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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쾌한씨 Mar 04. 2024

너를 나의 글에 담을 수 있을까?

첫 번째 이야기

'오늘은 공부방에 대한 글을 쓸까?'


정류장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며 오늘 쓸 글을 구상하고 있었다.

기다리던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버스를 향해 우르르 몰려들었다.

순서가 열 번째가 조금 넘는 차례로 버스에 올라타 맨 뒷자리 좌석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었다.

갑자기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버스 기사    "내려요!"

아주머니    "카드 찍기 전에 미리 말을 했어야죠!"

버스 기사    "아줌마! 내가 전에도 버스 타지 말랬죠?"

아주머니    "나 아줌마 아니에요! 아줌마라고 하지 말아요! 차비 환불해 줘요! 내릴게요!"


아주머니의 핑크색 크로스백 지퍼 사이로 백구의 얼굴이 둥실 떠있다.

요금통에서 백 원짜리 동전이 타다닥, 타다닥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아주머니는 자주 있는 일인 듯 동전의 개수가 맞는지 세어보고 버스에서 내린다.

아저씨는 이동장이 아닌 가방에 강아지를 넣은 채 버스를 타려고 했던 아주머니의 행동을 문제 삼아 아주머니 뒤통수에 대고 막말을 퍼부으셨다.

아주머니도 질세라 버스가 정류장에서 떠나는 순간에도 버스를 향해 계속 소리를 지르셨다.


나의 시선은 가방 속 백구에게로 향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가방 속에서 눈을 깜박깜박하고 있는 백구를 보자 10여 년 전 나와 순신이의 모습이 떠올라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우리 다음 글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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