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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Aug 09. 2021

Hollywood, 그리고 한국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비교분석

타문화에 대해 가장 빠르고 쉽게 배우고 파악할 수 있는 채널이 영화임은 확실합니다. 특히 인터넷, 유튜브, 넷플릭스 등을 통해 여러 나라의 대중문화는 물론이고 역사, 미술, 예술 등의 ‘상급’ 문화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지금과는 달리, 2000년대 후반까지는 이런 매개체가 지금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했기 때문에 TV와 영화, 그리도 도서를 통한 정도로만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접할 수 있었지요. 문화의 전달에 있어 영화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사실이나, 이를 통해 전달된 정보들이 언제나 온전할 수는 없었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상업적인 목적으로만 만들어지는 영화들이라, 타국의 문화를 다룰 경우 고의적으로 의도되었건 또는 정보의 부재로 잘못된 정보를 포함했건 간에 감독이나 극작가 등에 의해 완전히 왜곡될 수도 있고, 일부 과장되거나 축소될 수도 있지만, 이를 cross-check 할 수 있는 터도 마련되어있지 않던 때가 pre-2000 era였다는 생각입니다.


Hollywood는 한국문화 또는 한국인에 대해 어떻게 묘사해 왔을까요? Hollywood를 통해 한국사람 또는 한국문화에 대해 미국 대중에게 강한 이미지를 남긴 영화는 어떤 작품들이 있었을까요? 적지 않은 수의 영화가 한국사람과 한국문화를 일부 보여주었지만, 불행하게도 이 영화들이 이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영화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좋지는 않습니다. 왜곡되었기에 분노하게 되고, 어쩌면 날카로운 지적이기에 매우 씁쓸하기도 하며, 공감이 가는 부분도 솔직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피하고 싶은, Hollywood를 통해 보여진 모습들입니다. 하지만 영화라는 매체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하여 타국 또는 타 문화에 대한 정보를 가장 쉽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이기에, 이런 매체들이 어떻게 한국문화에 대해 그리고 한국인에 대해 그려내는지에 대해 반드시 알고 지나가야 할 부분이기도 하지요.




1. Mr. Johnny Yune (1979)

https://www.youtube.com/watch?v=JDtyfyR0UX8


첫 시작은 재미교포 배우였던 Johnny Yune 님부터 시작해야 할 듯합니다. 미국 Mainstream에서 처음으로 한국인으로 두각을 받은 분이셨기에, 이 분부터 시작해야 함이 맞겠지요. 1970년부터 1980년대를 통해 미국에서 show business에 종사하는 연예인이라면 모두가 동경했던 talk show 프로그램이 있었답니다. 이 show에 초대를 받아서 출연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career의 급상승은 물론이고 생애의 큰 영광으로 여길 수 있었는데, 바로 "The Tonight Show Starring Johnny Carson"이었지요. 이 show에 유일하게 40번 가까이 초대를 받은 사람이 있는데, 바로 배우 Johnny Yune이었습니다.


잘 아시지요? 한국에서는 90년대 후반 "쟈니윤 쇼"를 진행했던 분. 한국인 (한국계 미국인)으로서는 아마도 처음으로 미국의 show business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분이었는데, 흥미로운 이야기는 이 분의 경우 당시 인지도가 높아서 첫 초청을 받은 것은 아니랍니다. 거의 무명이었지요. 이야기는 이렇답니다 - 1970년대 어느 날, 이 show에 예정된 guest 였던 당시 big star 였던 Charlton Heston (벤허 및 십계의 주연배우) 이 지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프로그램 담당자들과 Carson 은 그 생방송 시간을 어떻게 해서라도 조금이라도 채워야 했고, 당시 방송국에 우연히 머물고 있었던 Mr. Johnny Yune 이 스타 배우의 지각으로 인해 아주 운도 좋게 당시 최고로 인기 있던 show를 통해 national air를 타게 된 것이었지요. Live show 였기 때문에 원래 guest 가 올 때까지만 Yune을 가지고 짧게 진행하고 끝내려던 호스트 Carson 은, Yune에 대한 청중의 반응이 상당히 좋고 이 Yune 또한 끼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30분이나 할애를 했답니다. 그 후 거의 40번 가까이 초대되어 거의 regular guest 가 되었다는군요.


