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객사 이야기 (4)
어딘가 잘못 끼워져 있는 한국회사들
삼성 DSR 에는 자주 가지는 않습니다만 2010년부터 2020년 사이에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출입을 했었습니다. 면접관도 해야 했고, 수업관리, 그리고 심지어는 수업도 진행하는 일이 많았었지요. 잘 만든 건물에, 다니기도 편한 건물구조였습니다. 물론 보안은 여느 삼성그룹의 그것과 같이 꽤나 강했지요.
웬만하면 식사시간을 피해 교육담당자 또는 인사담당자와 회의를 하도록 일정을 잡지만 간혹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할 일이 있게 됩니다. DSR 내 구내식당은 꽤 크고, 음식의 종류도 상당히 많습니다. 중식, 한식, 양식 등으로 window 가 나누어져 있고, 심지어는 여러 menu를 섞어도 그다지 문제는 되지 않는다더군요. 타사의 식당에 비하면 그곳은 heaven of food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맛도 좋고, 양도 마음껏이지요.
하지만 그곳 직원들의 생각은 다르더군요. 물론 매일 접하는 음식이라 싫증이 날 수도 있고, 개인별로 식성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전에 강의가 있어서 그날은 학생들과 같이 구내식당에 갔습니다. 음식과 서비스, 그리고 규모 등에 대해 제가 칭찬을 하자 저를 안내하던 학생들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에이, 선생님, 아닙니다. 먹을 게 없어요."
"네, 완전히 사육 수준입니다."
"노예도 이것보다는 잘 먹을걸요."
"근처 식당이 잘 되는 이유가 있지요."
"다 부려먹으려고..."
최고등급 연봉에, PS에, 주 4일 근무도 가능하고, 모든 것이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다니 놀랐습니다. 농담이었길 바라며, 두 달 이후에는 이들을 다시 볼 일은 없었지만 지금쯤이면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며 사는 삶들이 되었을지 궁금합니다. 지금쯤이면 40살이 모두 넘어 앞일들에 대해 마음들이 무거울 텐데, 아직도 그 좋은 점심식단을 두고 궁시렁 구시렁거릴지는 의문입니다.
- January 30,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