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vard Business School에서 행복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는 Arthur C. Brooks 교수가 예전에 The Atlantic이라는 저명한 정치미디어에 기고한 글 중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정치뉴스에 대한 노출을 줄이라는 내용이지요:
1. 불평하는 대신 정치에 참여해라.
2. 정치뉴스를 소비하는 시간을 제한해라.
3. 자신의 편에서 매우 당파적인 뉴스를 차단해라.
미국의 경우는 사실 prime time local news에 정치이야기로 시작하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말이지요. 대신 미국 답게(?) 일반인이 저지른 살인사건이나 범죄뉴스를 가지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대통령이나 정치 이야기는 뉴스의 뒷부분이 시작되는 때에 나오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10년간 정치가 마치 연예계 뉴스처럼 가벼워진 나라가 미국이라 이런 견해가 나오는 듯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정치뉴스가 prime time의 첫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한국의 경우는 정치 이야기로 첫 15분은 충분히 할애하는 듯합니다. 한국적인(?) 것일지는 모르나 보통 돈과 비리와 관련된 정치인들 이야기가 (큰 규모의 재난이나 사고 관련 소식이 아닐 경우를 제외하고) 매일 방영되는 뉴스의 첫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 중요하고 비싼 prime time의 airtime을 좀먹고 있는지가 아마도 수십 년은 되는 듯하지요.
"저는 미국의 살인사건이나 강력범죄 뉴스가
프로그램의 첫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물론 선택이 한국뉴스와 미국뉴스로 한정되었다는 가설 아래 말이지요. 이유는 기이할 수 있습니다만, 살인사건이나 강력사건은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사건으로, 이웃이 그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내가 사는 삶의 일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슈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5를 훔치기 위해 가게 주인을 때렸다거나, 오랜 다툼의 결과로 친구에게 상해를 입힌 그런 이야기들, 한국 뉴스에서는 짧은 자투리 뉴스로 20초 정도 지나가는 뉴스 말미에 던지는 몇 개의 뉴스들이지만 사실 이런 뉴스를 보면서 '큰 분노'(?) 또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어떤 검은 덩이 같은 "화"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뉴스 첫 부분에 나오는 정치인 비리 이야기들이나 연예인의 기행 관련 이야기들은 '큰 분노'(?)를 하루도 빠짐없이 느끼게 되더군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어떤 검은 덩이 같은 "화"도 매일 또는 격일정도로 느끼게 됩니다. 이유는 그들이 감행한 범죄의 성향들이(1) 일반인 수준이 아닌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것들이고, (2) 관련된 돈의 액수가 적게는 10억 많게는 수백억 단위가 기본인 듯하고, (3) 이 돈이 싫건 좋거나 간에 사실 다수의 국민 주머니에서 나왔거나 나갈 돈이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4) 이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 마치 국민을 상대로 gang banging (집단강간)을 아주 뻔뻔하게도 자신들의 특권인 듯 행하고, 또 여느 강간범들처럼 그 사실을 부인한다는 점이, 한국뉴스를 피해야 하는 이유라는 생각입니다.
Paradox 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이와 같은 이유로 미국뉴스의 첫 부분에 나오는 강력사건 소식들이 한국뉴스의 정치인 그리고 연예인 비리뉴스보다 접하기가 더 편하더군요. 미국이나 한국의 강력범죄 뉴스들이 제 관점을 통해서 볼 때 일반적인 뉴스라고 받아들이고 소화하기 쉬운 주제가 되었다는 암울한 현실을 제가 살고 있긴 합니다.
반면 몇백억 횡령, 배임, 몇십억 가상화폐 자산은닉 등의 super-Hollywood 영화 같은 상상의 세상 속에서조차 상상을 초월하는 듯한 이야기들보다 더한 뉴스를 만들어내는 정치슈퍼맨(& 우먼) 그리고 연예슈퍼맨 (& 우먼)들이 버젓이 일삼은 불쾌하다못해 역겨운 소식을 쏱아내는 뉴스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지 않은 듯합니다.
국적이 이방인인 관계로 불평하는 대신 정치에 참여하지는 못하겠지만 정치뉴스를 소비하는 시간을 제한함과 동시에 매우 당파적인 뉴스를 차단하는 것을 환경상 불가능하겠지만 또 다시 시도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