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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Jul 26. 2022

더 멋진 남자가 되어 돌아오기를...

내 보물 1호, 큰아들 旻宗이가 대한민국 남자의 길을 가던 날...

2022년 7월 18일 오전 11시 34분...


아들과 함께 논산으로 향하는 차 속,
우리 아들은 지금 내 옆에 함께 앉아 있지만 돌아오는 차에는 나의 큰아들이 없을 것이다.
얼마나 많이 울게 될까? 나는...


어제 주일 대예배 시간에 성가대석에서 나는 그만 엉엉 울고 말았었다.
예배당에 올라갔는데 담임목사님께 기도를 받기 위해서 하얀 캡 모자를 푹 눌러쓴 아들이 앞 좌석에 미리 와서 앉아있었다.

예배시간에 모자를 쓴 까닭은 토요일 단골 미용실 원장님께서 미리 머리를 깎아주셨기 때문이었다. 기도를 받으러 나갈 때는 모자를 벗고 깎아 머리 청년 모습으로 나가 성도들께 인사를 했다.




7월 21일 목요일 오후 5시 30분 무렵...


절대로 오지 않을 것 같던 2022년 7월 18일 월요일 오후 2시, 그날이 그리고 그 시간이 오고 말았다.
나의 아들을 훈련소 철문 안으로 보내던 날 논산에는 비가 내렸다.  

내가 사는 경기도는 비가 오지 않고 맑은 날씨였건만...
갑자기 논산 훈련소 근처 소머리국밥집에서 점심을 먹여서 보내려고 차에서 내리는데 빗방울이 들기 시작했다.

나의 아들과 나의 마음처럼 그렇게...


마지막이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내 아들을 어떻게 하면서 들여보냈는지?

그 순간의 기억이 없다. 그 순간을 다행히도 학교를 조퇴하고 함께 가준 열여섯 중3 작은아들이 기억하고 있었다.

남편은 우리를 먼저 내려주고 차 댈 곳을 찾고 있는데 꼭 3분 차이로 건널목이 너무 오래 초록불로 바뀌지 않아서 아들의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고... 그래서 마지막 훈련소 앞에서 찍은 가족사진 한 장도 남지 않았다.


큰아들이 그랬단다. "엄마 울지 마, 잘 다녀올게요"

작은아들이 전해준 말이다. 그러면서 '엄마가 형이랑 제일 마지막까지 붙들고 접촉을 하고 있었다'라고 한다.
왜 난 아무 기억이 나질 않는 것일까?




입대하기 바로 전날 저녁에, 가족이 두 함께 영화 <탑건: 매버릭>을 보고 들어왔고...

집에서 자는 마지막 날 밤 11시 무렵, 안방 바닥에 이불을 펴고 잠을 청하는 아들이 평소 일찍 잠을 자던 습관과 달리 잠이 안 든다며 초조해하는 듯싶다. 

내 침대로 올라오게 하고 머리며, 얼굴이며, 등을 오래도록 쓰다듬으며 기도를 해주고 옆에서 함께 잔 기억이 남았다. 너무 다행이다. 그 기억이 오롯이 나의 뇌리에 남아있다.


논산훈련소로 향하는 차 안에서..
유일하게 찍힌 뒷모습
입대전 에버랜드로 다녀온 가족여행에서...
지난 3월 23일 로터리 장학금을 받던 날...


그 사이 못해준 것만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난다.

큰아들이라는 무거운 짐을 그 아이에게 지워준 나날들이 미안하다.

좀 더 따뜻할 걸, 나쁜 말은 한마디도 하지 말 것을..

지방 출장이 많았던 남편을 대신해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해준 나의 보물 1호,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나서 군생활을 무사히 마치신 모든 예비역, 민방위 여러분들과 아들을 낳아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게 하신 모든 선배 부모님들이 대단하시단 생각이 든다.


나의 소중한 아들이 이제는 대한민국의 아들로, 그리고 멋진 남자로 거듭나서 돌아오는 그날까지 부디 건강하고, 씩씩하고,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18개월이 너에게만은 빠르게 흘러가기를 간절하게 기도한다.

사랑하는 내 보물 1호야~~♡




추신.

오늘 저녁 무렵에 02 번호로 전화가 왔다.

한참 세탁기를 돌리기 전 애벌빨래를 하느라 거절을  눌러버렸는데 또 같은 번호다. 아예 차단을 할까? 싶었는데 끊어졌다. 그 후 작은아들이 자기 폰을 들고 달려온다. "엄마, 형이야!" 다행히도 작은아들은 그 전화를 받았다.

얼마나 다행이던지...

앞으로는 모든 전화를 꼭 받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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