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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Nov 21. 2022

詩 노천명 「아무도 모르게」를 읽고

불혹(不惑)과 지천명(知天命)의 사이에서...

노천명 「아무도 모르게」를 읽고

                                이은희



그녀는 아마도

아이가 있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모르게

멀리 멀리 가버리고 싶던 날

동네 어귀 산에 올라

내려다 본 마을 풍경,

쨍이를 잡는 아이들 모습이

차마 눈에서 안 떨어져

한 나절 그렇게 혼자 산 위에 있었다던

그녀가...


왠지 너무 고독하여

아주 쓸쓸히 살다갔을

그녀의 인생이

불혹(不惑)의 어디쯤 선 내게

왜 이리도

오늘은 공감이 되는지...



이은희 시집 『소소한 일상이 주는 작은 행복 』 中







이 詩는 2013년 7월 9일 화요일 나의 차 안에서 오후 3시 54분이 지날 때...

불혹(不惑)에 접어들었던 마흔 살 그때 쓴 詩이다.

아직도 그날의 느낌이 생생하다.


그때 노천명 그녀의 고독했던 인생이 유난히도 서럽게 나에게도 다가왔더랬다.

그녀가 이 詩를 썼던 때가 모 교수와의 이별 후에 쓴 詩였다고 알고 있다. 물론 그 모 교수는 유부남이었기에 처음부터 그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떻든 내 인생에 부스터를 장착하고 시간이 훌쩍 9년을 순식간에 뛰어넘은 듯 이리도 빨리 흘렀고 나는 이제 지천명(知天命)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이 詩는 2017년 가을 문협 시화전에도 출품했던 작품이다.

아직도 식탁옆 벽에 걸린 2017년 문협 시화작품




추신.

노천명 시인의 시집 《사슴》에 수록된 詩 <아무도 모르게>도 함께 첨부한다.

그리고 오늘 오랜만에 시집 《사슴》을 열어보고 그 속에서 결혼 전 남편이 써준 쪽지도 발견해서 함께 올려본다.

남편이 결혼 전 사귈 때 써준 쪽지...


추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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