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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Jan 22. 2024

가장 존경받는 영부인: Laura Welch

지나가는 생각들


세계에서 아직까지는 가장 막강한 국가인 미국의 대통령의 품위 또는 인성 등은 해가 갈수록 낮아져만 가는 듯합니다. 하지만 최강국의 대통령이니 그의 모든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따라붙고, 그리고 그의 가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매체에 실리곤 하는데,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영부인은 누구였을지 생각을 해 보면서 과거 반세기동안을 돌아보았습니다.




Jacqueline Kennedy Onassis: 가정파괴자(?)

미국의 미디어와 대중들이 대통령 부인들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때는 아마도 John F. Kennedy 대통령의 영부인이자 미망인이었던 Jacqueline Kennedy Onassis부터일 듯합니다. 1963년, 남편이자 대통령의 서거를 차분히 치러낸 아내이자 남편의 서거 이후 어린 자녀 4명도 키워낸 강한 어머니였기도 하지만, 이 영부인이 유명했던 이유는 아마도 그녀의 고상한 sense of fashion과 더불어 당시 그리스의 갑부였던 Onassis 와의 재혼 (1968년: 케네디 대통령 서서 5년 후) 이 그 유명세의 이유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하지만 Jacqueline Kennedy의 기품 또는 품격으로 이 사람이 대중의 시선을 끈 것은 아니었지요. 연예인이라고 해도 무방한 인물이었습니다. 어쩌면 악녀였을지도 모르는 것이, 당시 Onassis의 아내였던 아마도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여성 소프라노였던 Maria Callas의 고독사 (실제는 심장마비였으나, 이에 이르게 한 것은 이혼 후 방황, 그리고 우울증이었지요)의 원인이 된 장본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남편을 Jacqueline Kennedy에게 잃어버린 이 최고의 소프라노는 이후 우울증 등을 앓다가 아름답지 않은 죽음을 마주하게 되었으니까요. 아마도 died of a broken heart라는 표현이 Callas를 두고 한 말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Nancy Reagan: 점성술사

영화배우 출신으로 대통령이 된 Ronald Reagan의 아내였던 Nancy Reagan 은 처음에는 존경에 가까운 시선을 받았었고, 남편의 훌륭한 국가운영능력 덕에 남편과 함께 동시에 좋은 평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점성술에 심취한 사람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결국은 그다지 좋지 않은 평을 가지게 된 영부인이었지요. 국정운영도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모를 일입니다.





Hillary Clinton: 자신도 주체 못 하는 자존감

이후 Bill Clinton의 아내인 Hillary Clinton의 경우 존경을 받기는커녕 남편의 임기 내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대통령만큼이나 쏱아낸 사람으로 인지되어 왔습니다. 이 영부인을 두고 고상하다거나 신중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적지 않은 수의 남자들 사이에서는 "이 여자랑 한 번 하고 싶은데?"라는 말이 흔하게 오 갈 정도로 품격은 가지지 못했지요. 적이 너무나 많았고, 거의 불한당에 가까웠던 남편을 내조하는 시늉을 냈지만 대중들의 눈에는 가식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Barbara Bush: Big Mama

남편인 George H.W Bush는 아들이었던 George W. Bush를 잘 다루지 못했답니다. 최소한 이십 대까지는 말이지요. 조랑말 같았던 아들 W를 그나마 집에 붙들어놓고 때려서라도 가르친 사람이 영부인 바바라 부시였답니다 (아들이 결혼 후에는 아내인 Laura Bush 가 그 역할을 이어받았지요). 영부인으로서는 전혀 모습을 보기가 어려웠고 말이 정말 없었던 분으로, 진정한 의미의 내조의 왕비였지요. 남편과 아들을 대통령으로 둔, 복이 많고 덕도 많은 분이었다고 합니다.


보통 보듯이, 몸이 마르고 복덕방 영감처럼 생긴 남자의 아내는 후덕하고 넉넉한 성격을 가진 경우처럼, 이 부부가 바로 그 경우였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Melania Trump: 영어 및 배경으로 인해 무시당한 영부인

Melania의 경우는 영어가 치명적이었고, 배경이 모델이었기에 영부인이 수행하는 그 어느 격조 있는 일도 어울리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주눅이 들어서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고, 남편마저 자존감을 먹고사는 사람이었기에 아내에 대한 배려나 품어주는 남자가 아니었지요. 코미디언들은 그녀의 발음을 가지고 농담을 했고, 기본상식이나 교육도 얕은 사람처럼 묘사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실제 Melania는 그런 사람이 아니았을지는 모르나, 남편의 임기동안에는 몸을 많이 낮추고 조심스러문 모습을 보였기에, 그래도 악평까지 달고 다니는 former 영부인의 처지에까지는 이르지 않았기에 다행이었지요.


