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작 "친구"의 nostalgic background에, 2001년작 "냉정과 열정사이"의 소박하지만 바다를 넘나드는 사랑과 이러한 배경에 어울리는 적절한 이국적인 이미지를 가진 배우들, 그리고 여기에 더해 2020년 "미나리"에서 볼 수 있었던 재미교포들이 한국에 대해 가진 한국적인 정서를 매우 잘 그려낸 영화"라고 이 영화를 평가하고 싶지만, 그리고 아무리 노력했지만, 도무지 마음 깊은 어디서 이를 허락하지 않는군요.
게다가 2015년에 제가 올린 제 이야기 "재회"와 너무나도 비슷해서 의구심까지 생기게 하는 영화더군요. 혹시 제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영화와 제 글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재회 (2015년)":
20년만에 서울에서 만남, 남자는 뉴욕, 여자는 서울, 초등학교 첫사랑
"Past Lives (2023년)":
24년만에 뉴욕에서 만남, 남자는 서울, 여자는 뉴욕, 초등학교 첫사랑
The resemblance is uncanny.
이 영화에 대한 솔직한 마음은 이렇습니다:
B급 영화보다 못한 연기력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력이 평균 이하더군요. 대사를 들어보면 대본을 외워 읽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는 부분일 듯합니다. 연기도 누가 (아니, 카메라가) 보고 있는 것을 의식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옛 친구를 googling 해서 찾는 모습에서 마치 살인사건 용의자나 찾은 듯한 표정입니다.
일부 Plot의 매우 비현실적인 어색함
영화 초반 군대 이야기는 왜 나왔는지 이해가 안 되더군요. 여주인공이 미국 (캐나다?)에서 젊은 시절을 즐겁게 그리고 많은 것을 배우며 문명인처럼 사는 동안 남자주인공은 고작 군대 가서 tray에 담은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거나 이후 이어지는 장면에서 보듯 친구와 골아떨어지게 마시는 술로 젊음을 대변하는 것으로 그려내려고 했을까요? 잘못된 한국남자들의 초상화로 오인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하고, 이런 plot들이 전체 이야기와 관련된 연관성도 읽히지 않았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주연 남자배우의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실연을 한 친구를 위로하는 장면) 이어지는, 어찌 보면 왠지 한국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몇 년 후 만나게 될 초등학교 첫사랑을 암시하기 위해(?) 억지로 끼운 듯합니다.여러 곳에서 이야기의 고리가 끊어집니다.
주연배우들의 외모
주연배우들의 외모가 "냉정과 열정사이 (일본과 이탈리아)" 또는 "미나리 (재미교포의 미국과 한국)"의 그것에 비교할 경우 - 예를 들자면 - 한국적이지도 않고, '교포적'이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국제적'이라고 볼 수도 없더군요. 이국적인 외모는 맞는데, 사실 한국사람이라면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는 '동남아시아'적인 느낌이 드는 외모의 배우들이 아니었나 합니다.
한국시절 배경
2001년 "친구"가 보여준 70년대 80년대의 한국을 그리고자 한 것인지, 아니면 pre-2000년대의 한국에서 작가/감독이 기억하는 추억의 요소들을 그저 생각 없이 던져 넣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어린아이가 사는 산동네보다 (감독이 1988년생이니, 그녀가 십 대 초반이었을 당시 - 2000년이 넘은 때) 에는 한국에서는 이미 아파트가 대표적인 거주공간이었고, 외국에서도 한국은 아파트가 주거공간으로 대표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꼭 산동네를 그려냈어야 하는지, 그 의도가 궁금합니다. Autobiography라 그랬을까요?
지하철 scene 도, 그리고 New York에서의 scene 들도 어색합니다. 지하철 scene 은 신파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군요. 이런 눈빛, 한국의 연인들은 이렇게 한 하는데 말이지요. 뉴욕지하철에서는 더욱이 더 안 합니다. 제가 해 본 적도 없고, 다른 교포 친구들이 이러고 다니는 것도 본 적이 없지요.
New York City scene 들도 저도 어색한 장소들입니다. 한국에서 남산타워 같은 곳이 상징하는 그런 뻔한 장소 또는 그저 '미국인'들과 주인공이 스스럼없이 지낸다는 설정을 조금은 강제로 엮기 위한 시도가 너무 많이 노골적으로 느껴집니다. "냉정과 열정사이"이는 이런 거부감이 없이 잘 녹아 있었는데, 이 영화는 아니더군요.
이상한 가족문화
Nora Moon의 어머니와 아버지, 2000년대 초반의 한국인 부부 맞는지? 합니다. 남자는 영화감독이고 여자는 미술가라는 설정이 있었지만, 왠 갑자기 basass parents 설정인지 이해가 안 되는군요. 아이들 앞에서 담배를 피워대고 그 연기를 내뿜는 어머니의 얼굴표정도, 2024년의 한국도 이렇지는 않지요. 불량가족이었을까요? Weed를 피우는 장면이 아니었던 게 다행입니다. 거기에 또 안 어울리는 소품 하나를 추가했더군요.
90년대 2000년대의 한국가정이 이런 면도 있었나요?
남자 주인공이 젊은 시절 가족들과 같이 하는 식사장면도 그렇습니다. 아버지는 왜소한 체구에 억지로 아들과 또는 아내와 눈빛조차 맞추지 않으려는 듯 고개극 숙이고 음식을 '삽입'중이고, 아들 또한 조금은 추하게 음식을 조금은 폭력적으로 먹고 있습니다. 오히려 2001년 "친구"에서 주인공이 어린 시절 그의 아버지와 식사를 하는 모습이 더 '고상해'보입니다. 아직은 한국에 대한 해외의 인상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이미지는 '위험'합니다. 실제, 우리 이렇게 안 먹었잖아요?
일본을 재료로 한 영화들 중 아마도 가장 초창기이자 가장 유명한 작품인 The Karate Kid franchise의 Part 2 (1986)의 장면처럼, 다소 가식적이라도 좀 치장한 장면이었다면 좋았을 듯합니다. 아니면 1993년작 The Joy Luck Club에서 본 중국의 모습 (이렇게까지 보편적으로 classy 하지는 않지요, 중국문화가?) 도 좋은 시도입니다. Mysterious 가 realistic 보다는 영화에서도 그렇고 현실에서도 잘 통하니까요. 아직은 international stage에서 첫인상에 신경을 써야 할 한국문화의 단계이기에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Summary
Issac Chung 감독의 "미나리 (2020)"는 미국인들이 볼 때 어려움 속에서도 강하고 끈질긴 한국인들이라는 인상을 심어준 듯하며, Celine Song의 "Past Lives (2023)"은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영화로 생각됩니다. 외신들이 Past Lives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건 간에 한국 및 미국문화를 잘 아는 것을 넘어 실제로 살고 있는 제 판단입니다. 호평이 어울리지 않는군요.
물론 이야기의 전체 틀은 어쩌면 좋은 소재 같습니다. Action, gore, horror, sex와 twisted plot을 또 twist 하고 그것을 또 twist라는 괴이한 미국영화에 식상한 미국인들이나 유럽인들에게는 refreshing 한 것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일기장에나 어울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고, 때도 적절하게 K-Wave에 편승하여 그 life를 지속시킬 좋은 소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예전 같지 않고 그저 something new 만 zombie 들처럼 갈구하는 짧은 문화적 입맛의 서구인들에게 이 영화는 좋은 간식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