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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의 테이블

지나가는 생각들

by Rumi


"쓰러진 전우의 테이블"이라고도 알려진 전시물 (an installation)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Missing Man's Table 이라고 하며, 이는 미합중국 군사시설 내 식당 또는 행사장 내부에 실종 또는 전사한 군인을 기리기 위해 정해진 기간동안 놓여진답니다. 이 테이블의 시초는 베트남 전쟁 당시 포로가 되거나 실종된 미군들을 위해 처음 시작된 의식이라고 하지요.



이 테이블은 이렇게 구성된답니다. 우선, 흰색의 tablecloth 는 자유 수호를 위한 국가의 부름에 주저함 없이 응한 순직 또는 실종된 동료의 순수하고 진실된 마음을 상징하고, 한 송이 장미의 의미는 순직 또는 실종된 동료가 흘린 피를 상징하며 (또는 해당 군인 가족과 친구들이 그가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속 희망을 상징하기도 하며), 붉은 색 리본의 경우 그가 보여준 국가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답니다,


테이블 위에 놓여진 것들을 보면, 우선 빵 접시에 놓여진 레몬 한 조각은 실종된 동료의 쓰라린 운명 (아마도 순직했음을 암시하는) 을 상징하고, 소금은 그를 기다리는 동료와 가족, 그리고 친구들의 눈물을 상징하며, 뒤집어진 채로 세워져있는 컵은 실종 또는 순직한 동료가 다시는 이 데이블에 같이 참여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켜진 채로 놓여있는 촛불은 모든 사람들 마음속에 남아있는 실낱같은 희망을 상징하며, 빈 의자는 돌아오지 못하는 전우의 자리를 의미한다고 하지요.


가끔은 미니시리즈나 영화에서 참 좋은 이야기들을 접하게 됩니다. 이 테이블이 The Last Ship 이라는 series 에서도 나오기도 했지요. 이 후 많은 사람들이 이 테이블의 의미를 찾아보았다고 합니다. 저는 (다행히도) US Aamy 와 연관된 일을 해 오고 있기에 이 의식을 자주 접해보았고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miniseries 이야기로 돌아가서 해당 장면을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오늘, 희생된 동료들을 추모하고

그들이 우리와 인류에 행한 일들에

깊이 감사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 추모하고

하지만 내일은 계속 나아갈껍니다

우린 부름에 계속 대답할껍니다

"여기 있습니다"라고


"여기 있습니다"




매일을 살면서 이미 지난 아픔은 뒤로 하고, 다만 희망과 그 아픈 기억 또한 마음 속에 같이 품은 채, 현실을 대하는 자세, 아름답습니다. 그래야 긍정적인 삶과 현실을 직시하는 삶이 공존할 수 있겠지요.


우리를 필요로 하는 부름이 있습니다. 가족이 될 수도 있고,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더 높은 존재로부터의 부름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국가의 숭고한 부름이 있을 수 있으며, 신의 부름 또한 어쩌면 들을 수도 있겠습니다. 사사로우며 개인적인 것들로부터의 부름 - 필요 이상으로 많은 돈, 남의 것 남의 사람을 향해 가지는 질투, 어울리지 않는 명예, 사랑으로 색칠한 타락, 또는 그런 부류의 여러 것들 - 에 대해서는 인내로 참아내는 사람됨음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맑고 밝은 그 부름, 높고 숭고한 그 부름을 우리 모두 자주 들었으면 합니다.


- February 1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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