의 눈에서 하트가 뿅뿅 발사되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입에 침이 고인다.

작가님과 맛있는 음식 덕분에 대구를 사랑하게 되었다.

막창과 무침회를 먹으러 대구에 또 가고 싶을 정도로 이번 여행은 대만족이다.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이 완전 찐이라는 것을 이번 여행을 계기로 찐~하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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