Mr. Johnny Yune의 경우, Asian stereotype (편견)를 역이용하여 코미디를 끌어낸 분입니다. 어찌 보면 우스꽝스러운 동양인의 이미지로 성공한 케이스였지요. 하지만 저는 이 분의 성공을 높이 평가하면 했지 폄하하지는 않습니다. 이 분이 동양인을 주제로 한 코미디를 해서 성공을 하기는 했고 그리고 한국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보여졌든 간에, Asian 으로 미국의 major show에 출연한 분은 아마도 한국인이자 재미교포인 이 분이 처음인 듯합니다. 한국에서 진행했던 "쟈니윤 쇼" 이후 이 분이 한국에서 보여준 정치적인 움직임 및 기타 이슈들은 제쳐두고, 한국인으로서는 미국 Hollywood의 주류에 입성찬 첫 case 이기에, 우리에게는 중요한 분이라는 생각입니다.




2. Do the Right Thing (1989)

https://youtu.be/YSqMk2PLjPM


그 후 Hollywood에 한국인/한국문화가 그려진 영화는 1989년작 Spike Lee 감독의 "Do the Right Thing" 이 있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Brooklyn입니다. African-American들이 살고 있는 어느 한 동네에 pizza 가게와 deli-grocery/convenience shop 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미 지역사회를 이루고 있는 African-American 들, 그리고 나름대로는 전통과 역사를 고수하며 pizza 가게를 운영하는 3명의 Italian-American 들과 이민을 와서 비교적 싼 월세를 내고 장사를 하고자 하는 Korean-American 부부간의 애매한 관계를 꽤 사실적으로 내내 그려내다가, 결국은 pizza 가게 직원과의 사소한 마찰로 시작한 어느 한 사건 때문에 어느 한 흑인 남자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죽게 되고 - 이 영화는 3년 후 현실에서 발생하게 되는 1992년 LA Riot과 이상하리만큼 비슷한 전개 구도를 가집니다 - 이를 발단으로 하여 동네에 폭동이 일어나게 되지요. Pizza 가게는 불에 타고, 결국은 남은 외인 (aliens)들인 한국인 부부의 가게로 "폭동(?)" 들이 다가가지만, 이 부부는 다가오는 군중들을 향해 "We are same"이라는 말로 이들과의 동질성(?)을 피력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이 폭동은 하룻밤 만에 끝이 나지만, 흑인사회를 중심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을 솔직하게 그려낸 영화라는 평을 받았으며, 저 또한 이 영화가 그려낸 이야기들에 대해 거의 대부분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위 영상을 보시면 한국인에 대해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그려냅니다 (단, 우리 한국사람의 견해 및 왜? 란 질문에 대한 답은 반영되지 않은 portrayal입니다):


1. 영어를 못 한다 (특히 발음): 이민자이기에 당연하지만 이 부분은 언제나 약점으로 작용합니다. 문법보다는 발음과 목소리가 더 중요합니다.


2. 무례하다: 누가 먼저 무례한가를 떠나서, 이렇게 보이는 이유는 1번과 연관이 높습니다. 영어가 어렵기에 그 결과로 보여지는 음성적인 부분과 행동에서 그리 느껴질 수 있습니다.


3. 고객의 요청을 가볍게 여긴다: 쇼핑문화인데요. 구매한 상품의 수를 정확히 센 후 백에 넣어주는 것은 미국에서는 할 수 있는 요청입니다. 상품의 만기일 확인 또한 그 일부이지요.


4. 외모로 사람을 판단한다: 돈이 있기나 하냐는 듯 꽃을 달라는 사람에게 질문하지요.


