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를 지지한 서방국가들, 그 지지가 순수하게 하나의 주권국가를 무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건 또는 결국 자신들의 이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었든 간에 표면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와 사회주의에 대한 응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나 저렇게나 그들이 지지하는 우크라이나는 처음부터 이런 '기대'에 부합하는 국가였을까요?
최근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에 그 나라의 대통령인 Zelensky는 그의 공식 instagram에 이런 사진들을 올렸답니다. 지금은 delete 된 듯, 보이지 않는 이 특정한 사진의 경우 신나치주의의 상징인 regalia를 가슴에 장식한 어느 우크라이나 군인(?: 우크라이나의 정규군에는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들이 많이 흡수되어 있습니다)의 모습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 사진은 삭제된 듯 하지만 그 외 올려진 다른 군인들의 사진들도 매우 특이한 것이, 1940년대 Nazi의 "제3 제국"을 상징하는 휘장으로 장식한 민병대 군인들의 사진은 지우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전 세계 언론에서는 이번 우크라이나-러시아의 군사적 충돌에 대한 균형 있는 견해를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에서 (텔레그래프 등) 그나마 가끔 최근에 다소 중립적인 기사를 내보내고 있기는 합니다. 1주일 전에는 "Ukraine only has three months to prevent a winter betrayal" 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서방국가들 (주로 유럽) 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등 돌리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아내기도 했지요 (https://www.telegraph.co.uk/news/2022/08/17/ukraine-has-three-months-prevent-winter-betrayal/).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와 사회주의에 대한 응징이 서방국가들의 지원 목적이었다면 겨울의 배신이라는 언급이 나올 리는 만무합니다. 결국 그나마 진실성이 있었던 20세기 중반의 서방국가들의 철학은 이제는 겉치레의 2000년대를 지나 지금은 바닥이 난 것이 보이지요.
대중문화적 그리고 사회문화적인 서방세계의 '매력'도 시들어가는 지금입니다. 서구의 liberalism (리버럴리즘)이 자유를 넘어 방종으로 치달은 지 오래되어, 지금은 일반적인 가치관이 깨지면서 전통적 가족구조의 해체, 성 정체성에 대한 혼돈 등의 상태로 본격적으로 하향하고 있습니다. 국제정치에 있어서도 대외적으로는 국경을 없애고 글로벌은 하나라는 그럴듯한 motto를 내세우며 통합적인 철학과 혁명을 일으켜 각 국가가 가진 독특한 색이 없어진 지금, 즉 민족국가적인 정체성이 지워지는 결과를 낳고 있지요. 여기에 더해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전체주의적인 개념을 추가하면서 개별 국가들의 주권을 은근히, 아니 지금은 노골적으로 침해하고 있습니다. 듣기에는 그럴듯한 기후변화 대비를 위한 탄소 중립 같은 어젠다를 통해 타국의 정책에 대한 간섭을 아주 자연스럽게 하지만 마치 정의를 이루려는 형세로 전체주의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지금입니다.
이런 서방국가들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이 주축입니다만)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들은 보통 민족국가적인 정체성이 지워지는 신호가 가장 먼저 나타납니다. 예를 들면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시인이었던 Alexander Pushkin의 흔적을 지우려고 꽤나 애를 쓰고 있더군요.
CNN 이 일찌감치 포기한 중립적인 보도를 '대신'해주는 Al Jazeera에서는 이런 기사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문화를 지우려고 하나?"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내 지하철역에 위치한 Pushkin 동상에 붉은색 페인트를 뿌리는 일도 발생되었다는군요.
