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그림은 Füssli의 "The Nightmare (1781)"라는 작품입니다. 악마가 어느 여인의 복부에 눌러앉아있는 이미지로, 가위눌림 (sleep paralysis)을 표현한 유화지요.
The witching hour라는 시간의 개념이 있습니다. Forklore에서 마녀의 시간 또는 악마의 시간이라고 불리는 이 시간대는 마녀, 악마, 유령이 가장 강력하게 역사한다는 시간대지요. 자정 직후의 시간과 오전 3시에서 4시 사이의 시간을 이 시간대로 봅니다. 사람들 가운데 가위에 눌리는 가장 흔한 시간대가 새벽 3시 전후인 것도 이와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요?
동양에서도 유사한 기록이 있지요. 한국의 토속신앙을 보면 새벽 3시는 '귀문(鬼門)'이 열리는 시간이라, 귀신들이 가장 민감하고 강해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문이 열린 틈을 타 나온 귀신들을 쫒기 위해 새벽 4시가 되면 관가에서 큰 북을 둥 둥 쳐서 '이제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임을 알렸다고 하지요.
경험이 아니라면 이해하지 못할 이 전설 같은 이야기는 과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던 시간대와도 이상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2005년작 The Exorcism of Emily Rose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인 Emily Rose (실존인물이었던 Anna Elisabeth "Anneliese" Michel의 캐릭터)의 body twitching experience 가 새벽 3시 7분에 일어나지요. https://en.wikipedia.org/wiki/Anneliese_Michel
실제 사건보다 이제는 영화가 더 널리 알려진 The Amityville Massacre의 경우도 그러하지요. 저도 이 집에 가 본 적이 있을 정도로, 이쪽 계통에 관심이 많거나 찾을 이유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저 영화에 알려진 것들 아래 깔려있는 무엇인가를 찾으려 노력을 기울이기도 합니다. 이 사건에도 새벽 3시의 일관성이 발견되는데, 1974년 11월 13일 오전 3시 15분, 뉴욕 Amityville에 거주하던 DeFeo 가족 중 한 명이었던 Ronald DeFeo Jr. 가 자신의 온 가족을 살해했답니다. 나중에 말하길 그는 집안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이끌려 가족을 죽이라고 설득당했다고 주장했다는군요. https://en.wikipedia.org/wiki/The_Amityville_Horror
2013년 작품인 The Conjuring에서 다루어진 Perron 가족의 이야기도 유사합니다. the witching hour가 이곳에서도 적용되었지요. 1971년 demonologists 인 Ed and Lorraine Warren 부부는 로드아일랜드에 위치한 페론 가족의 집이 19세기 초에 살았던 마녀에 의해 유령이 들린다고 판단했고, 이들에 따르면, 당시 witch였고 이 집에 살던 Bathsheba Sherman이 그 땅에 저주를 내렸고, 이후 이 집에 끊임없는 저주가 내렸다고 합니다. Warren 부부가 exocism을 행하기 위해 이 집에 갔을 때 이 집에 있는 모든 시계들이 공교롭게도 새벽 3시 7분에 멈추기를 계속했다고 합니다. https://allthatsinteresting.com/true-story-of-the-conjuring-perron-family-enfield-haunting
이 악마의 시간 - 구교에서는 그리고 일부 신교에서도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시간과 이 witching hour 간의 관계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오후 3시에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음은, 즉 인류의 역사가 죽음에서 구원으로 열리게 된 그 시간을 의미하지요. 이 경건의 시간과 반대되는 저주의 시간대가 바로 새벽 3시입니다. 여기에 더해 3이라는 숫자는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를 뜻하기도 하지요. 이를 두고 악마가 자신의 시간을 새벽 3시에 맞춘 이유는, 아마도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를 모욕하기 위한 최적의 시간이 이때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전공 중 하나였던 미술 역사와 더불어 제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demonology입니다. 으스스한 주제지만, 쉽게 말하면 The Exocist (1973)의 캐릭터들 중 한 사람인 Merrin 신부가 중동에서 했던 일 (발굴작업)을 기억하시면 될 듯합니다. 그렇다고 고고학자나 종교학자의 수준은 절대로 아닙니다만 이를 파고든 지가 20년이 넘어가는군요. 이 과정을 통해 개신교, 천주교, 이슬람 및 힌두교에 대한 서적들 또한 많이 접해오고 있습니다.
먹고, 자고, 일하고, 쉬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사람의 일생의 전부가 아니겠지요. 그 누구도 삶의 전과 그 후를 모르지만 이미 "선"이란 것을 알기에 그와 상충하는 "악"에 대한 인식과 경계를 함은 인간으로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