이 영화 이전에 다른 몇몇의 영화도 한국 배우가 주연을 하거나 한국사회를 그려낸 작품이 있지만, 근대사회에 있어, 즉 지금을 사는 사람들이 가장 처음 접하게 된 blockbuster급 영화들 중, 이 영화가 한국인을 비중 있게 그려낸 아마도 가장 첫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공평하지 않게 그려진 부분이 있지만, 당시에는 감내해야 하는 그때 우리의 미국 내 정치적 & 사회적 입지였지요.




3. Falling Down (1993)

https://www.youtube.com/watch?v=FPz2kBWo5X4&t=2s

이 영화 이후 1993년에는 한인들과 아시안계 미국인들을 화나게 한 영화 하나가 더 나왔습니다. "Falling Down"이라는 영화로, 역시나 Blockbuster 였지요. 이 영화에서도 한인은 매우 나쁘게 묘사되었습니다. 그 핵심에는 "영어"라는 요소가 또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또 어떤 눈으로 한국사람을 보았을까요?


1. 영어를 못 한다 (특히 발음): 85 Cents를 발음할 때 "cen"로 한 가게 주인을 보고 주연 배우가 "발음을 확실히 하라"는 말을  하지요.


2. 무례하다: 혹시나 무엇인가를 훔칠지 하고 자신의 움직임을 살피는 가게 주인을 보고 불쾌해합니다.


3. 돈만 아는 사람이다: 일반 가격보다 높은 85 cent를 요구하며, 전화 한 통을 할 잔돈도 바꾸어 줄 수 있지만 꼭 무언가를 사야 한다는 가게 주인.


주류사회 한쪽의 의견, 그것도 편견일 수 있는 의견을 일방적으로 영화에 삽입한 점도 문제입니다. 물론 그렇게 보인 가게 주인 또는 그렇게 보였기에 이렇게 영화에서까지 그려지도록 한 현지 한국사람들도 책임이 없지는 않겠지요.




4. Crash (2005)

https://www.youtube.com/watch?v=I5jMsenOZeo

설명: Crash (2005) 중 한국 사람이 등장하는 부분을 편집한 영상입니다


Falling Down 이후에는 76회 아카데미 시상식 (2005년)에 6개 부분 nomination을 받고 그중 3개 부분에서 수상 (Best Picture포함)을 받은 작품이 "Crash"라는 영화가 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LA에서 일상처럼 일어나는 인종간 마찰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아 이들이 어떤 식으로 (고의적이건 간에, 실수, 또는 의식적 아니면 무의식 적이건 간에) 서로 간에 충돌을 하게 되는지로 시작하지만, 결국에는 어느 정도 이들 간에 화해 (reconciliation)를 이루어내는 결말을 지어줍니다. 상당히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봤고, 많은 평론가들이 이 영화에 대한 호평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적나라할 정도로 인종문제를 다룬 영화는 많이 없었고, 특히 90년대 LA 폭동 이후에는 이 문제가 더 예민해진 상황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다양한 인종들 - 백인, 흑인, 히스패닉, 아랍 및 중동계, 그리고 아시아계 - 이 모두 비추어지는데, 불행하게도 아시안계로는 한국인이 그려졌지요. "불행하게도"라고 한 이유는, 오직 한국인들만이 이 영화에서 외롭게 남겨진, 어떤 화해도, 용서도, 또는 이해도 받지 못한 채로 영화의 결말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위 영상은 영화의 맨 첫 부분과 거의 맨 마지막 부분을 편집한 것으로, 두 장면 모두 한국인이 등장합니다. 시작 부분에 나오는 배역들의 대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Motorcycle Cop: Calm down, ma'am.

Kim Lee: I am calm.

Motorcycle Cop: I need to see your registration and insurance.

Kim Lee: Why? Not my fault! It's her fault! She do this!

Ria: [approaching] My fault?

Motorcycle Cop: Ma'am, you really need to wait in your vehicle.

Ria: [appraoching] My fault?

Kim Lee: Stop in the middle of street! Mexicans! No know how to drive! She blake too fast!

Ria: I "blake" too fast? I "blake" too fast? I'm sorry, you no see my "blake lights"?

Motorcycle Cop: [to Ria] Ma'am...

