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이며 Sacramento 에 아내와 아들과 함께 거주하는 Brad (Ben Stiller 주연). 그는 자신이 더 젊었던 시절 열정을 가지고 창립한 NGO 회사를 2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자의 삶을 살지는 않지만 보람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하던 이 남자, 아내도 성격이 밝고 열심히 일하는 career woman 이고, 아들은 음악 (피아노) 에 매우 뛰어난 재능이 있기에 Harvard 를 포함한 미국 동북부 지역에 있는 명문대학교들 중 한 곳에 진학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Mainstream life 는 아니지만 그다지 부러울 것이 없이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는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하지만 어느날부터 그는 대학시절 자신과 같이 공부를 하던 4명의 친구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아마도 그 계기는 동네 친구/가족들과 저녁 모임을 가지던 중 우연히 집어들게 된 잡지 표지에 올라온 이 4명의 친구들 중 한 명의 모습을 보고 gut punched 된 느낌을 가지게 된 순간부터였을까요? 한 친구는 hedge fund 사 창립자 및 사장으로, 또 한 친구는 Hollywood 감독으로, 또 하나는 백악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일을 했고 그 후 방송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고 유명한 책들을 출간한 사회 유명인사로, 또 하나는 젊은 시절 만든 IT 회사를 일찌기 매각하고 편안하게
tropical beach 에서 휴가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자신은 주류와는 멀리 멀리 떨어진 Scaramento 에서 작은 Non-for-profit 기관을 홀로 운영하고 있으니 자신이 갑자기 한심하고 실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이 와중에서 떠나게 된 아들과의 여행: 대학 진학을 위해 미국 동북부 지역 명문 대학교를 방문함과 동시에 이미 일정이 잡혀있는 Harvard 에서의 입학 인터뷰에 참석하기 위함인데, 여느 십대아들들이 그렇듯이 Brad 의 아들 또한 아버지와의 관계는 서먹하고 건조합니다. Harvard 로 간 이 두 사람, 아들의 사소한 실수로 인터뷰 날짜를 하루차이로 놓치게 되자, Brad 와 그의 아내는 어떻게라도 이 실수를 만회해주고자 방법을 찾던 중, Brad 의 4명의 대학친구들 중 전직 백악관 비서실장을 했고 Harvard 에서 강의를 하는 Craig 에게 전화를 하게 되고, 아들이 원하는 교수와의 만남, 그리고 실수로 놓친 인터뷰까지 성사시키게 되지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 친구들 중 하나가 예전 어떤 큰 이벤트에 어쩐 일이었는지 자신만 초청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런 잡다한 생각이 그를 심란하고, 짜증이 심하게 나게 되어 결국은 속으로 화까지 나게 하고, 여기에 상상이 더 추가되어, 이제는 자신의 눈에도 그리고 친구들의 눈에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라는 생각이 그를 온전히 지배하게 됩니다. 결국은 아들에게 이런 내면의 분노와 화가 드러나게 되어, 즐겁고 희망찬 여행이 되기보다는 점점 더 견디기 힘든 일정이 되어가지요. 젊었을 때 가졌던 순수한 열정들을 자신은 아직도 가지고 있지만, 친구들은 변질되어 돈에 팔렸다는 위안도 해 보고, 아들과의 여정에서 만나게 된 두 명의 열정적인 Harvard 학생들을 보며 "결국은 물질세계에 항복하게 될 것이니, 빨리 정신차리고 세상 속으로 미리 들어가라, 시간 낭비하지 말고"라는 의미로 조언까지 하며 점점 더 냉소적으로 되어갑니다.
중년으로 접어드는 남자들이 가지는 생각들: 실패감, 무력감, 소외감, 그리고 후회, 화, 분노 등의 감정들 - 이런 것들이 차후 midlife crisis 에는 다양한 증상으로 발전되기도 합니다. 마음은 젊으나 몸은 50대로 넘어가는 싯점이 가져오는 간극을 극복하지 못하며 겪게 되는 비현실적인 생각들 - 젊고 발랄하고 열정에 가득 찬 여성들을 보게 되면 드는 막막한 상상들, 이 모든 것들은 결국 Brad 는 극복해내는 듯 합니다. 아들과의 여정에서 만난 두 Harvard 학생들의 concert 를 보며 그는 눈물을 흘립니다: 마치 자신과 벌이고 있는 싸움을 이제는 그만두고 지금 그대로의 자신에 만족하고, 내려놓아야 할 것은 내려놓기로 결정한 듯 그는 아들이 보고 있음에도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지는 않지요.
이 concert 에서 Brad 의 monologue 가 마음을 찌르지요:
A sudden rush of feeling
flooded through me. I spend so much time in my mind,
puffing myself up, tearing myself down. I sat there and just listened and let myself really feel
the life inside me.
The music was beautiful. The girls were beautiful. I could love them and
never possess them, just like I could love the world
아버지와 한 결 더 가까와진 아들은 이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듯 합니다. 그 날 밤,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날 밤 호텔에서 아들은 아버지와 이런 대화를 하지요:
Brad (아버지): Sometimes I, uh, have doubts, you know? Just... worry that people look at me and, uh, think of me as a failure. But, you know, the feeling passes.
Troy (아들): You know, when we were walking around today, and you were embarrassing me, I kept thinking, like, you know, if I go to this school, everybody here's gonna remember this, and I'm never gonna be able to live this down. But you know, they're not gonna remember. Because... everybody's just thinking about themselves. You know? Nobody cares. Like, the only person that's thinking about you, is me, so only person's opinion that you should really care about is mine.
Brad (아버지): Yeah. What's your opinion?
Troy (아들): Well, I love you.
Brad (아버지): Thank you.
아들은 잠에 들고, Brad 는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합니다:
My son. He's here. We still have years together. I try to imagine the future. I kept saying, in my head we're still alive. I'm still alive.
이 영화를 보니 Ben Stiller 가 감독을 한 작품인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2013 film) 가 생각나더군요. 이 배우가 출연했던 영화를 보면 초반에는 대부분 comedy 나 엉성한 오락영화들이 주류였지만, 아마도 월터 미티 이후로는 무게감이 있는 영화, 삶에 대해 서술적으로 이야기하듯이 말해주는 영화에 신경을 쓰는 듯 합니다. 2017년작 The Meyerowitz Stories 도 그랬는데, 이런 흐름을 계속 이어가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