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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Mar 15. 2022

詩 엇갈리다

이은희 시집 《소소한 일상이 주는 작은 행복》中

엇갈리다

                     이은희



활화산은 알 수 있을까요?
용암을 다 흘려보내고
빙하를 잔잔한 바다로 만들어버린 후
더 이상 줄 것 없는 재 된 모습으로
활화산을 안을 수 없었던
빙하의 마음을


다시 봄이 오고 꽃이 피는 마음의 신비
그대는 알 수 있나요?
단 한 번의 화려함을 위해
껍질을 뚫어내는 인고를


세월이 피워낸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한번 타고 흘러버린 찰나의 그대가

진정 알 수 있나요?



이은희 시집 『소소한 일상이 주는 작은 행복 』 中

중앙도서관 문예창작실 창밖으로 보이는 산수유꽃




절대로 내어주지 않을 것 같았던 마음 한 조각,

활화산처럼 뜨겁게 타오르던 정열로 온전히 내어주고 보듬던 마음이

빙하처럼 차갑게 얼어있던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녹여내기 시작했는데


너무 많은 사랑을 한꺼번에 모두 쏟아버린 그대는

그만 지친 모습으로 뒤돌아서네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

아무리 마음이 같았을지라도 결국 어느 한순간 어긋나 버리면 되돌릴 수는 없는 것이

또한 사랑이며, 사람의 마음이란 생각이 든다.


 한 번 타고 흘러버린 그대를 탓하지 않는다.

어차피 그것이 운명이었으리라.

그대와 나,

그리고 엇갈린 무수한 그와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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