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이 노래를 할아버지께서 들으시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참 오래된 노래구나 하고 생각되던, 그렇게나 오래된 노래였지요. 가사는 당시는 영어라는 것을 모르는 8살도 안 되는 나이였기에 알 길이 없었으나, 노래의 음은 기억에 남았을 정도로 감미로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Regrets, I've had a few... and saw it through without exemption" 부분에서 흘러나오는 orchestra의 연주 부분은 들을 때마다 목이 조금은 메어옵니다.
이 곡은 Frank Sinatra라는 이름의 전설적인 가수가 불렀습니다. 그의 유명세는 당시 분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위대함, 전설적이라는 정도를 넘어 어떤 pedestal (대좌)의 경지에 오른 듯 했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당연할지 모르지만 그의 명성과 유명함과 비례하여 생겨난 여러 다양한 루머와 이야기들이 아직까지 존재합니다만, 아직까지는 대부분 미스터리로 남아 있기도 하지요. 마치 베일에 싸인 듯 신비로운 존재였기도 하지만 가장 대중적인 연예인이었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이 전설적인 가수와 관련된 이런저런 좋고 나쁜 이야기들을 '까발리려는' 시도조차도 없습니다. 인종차별주의자, 마피아와의 연관성, 여배우들과의 염문설 등 많고 많지만 아마도 이 가수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 아무도 해를 가하고 싶은 (또는 가하고자 할 배짱이 있는) 미국인들이 아직은 없는 듯 하지요. 심지어는 BLM을 포함한 여러 pro-liberal 세력들도 - 그들이 최근 Thomas Jefferson 동상을 끌어내어 부순 것처럼 - 이 사람이 위치한 저 높은 대좌를 깨어 부술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어렵겠지요.
이 분이 부른 노래들 중 My Way라는 곡은 젊은 사람이 절대로 부를 수 없는 곡입니다. 대부분의 남성에게도 어울리지 않는 이 노래를 여성이 이 노래를 부르기에도 매우 무리입니다 (여성이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몇 번 보았지만 동정스런 박수도 받지 못하는 것을 보았으며 아예 "부르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만 남더군요). 예를 들어 현존하는 Elon Musk 도 이 노래를 부르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입니다 - 아마도, 혹시 아마도, 미국의 전 대통령인 Bill Clinton 에게는 어울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오해를 하지 않아야 함이, 젊은 시절 세상에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고 세월이 흘러 나이가 노년으로 접어든 어떤 유명한 공인에게만 어울린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비교의 기준이 매우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길에서 구걸을 하는 노인이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본다면 가던 길을 멈추고 그의 눈을 보며 그가 노래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목소리를 듣고자 진실하게 노력했을 듯합니다.
연륜과 신비로움, 즉 오랜 세월을 지내오며 차마 아무에게나 고백할 수 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들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 없어 노래로 표현했다는 것이 Frank Sinatra의 My Way 가 뛰어난 곡이 된 이유겠지요 (하지만 정작 본인은 싫어했다는 딸의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Sinatra 가 이 노래를 싫어한 이유는, 가사의 내용이 너무 자기중심적 (self-serving)이고 제멋대로 (self-indulgent)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데, 싫어할 시간조차도 없이 이 노래가 너무나 유명해져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사실 이 노래의 가사는 Paul Anka라는 작곡가이며 가수가 Frank Sinatra를 소재로 하여 써냈다고 합니다. 음악의 경우 프랑스 가수인 Claude François의 노래 “Comme d'habitude”를 단돈 1불에 권한을 사 왔다고 합니다. 이 멋진 가사와 음악을 조합해 만들어낸 "My Way"를 드디어 Sinatra에게 Las Vegas에 있는 Caesar's에서 들려주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Sinatra 가 이 노래를 부르겠다고 확답은 주지 않았지만 그의 반응에서 아마도 그가 이 노래를 부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는군요.