Michelle Obama: 능력과 품성 대비 과대평가된 영부인

Michelle의 경우는 시대적인 배경에 편승해서 "뭘 해도 응원받는"그런 행운을 가진 여자였습니다. 과대평가라는 말이 아주 잘 어울리고, 더도 덜도 아닌 존재였지요. 남편의 aura 안에서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었지만, 어투, 눈빛, 몸짓 등에서 자주 보게 되는 '천박스러운' 면도 사람들은 놓치지 않았지요. 그 어느 때보다도 진보적인 미국사회에서는 아주 잘 어울리는 영부인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Laura Bush (Laura Welch): 한동안 최고의 영부인 위치를 고수할 사람

이십 대 시절, 젊고 무모했던 W. Bush를 잘 붙들어주었고, 남편의 재임기간에도 그 어떤 구설수도 없었으며, 그 이후에도 애쓰지 않음에도 품위와 우아함을 유지하는 분입니다. 영부인 시절은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 남편이 대통령 재임 당시 자신이 했던 여러 사회봉사업무를 지금까지 계속해오는 영부인은 Laura Bush 외엔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듯합니다.




많은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부시 대통령 또한 결혼을 잘 한 사람입니다. 보통 married up이라고 하지요? 이십 대 초반, 아버지의 강압적인 요구에 방황하던 시절, 비록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했지만 (예일대를 자력으로 들어갔습니다) 방황의 시절을 보내던 중 아내인 Laura Welch를 만나게 됩니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 후 가정을 만들며 George W. Bush는 점차 더 나은 남자로 변해갔고, 결국은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이르렀답니다. 아내의 배려와 보살핌이 없었다면 아무리 아버지가 전직대통령이라도 어려운 일이었겠지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부시 여사가 사서였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녀가 남감리교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텍사스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도 받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지는 않지요. 책을 사랑하고 책이 모든 문제의 해결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던 분이었습니다.


Laura Welch, 아니, Laura Bush 여사는 남편의 재임 전, 해당기간, 그리고 재임 후에도 드러나지 않는 잔잔한 모습으로 남편의 옆을 지켰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소심하거나 수동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십 대 때부터 적이 없던 사람으로, 항상 친절하고 따뜻하며 명료한 태도로 주변사람들과 학생들, 그리고 국가를 위해 일해왔지요. 사서였던 이 분은 역시 관련분야인 세계 문해력 증진을 위한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을 기울였고 '여성 건강 및 웰빙 이니셔티브'부터 시작하여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국가의 여성 억압 종식을 위한 투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답니다. 이런 움직임들은 언론에 그다지 소개되지 않았었지요. 미국이 매우 힘들었던 2001년에는 실제로 남편 대신 주간 대통령 라디오 연설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 분은 지금도 여전히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재임 당시 "Meet the Press"라는 정치방송에서도 당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만큼이나, 아니 더 존재감 있는 모습을 보였고 (힐러리나 라이스처럼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아닌, 특유의 잔잔함으로 분위기를 끌어갔지요), 유능하고 명료한 방식으로 다양한 이슈를 스크립트 없이 능숙하게 처리한 모습도 많은 미국인들이 보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연출도 각색도 필요 없는, 언제나 그리고 어디서나 준비된 영부인이었지요. 이 방송이 있은 후 불과 일주일 정도 후에 백악관에서 전국 시청자들에게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생방송 중 우연히 부부가 키우는 개 한 마리가 그녀 앞을 지나가자 그 상황에 참 잘 어울리는 농담을 던지던 장면도 이를 시청하던 국민들이 참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트리든, 아주 먼 나라에서 어린 소녀들이 외모와 신분 때문에 학대를 당하는 것을 비난하는 것이든, 이 영부인은 우아하고 쉽게 그런 일들을 수월하게 처리해 냈지요.


미국에 있어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2001년 9월 11일의 그 사건을, 그 아픈 기억을 담은 남편의 재임기간, 그 힘든 세월을 고려할 때, 대통령뿐만이 아닌 그의 아내인 Laura Bush 또한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부인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미국인 대다수가 인정하고 있답니다.






어느 국가이건 간에 영부인을 보면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판단을 할 수 있기 나름입니다. 남자가 역사를 만들어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나, 이러한 남자들은 훌륭한 어머니가 있었고, 사려 깊은 아내가 옆에 있었음은 당연합니다. 이런 규칙이 어긋난 경우는 거의 본 경우가 없더군요.


아래는 George H.W Bush의 장례식에 모인 전직 대통령들과 영부인들입니다. 보기 참 좋은 모습이지요. 정적이건 아니 건간에 과거 어떤 공적인 사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든 간에, 이렇게 국민 앞에 함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나라가 아직까지는 미국이라, 그나마 몇 갈래 남지 않은 희망을 이 나라에 걸고 있습니다.




- January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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