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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Mar 13. 2022

무엇으로부터의 보호?

지나가는 생각들


거의 십년 전 Saudi Arabia 에 살던 친구가 해 준 말이 기억납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외출시 여성들에게 hijab 을 입도록 하는 법은 표면적으로는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라더군요. 하지만 정작 그 '보호'를 받는 여성들 대부분은 이를 매우 싫어하고 마음속으로는 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답니다. 결국 이런 '보호'는 보호가 아닌 '감금'이고 '박탈'이며, 노예화에 가깝다고 해야겠지요. 이후 많은 개방을 통해 여성을 조금 '덜' 보호하는 사회가 되었다지만, 큰 변화는 아닌 듯 합니다.


사우디 아라비아 및 중동 여러 국가에서 행해지고 있는 감금적 보호의 또 다른 예를 Russia 와 Ukraine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전쟁 속에서도 찾을 수 있더군요. 영국의 주류 언론사인 Independent 와 그 외 세계 여러 major media 에서 최근 며칠간 관련하여 보도한 내용들 중 Youtube 에서 러시아 정부 또는 관련기관이 올린 '러시아의 선동적인 영상들'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한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Russia 의 편파적인(?) propaganda 를 막기 위한 결정이라는군요 (Google has banned the YouTube channels of Russia Today and Sputnik in Europe. “Due to the ongoing war in Ukraine, we’re blocking YouTube channels connected to RT and Sputnik across Europe, effective immediately,” Google said in a tweet).



경제제재와는 다른, 시청자들을 러시아의 악한 disinformation 으로부터 전 세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인데, 이는 '보호'라는 듣기 좋은 이유를 통해 언론을 차단하는 행위로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올바른 것을 판단하는 일은 각 개인의 권리이자 책임일텐데, 이를 검열 또는 막음으로서 사람들이 볼 것을 선별해서 보여주겠다는 행위는 자유민주국가의 체제와는 어울리지 않지요. 


혹시 이런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구촌 대부분의 사람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을 이미 잃은 지 오래라, Youtube 를 앞세운 '선한 세력'들이 친철하게도 우리가 볼 것들과 보지 않아야 할 것들을 선별해서 제공하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지금까지 conservative 로 살아온 제 관점으로는 괴이하게만 보이는 현재 상황의 진행입니다. 확실한 것은  최소한 이 전쟁과 관련하여 그 어느 나라도 잘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각자도생의 세계는 이미 도래한 것이 맞다는 생각입니다.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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