Ria: [to Kim Lee] See, I stop when I see long line of cars stop in front of me. Maybe you see over steering wheel, You "blake" too.

Motorcycle Cop: [to Ria] Ma'am...

Ria: Officer, can you please write down in your report how shocked I am to be hit by an Asian driver?


이 영화에서는 또 어떤 눈으로 한국사람들을 또는 아시안 사람들을 보고 있을까요?


1. 영어를 못 한다 (여전히 발음을 건드립니다만, 시제와 관사, 접속사까지): R과 L 발음에 대해 comment를 하지요? 유창함은 어느 정도 있다고 봐야 하나, 아직도 영어는 영화에서 아시안들을 비유할 때 제1순위로 악용/사용되는 도구입니다. 그리고 그 많은 아시안 아메리칸들 중 1세가 아닌 2세, 3세도 있음에도 1세대 이민자들만을 이렇게 단골처럼 그려내고 있을까요?


2. 무례하며 인종차별적이다: 사고가 발생한 후 상대 여자의 외모를 보고 멕시칸이라고 하며 이민국에 신고하겠다고 하며, 소리만 치는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영화의 중간에는 인신매매를 하는 것도 나오지요. 사실 70년대부터 심지어는 지금까지도 매춘사업을 하다가 단속에 걸린 한인들의 이야기가 꽤 자주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인신매매의 경우는... 글쎄요. 이 부분은 중국인들의 경우를 한인에 죄다 붙여버린 듯합니다. 이 또한 참 공평하지 못한 일이지만, 이를 이슈화하기엔 이미 영화가 작품상까지 받은 후라 너무 늦었었지요. 이 부분에 대해 영화가 개봉되기 전 및 기간 동안 아시안계 사회단체에서 많은 시위를 했고, 저 또한 참석한 경우가 많으나, 정치적인 & 사회적인 힘이 약한 아시안계 *(특히 한인계) 에게는 이를 막을 방법 및 이슈화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위 영상의 후반 반쪽을 보시면 한인 부부가 나오는 장면과 대사가 나옵니다:


Kim Lee: I am speaking English, you stupid cow! My husband name Choi Jin Gui! Jin Gui!

Nurse: Ma'am!

Jin Gui: Kim Lee.

Kim Lee: I thought you were dead. I called every hospital.

Jin Gui: It's okay. I'm okay. Thank you for finding me. Will you do something for me?

Kim Lee: Anything.

Jin Gui: Go to the locker. No, next one. In my wallet, there's a check. Bring it here.

Jin Gui: 은행 가서 빨리 캐시 해와!


3. 돈만 아는 사람이다: 개인수표를 받은 여자의 남편이 빨리 가서 수표를 현금화하라고 합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크고 작은 사업을 하는 교포분들의 경우는 잘 알고 있는 경우인데, 개인수표를 고객이나 거래처에서 받은 경우 빨리 현금화를 하지 않으면 그 수표가 부도가 나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연일까요? 그 고객의 상당수가 흑인 또는 히스패닉계 또는 이민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 영화가 실제 street reality는 이해하지 못한 채 한인들이 돈만 아는 사람이라고 몰라간 상황이 참 화가 나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가 아시안계, 특히 한인들에게는 큰 악영향을 준 이유는, 이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라는 점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았고, 은연중에 이러한 이미지가 평소에 접하던 한인들에 대해 (그들의 입장에서는 아시안들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재미아시안들 또한 자신들을 알리기보다는 삶에 열중하거나 일부의 경우 영화에서 나온 듯이 나쁜 이들도 있습니다) 또는 이들과의 크고 작은 경험에 연계하여 더 나쁜 이미지를 만들어버린 듯하다는 의견입니다.