이런 행위를 두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데, 사실 규모만 다를 뿐 몇 년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있었던 탈레반의 만행, 즉 세계문화유산들 중 하나는 대형 불상 파괴와 다를 점이 뭐가 있을까요? 그 당시 서방국가들은 한 목소리로 탈레반을 비난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Houston University의 Adam Ellwanger라는 교수는 최근 The American Conversative에 아래와 같은 글을 기고했습니다: "유행(?)을 추종하는 것의 포악성"으로 간신히 해석되는데, 가장 최신형 또는 최근의 유행을 무조건적으로 따라가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포악 (또는 잔인)할 정도로 이를 직간접적으로 질타하고 강요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Ellwanger교수는 한 예로 모두가 갑자기 Kiev를 키예프에서 키우라고 읽기 시작했고, 이를 따라 하지 않으면 "You are not one of us"가 되는 현상, 즉 Current Thingism 이 서방세계에 만연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교수는 기고문을 통해 이런 행태는 사람들의 사고를 좁게 하고 일편적으로 만들어 병적으로 퇴화하게 하여 깊은 사고를 하지 못하게 된 대중들로 인해 결국은 한 국가 또는 세계의 미디어 정보시스템을 공정하게 유지하는 데 있어 큰 해가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즉, 미국의 current thingism 이 미국적인 전통과 자유민주주의의 퇴행을 가져오고 있다는 논리로, 저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조금 더 확대해서 (미국)서구문화에 대한 것도 이야기해 보면, 8월 초 러시아 설문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점점 더 많은 러시아인들이 서구적인 가치에 대해 환멸과 염증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4분의 1은 서구적 위주로 된 문화가 파괴적이라고 응답했다는군요. USSR 이 붕괴된 1990년대에는 서구 사회를 긍정적으로 보고 동경했던 러시아 사람들이 대다수였지만 지금 2022년 기준으로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설문은 또한 서구의 민주주의 모델은 로 아시아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2000년에는 25% 였지만 지금은 33% 로 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반이 넘는 사람들이 실제적으로 서구 민주주의 모델은 동방에 아무런 이득이 없다고 봤습니다. 2000년 기준 과거 22년 사에 서구적 가치관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55% 에서 30% 로 크게 줄었다고 발표하기도 했지요.
최근 안성과 하남에 위치한 스타필드라는 mega shopping mall 두 곳에 다녀왔습니다. 유명한 만큼 그 다양함에 놀랐습니다. 예전 New York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Roosevelt Mall에서 느꼈던 느낌과 유사할 정도로 대단하더군요. 유명세만큼이나 사람들도 다양했습니다. 어느 한 지역의 사람들이 아닌 한국의 여러 곳에서 (수도권 mall이라 5천만 국민 전체를 대변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사실 한국은 수도권이 한국을 대표하지요) 온 일종의 sample 이기에 이 또한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주로 40대 이하의 group을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남녀 할 것 없이 (옷과 장식으로 치장한 것을 배제하고 봤을 때) 신체적으로 서구화는 확실히 진행된 듯, 키가 크고 세련된 외모를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식생활이 변하고 생활방식이 '미국화'된 결과, 신체적으로도 상당한 변화가 있음을 새삼스레 다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들 중 신경이 쓰일 만큼이나 높은 비율의 수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 또한 목격했습니다. 사견이 들어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그들의 노출 정도, 옷차림 (특히 신발), 문신, 대화법, 아이들에게는 관대하나 노인들에게는 무자비할 정도로 불만을 표시하는 모습, 그리고 주변 상황이나 사람들에 대한 배려나 양보 등이 전혀 부재하다는 것을 몇 분도 되지 않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또한 인종적인 편견이라 볼 수 있겠지만 뉴욕에서 간간히 접하게 되는 사람들 (Brooklyn의 저소득층 지역 또는 Queens의 Hispanic 인구가 밀집된 지역)로부터 경험한 직간접적인 불쾌함을 느꼈다면 믿으실지요?
무분별한 서구문화, 특히 미국 문화를 받아들인 결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곡물가가 상승하고, 세계평화가 위협을 받게 되고, 유럽의 많은 사람들이 혹독한 겨울을 경험하게 되고, 그리고 중동에서는 아직도 위협적인 이란과 그 주변 국가들 간의 시한폭탄 같은 조건들, 그리고 머지않아 공격을 당할 것이 거의 확실한 타이완에 대한 걱정보다, 그 예전, 국기에 대한 경례가 삶의 작은 일부였던 한국, 충효사상이 몸에 배어있던 이 나라가 언제 이렇게 (좋은 문화보다) 쓰레기 같은 서방문화를 아주 쉽게 여과도 없이 받아들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한탄과 더불어 앞으로는 이곳이 어떻게 변할지 걱정이 되는 요즘입니다. 과거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진실하게 이야기하던 어느 한 미국 기업인의 이야기처럼 - "한국은 Conficianism (유교적) 국가가 아닌 confused (헷갈린 상태의) 국가가 아닌가 생각한다" - 우리의 색은 지워져가고 있습니다. 아마 거의 다 지으ㅝ졌을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