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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Feb 22. 2022

The Office 가 그리운 이유

지나가는 생각들

해가 갈수록 그리고 아마도 2010년 이후로는 잘 만들어진 드라마를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최근들어 미국에서 합법화가 가속화되는 마리화나처럼, 아마도 90% 이상의 영화와 드라마들이 보면 독이 되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저만이 아닌가봅니다. 2005년에 첫 방송을 시작한 후 2013년에 막을 내린 The Office (US) 에 대해 많은 미국인들이 매우 따스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기사들이 최근 자주 올라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드라마가 방영될 당시 십대였던 지금의 20대들이 The Office rerun 을 아주 즐겨 본다는군요. 어느 대학교의 심리학자가 이를 두고 "삶과 직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압박을 받고 사는 젊은 세대들이 이 드라마를 보면서 냉혹하고 비인간적인 현실에서 잠시라도 도피할 수 있다고 (escapism) 느끼고 있다" 라고 했답니다. 


이렇게 20대들에게도 때늦은 인기가 높은 이 드라마는 물론 40대 및 50대, 그리고 모든 연령대에서 매우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이랍니다. 이 드라마의 배경으로 나오는 종이회사같은 곳에 다닐 일이 없는 20대 젊은이들도 이 드라마를 즐겨 보며, 경제 위기 속에서 자신들의 직업이 영원하지 않고 바로 내일 끝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쌓여 살고 있는 이들 젊은이들의 부모세대 또한 이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아마도 이들은 그들의 삶에 현재진행형으로 무겁게 그리고 차잡게 자리잡고 있는, 그리고 아마도 삶이 지속되는 한 영원할 지 모르는 불안을 조금이나마 달래기 위해 펜실바니아의 작은 도시에 위치한 이 한가한 회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지요.


2013년에 종영된 이 드라마 - 최근 이 드라마의 rerun 이 모든 연령대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지금,  왜 이 평범한 이야기가 십여년이 지나는 세월 속에서도 살아남아 지속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이유를 '그저 재미있는' 드라마라서, 또는 Steve Carell 이 나온 드라마라서는 아니겠지요.



예전을 생각하고 동경하며 "the good-old days (좋았던 그 시절)" 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지금의 세상에서는 '뒤쳐진 사람들'이라고 하더군요. 


과연 그럴까요?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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