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을 성인으로 살아보지 않았지만 이 시대를 막연하게 동경합니다. 어린 시절의 눈으로 보았을 뿐 직접적인 경험이 없기에 당시 살면서 보았던 것들과 들었던 것들을 (어른들의 세계를) 기억속에서 꺼내서 지금 현재세상의 인터넷을 통해 당시에 대한 많은 정보들과엮어봅니다. 막연한 안개같았던 1970년대라는 시절이 실제로 어땠을 것이라는 것을 이렇게 비교해보면 어린 시절 이 시대를 이해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당시 세상에 대해 더 뚜렷한 이해를 하게 되지요.
그 때나 지금이나 혼돈스러운 세상이었음은 당연합니다 - 그 당시에 20대 또는 30대, 아니 중년 또는 노년으로 살고 있었더라도 당시의 상황들을 보며 차후 다가오는 미래가 더 좋아질 리는 없다고 생각했을 듯 합니다. 그리고예전을 동경하는 (즉, 지난 1940년대 또는 1950년대를) 마음은 지금 2022년을 살면서 과거 (즉, 1970년대 또는 1980년대를) 그리워하는 것과 별 다를 것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당시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지금 2022년을 지나고 있는 세상에서는 명곡이나 명작영화 또는 명작소설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이나, 전설적인 명연주가, 성악가, 가수, 또는 미술가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이에 반박하는 의견을 가진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중문화는 물론이거니와 high culture 에 속하는 subject 들 (philosophy, history, art, and literature 등) 에서도 현재의 세상은 십수년전의 문화들, 즉 예전 것들을 다시 reproduce 하는 방식으로그나마 간신히 문화라는 선의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70년대 하면 떠오르는 인물들을 돌아보게 되었고, 그 중 한 명인 Nana Mouskouri 가 생각나더군요. Greece 출신의 가수로, 아직까지 생존해 계신 전설적인 가수입니다. 이 분이 노래한 수많은 아름다운 노래들이 많은데 그 중 "Even Now" 라는 노래가 "Plaisir d'amour" 다음으로 생각이 나더군요.
가사는 간단하며 별다른 의미가 없는 듯 합니다. 그저 어느 대학생이 노트에 끼적거린 몇 구절의 사랑시 같은 내용이지요. 그리고 이 노래를 부른 Nana 의 목소리가 현존하는 가수들 (발성력 좋고 파워풀하며 또는 섬세한 음색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류들) 보다 궁색할 수도 있습니다만, 1970년대라는 당시의 세상 - 어찌 구체적으로 표현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하지만 지금보다는 더 살기 좋았고 로맨스가 진실했으며 사람들도 사람다운,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살아보지 않은 세상 - 에 가장 어울리는 목소리와 노랫말을 마치 당시의 세상을 지금 살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하도록 만드는 그런 노래입니다. 가보지도 않은 그리스에서 이 노래를 듣고 있다는 착각도 좋고, 아니면 아직 가지 못했던 70년대의 뉴욕의 거리에서 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는 꿈을 꾸고 있다고 해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