5. Birdman (2014)

https://www.youtube.com/watch?v=d-8luQOEaQM


2014년작 "Birdman"이라는 영화도 상당히 유명했지요.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이기도 하며 4개 부분 수상작입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어제 올려드린 Crash (2005)와 같이 영화 초반에서부터 그랬듯이 한국과 관련된 아주 부정적인 장면과 대사가 나왔습니다. 몇 초간의 장면이었지만, 영화의 매우 초반에 나온 대사였으며 주연급 여배우 Emma Stone 이 영화에서 처음 뱉어낸 대사라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다는군요. 영상이 2분쯤 지나간 후부터 나옵니다. 제가 뉴욕에서 2015년 봄 길거리를 가던 중 몇 명의 히스패닉 청소년들이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한인들에게 이 여배우가 한 대사를 흉내 내며 조롱하는 것을 보기도 했었을 정도로 아주 기분 나쁜 대사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 한국에서도 인기가 있었지요. 그리고 다행히도 Emma Stone의 이 대사로 인해 한국에서도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물론 영화는 좋습니다만, 감독과 극작가가 (아무리 영화 속 이야기라 할지라도) 한국인을 대하는 미국의 일반인의 태도를 이렇게밖에 그려내지 못할까? 하는 불만은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한 말은 아니겠지만, 탑 배우로서 이에 대한 반대의견도 내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에서는 한국인이 아닌 김치에 대해 모욕적인 대사가 나온 것이지만, 사실 그 톤에 있어서는 저는 한국인에 대한 모욕적인 대사로 이해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cfXhXw0fco


제가 쪼잔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치 냄새 풍기지 말라던 대사를 마다하지 않고 했던 배우가, 그 영화에 출연한 후 10년이 지난 시점에 "난 K-pop 이 좋아"라는 말을 왜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2015년 Conan O'Brian Show에 나와서 한 말이지요. 그녀가 과연 K-Pop을 좋아할까요? 글쎄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 여자, 저는 계속해서 좋아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La La Land 란 영화는 쳐다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예전 Meg Ryan을 갑자기 좋아하지 않게 된 이유처럼 말이지요.




다음에는 1980년대를 통해 일본의 색을 미국에 아주 제대로 그리고 매우 긍정적으로 각인시킨 미국 영화 3편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잠깐 이야기하자면 영화를 통한 일본의 이미지 메이킹은 80년대 당시 큰 인기를 누렸던 품질 높은 일본 자동차들의 명성과 그 후광으로 인해 아주 긍정적으로 각인되어, 지금 미국의 40대부터 60대까지의 머릿속에 일종의 추억으로 남아 있을 정도로 강했습니다. 반면 영화를 통한 한국의 이미지 메이킹은 당시 현대자동차의 이미지와 겹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었지요 (아래는 현대자동차에 대한 언급이 나온 유명한 sitcom "Seinfeld"의 한 장면입니다).



슬프게도, 그리고 분노에 가까울 정도로 - 위에 올려드린 mainstream 영화 속에서 그려진 한인들은 영어를 잘 못하고, 무례하며, 불법행위를 하고 돈만 하는 Deli-grocery owner 들로 묘사되어 왔습니다. 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는 변화 없는 상태였지요. 그 후 최근에는 2세 이창래 교수 (미국에서 선정한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높은 작가 중 한 명입니다)의 단편소설을 영화로 한 "Coming Home Again (2019)"이나 Issac Chng 감독의 "Minari (2020)"가 나오면서 세월이 가면 갈수록 저급화되는 Hollywood의 한국인/한국폄하의 취미는 조금 사그라질 듯합니다.


지난해 미나리라는 영화로 인해 한국 배우인 윤여정 씨에 대한 찬사가 상당했지만, 사실 한국의 입장에서는 Issac Chung 같은 감독이 Hollywood에 등장했다는 사실에 더 찬사를 보내야 했지 않았을까요? 백인들과 유대인들이 쥐었다 폈다 하는 그 험난한 미국의 영화계에서 이만큼의 성공적인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돈이 많아서 여기저기 투자를 하지 않은 영화가 있을까? 할 정도로 부유한 Brad Pitt 이 이 영화에 투자를 했다고 해서 이 사람을 색다르게 볼 이유도 없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각본의 원작자가 한국인이나 재미교포이며, 한국인 감독 또는 재미교포 감독이 만든 영화가 많이 나와서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들어주길 바랄 뿐입니다.


- Con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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