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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Mar 03. 2022

나의 詩 굳이

《문학에스프리》2021 겨울호에 실었던...

굳이

                  이은희



바람을 일으켜 흔들지 말자

소소한 일상만으로도 버거워 움츠러든 어깨

잔잔한 미풍에도 견디지 못할 진중함의 무게

말 한마디에도 수백 번 되새김질할 것임을 알기에

곱씹고 뱉어낸 작은 유리알들
가열히 뜨거웠음으로 녹아내렸을
그러나 올곧은 신념으로 식혀버린 결정체


무수한 상상 속에서만 오롯이 하나 될 수 있었음을
맹렬히 타올랐을 오르가슴 속에서도
격하게 흔들릴수록 합이 되지 못함을 아는 나이

굳이 아무것도 하지 말자.


               《문학에스프리》 2021, 겨울호 中



추신.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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