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으로 세상에 대해 어느 정도의 담을 쌓는 것과, 누군가로 인해 강제로 세상에 대해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의 차이는 크다 - 정신적, 육체적, 그리고 심리적으로 전방위적인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전자는 내가 내린 선택으로 인해 홀가분하고 심지어 흥겹기도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내 선택도 아닌 강제로 집단 추행을 당한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어제를 기준으로 하여 VOCID-19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대형마켓과 백화점 출입이 불가능해졌고, 계도기간도 일주일이나 있었음에도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자유민주주의의 땅에서 내 선택으로 맞지 않은 백신, 그리고 나의 선택이었음에 책임감도 당연히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기에 백신접종자들보다 더 조심하고 다니는데, 어떻게 이런 조치를 당해야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객사 상대들을 만나면 백신을 맞았다는 이유로 회의시간에도 마스크를 벗는 자들이 지난 달부터 보이기 시작했는데, 정말 그들은 이 백신이 그들을 보호해 줄 것으로 보는 것인가? 보건복지부가 지난 금요일, 99% 가 백신을 맞아도 전염을 막지 못한다는 말을 했고, 재판부도 이에 대해 그렇다면 백신패스의 효과없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음에도 답을 못한 복지부였는데, 이게 어쩌자고 하는 것인지?
매번 들어가던 마켓에 하루가 지나자마자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이 서글프고 분하다는 생각도 든다.
정확하게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라는 소설에서 LA 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형빈과 윤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날 밤 술을 먹고 거처에 돌아와서 형빈이 윤주에게 던진 말이 기억난다 - 이와 비슷한 말이었던 듯 하다: "그대와 나, 한 잔의 와인을 같이 하며..."
한국에는 97% 에 가까운 사람들이 백신을 맞은 상태라, 위와 같은 말을 던져서 위로를 구할 상대도 없는 듯 하다. 미국에 있는 comrades 와 채팅으로 그저 위로를 받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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