두 달 후 Anka 가 뉴욕에 있게 되었는데, Sinatra 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Sinatra는 Anka에게 "야! 이거 한 번 들어봐라"라고 하며 My Way를 불러주었다네요. 이 노래의 주인공인 Sinatra로부터 직접 듣게 된 Anka는 그 자리에서 울어버렸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이 노래를 간간히 듣게 됩니다. 퇴임 파티, 노래방 등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많다지요? 직장에서 오랜 세월 동안 일하고 정년을 채운 후 은퇴를 한다는 일은 대단한 일이겠지만 결국 직장이었을 뿐이니 퇴임의 순간에 부를 노래도 아니고, 어느 영화에서처럼 조직폭력배의 우두머리가 다른 장소도 아닌 노래방에서 부를 노래는 더욱 아니지요. 어느 유명한 스포츠 선수의 마지막 경기 후 그를 보내며 흘러나오는 것도 그다지 어울리지 않습니다. 가사를 잘 이해한다면 그 이유가 이해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결국은:
"성공한 인생을 산 남자가
황혼기에 접어들어
부르는 노래라기보다는
평범하더라도 말 못 할 과거가 있는
노년의 남자가 부르는 노래"
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사의 경우 전체적으로 monologue 방식으로, 남성다움이 넘쳐나지만 또한 매우 애절합니다. 외로움 또한 느낄 수 있지요.
And now, the end is near
And so I face the final curtain
My friend, I'll say it clear
I'll state my case,
of which I'm certain
이제 끝이 거의 가깝게 다가왔고, 삶의 마지막 장이 시작되는 커튼을 앞에 두고 있다. 친구야, 그 누구보다 잘 아는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I've lived a life that's full
I traveled each and every highway
And more, much more than this,
I did it my way
난 내 삶을 쉴 틈도 없이 살았어. 여행해 보지 않은 길이 없을 정도지. 하지만 이것보다도 더 중요했던 건 모든 것을 내 방식대로 했다는 거야.
Regrets, I've had a few
But then again,
too few to mention
I did what I had to do
And saw it through
without exemption
후회, 조금 있지. 그런데 말이야, 언급하기엔 너무 적어. 단지 그저 내가 했어야 할 일들이었고 주저함 없이 했다네.
I planned each charted course
Each careful step along the byway
And more, much more than this,
I did it my way
계획하지 않고 진행한 큰 일은 하나도 없었고, 삶의 지름길이 보이면 더 조심히 계획하며 대했지. 하지만 이것보다도 더 중요했던 건 모든 것을 내 방식대로 했다는 것이겠지.
Yes, there were times,
I'm sure you knew
When I bit off
more than I could chew
But through it all,
when there was doubt
I ate it up and spit it out
I faced it all and I stood tall
and did it my way
그래, 그런 때가 있었지. 너도 알잖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 과하게 욕심을 부린 때들 말이야. 이럴 때마다 내가 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들면 그 의심을 삼켜 뱉어버렸고 당당히 서서 맞섰지, 내 방식대로 말이야.
I've loved, I've laughed and cried
I've had my fill, my share of losing
And now, as tears subside
I find it all so amusing
To think I did all that
And may I say, not in a shy way
Oh, no, oh, no, not me,
I did it my way
사랑도 했고, 행복할 때와 슬플 때도 있었지. 많은 것을 얻은 순간들도 참 많았지만, 반대로 많은 것들을 잃은 순간들도 많았어. 지금 세월이 지나 이제 감정을 추스를 수 있는 나이가 되어 보니 그 모든 것을 내가 다 했다는 사실이 참 놀라워.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수줍어하지 않고, 아, 그래, 그래, 부끄러워하는 건 내 방식이 아니지, 내 방식대로 했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
For what is a man,
what has he got?
If not himself,
then he has naught
To say the things he truly feels
And not the words of one who kneels
남자는 뭐고, 남자가 가진 것은 무엇일까? 그 자신을 확고하게 믿지 않는다면 가진 게 하나도 없는 것과 같지. 비굴한 사람의 말이 아닌 내가 진심으로 느끼는 대로 말하는 게 남자 아니냐?
The record shows
I took the blows
And did it my way
Yes, it was my way
내가 살아온 여정의 흔적이 이런 모진 세상을 다 헤쳐가며 내 방식대로 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그래, 그게 내 방식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