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umi Sep 18. 2024

Fire Island, Long Island, NY

일상 속 뉴욕여행


대서양과 얼굴이 맞닿을 수 있는 곳, Fire Island

중후하고 세련된 Manhattan 을 East River 아래 터널을 통해 빠져나온 후 Queens Brooklyn 거주지역을 지나Long Island Expressway (Route 495) 또는 Belt Parkway 를 타고 동쪽으로 향하면 번잡한 도시의 모습은 사라지고, 그저 평범한 대서양의 이런저런 크고 작은 도시들과 천천히 움직이는 차들로 채워집니다. Nassau County 라는 지역의 시작으로, 뉴욕시에서 동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가면 다다를 수 있는 곳이지요. 거기서 또 1시간여동안 더 동쪽으로 운전해서 Nassau County 의 동쪽 끝 경계를 넘으면 Suffork County 라는 지역으로 들어갑니다. 뉴욕시에서 차로 가까운 곳은 2시간, 그리고 가장 먼 곳은 4시간까지 걸리는 공간을 차지하는 지역이지요. 이 Nassau County 와 Suffork County 의 남쪽은 대서양과 맞닿아 있으며, 이 두 지역의 남쪽은 동서로 Nassau County 에서 Suffork County 까지 길게 늘어진 Jones Beach Island와 Fire Island 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Fire Island 의 동쪽 끝은 그 유명한 Montauk 등대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Fire Island 는 말 그래도 대서양과 얼굴을 그대로 마주할 수 있는 land's end 입니다. 한국어로 하면 "땅의 끝" 또는 전남 어딘가에 있는 땅끝마을 정도로 생각이 이어질 수 있는데, 그저 영어로 표현함이 더 로맨틱할 듯 하군요. 해변가의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그 신선한 공기가 머리카락과 옷 틈 사이사이를 파고드는 그 상쾌한 기분, 이 Fire Island 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통행료도 매우 싸고, 해변가 입장료도 거의 푼돈 정도며, 여름이 되면 boardwalk 에서 파는 다양한 음식들 (hot dogs, finger pizza, soda, fries, ice creams, and even steaks!) 을 아주 기분좋은 가격에 살 수도 있습니다. Non-peak 시즌에는 직접 음식을 사가지고 가서 trunk 를 열어놓고 차 뒤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picnic 같은 느낌을 가질 수도 있지요. 아마도 이런 곳에 가기 전 Land's End 라는 online clothing shop 에서 옷을 사서 입고 가면 적격일 듯 합니다. 이 곳에서 파는 옷들도 사실 beach theme 이 주된 것으로 보이니까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 특히 조용한 바닷가를 동경함은 확실합니다. 사람 많은 곳은 말 그대로 스트레스니까요.


https://www.landsend.com/



한여름에도 privacy 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해변가

예전에 올렸던 글에 이 곳을 방문했던 기억을 담아낸 적이 있습니다. 1990년대 초반의 추억으로, 당시에는 Bette Midler 의 The Wind Beneath My Wings 가 유명했던 때라 이 장소가 아주 잘 어울렸고, 그 때 이곳을 함게 찾은 친구가 그렇게도 좋아하던 Vanessa Williams 의 Save the Best for Last 란 노래를 이 곳에서도 같이 들었는데, 지금도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 장소가 자연스럽게 떠오르지요.


https://brunch.co.kr/@acacia1972/78


꼭 모래사장에 발을 딛고 바닷물을 느끼지 않아도, 해안선에서 50m 정도 들어온 모래언덕 위에 앉아서 대서양을 바라보는 일도 아마도 once in a lifetime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 어느 누구의 눈에 띄지 않고, 홀로 또는 둘만의 시간을 이 멋진 배경을 보며 시원한 여름 음료수와 함께 지낼 수 있으니까요. 자리 싸움도 없고, 문신을 한 신인간류 (New breed of humans) 도 보지 않아도 되며, 노출증에 흠뻑 취한 element 들도 대하지 않아도 됩니다.




Fire Island 와 근처 지역의 역사

이 Fire island 및 근처 지역은 미국 역사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기도 합니다. Fire Island 끝에 위치한 Montauk 이란 마을의 Deep Hollow Ranch는 1658년에 지어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소 목장이 있는 곳으로 미국 카우보이의 발상지입니다. Montauk 등대는 1796년 뉴욕 최초의 해안 등대가 되었지요. 무선 발명가 Guglielmo Marconi 가 1901년 Babylon 이란 Long Island 도시에 있는 Fire Island Avenue 에서 최초로 라디오를 송신했답니다. 그리고 1927년 Charles Lindbergh 가 근처 루스벨트 공항에서 이륙하여 대서양을 횡단하는 최초의 직항 단독 비행에 나섰다고 하지요.


1930년 미국 최초의 슈퍼마켓인 King Kullen 이 롱아일랜드에 문을 열었고, 미국 최초의 교외 계획도시인 Levittown 은 1947년 이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건설되었습니다. 1969년 인간을 달에 착륙시킨 Lunar Module Grumman 사에서 롱아일랜드에 건설했다지요. 그리고 미국에서 유일하게 작동 중인 물레방아와 풍차가 롱아일랜드의 Water Mill 커뮤니티에 있습니다.



Fire Island 를 관통하는 도로에는 trailers, oil tankers, 또는 construction 차량이 없습니다. 이유는 이 곳에 자동차 전용 공원 도로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인데요, Robert Moses (Former Secretary of State of New York) 가 이 지역을 사람들만이 평안하게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이후 이 도로계획과 도시계획방식은 엔지니어, 건축가, 도시 계획가 세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지난 번 소개해드린 Sunken Meadow Park 등이 위치한 North Shore 란 광범위한 지역은 대형 저택, 고급 휴양지, 부유한 시민과 건축물의 풍부한 역사로 유명하고, 오늘 소개해드리는 Fire Island 등이 포함된 South Shore 에는 Jones Beach 와 같은 대서양 해변과 함께 더 많은 엔터테인먼트 및 스포츠 장소가 있습니다.


Montauk 의 Lighthouse & Fire Island 의 유래

이 Fire Island 끝에 있는 등대가 있습니다. 유명한 등대지요. Montauk 이란 township 에 위치한 이 등대는 과거 George Washington 이 Europe 에서 들어오는 선박이 롱아일랜드 사운드에서 대서양을 식별할 수 있도록 몬탁 등대를 세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Fire Island 의 유래 (이름) 는 17세기에 불을 피워 바다에 있는 선박들이 해안선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한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하지요.




미국 동쪽 해안선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는 지역

늦여름, 새벽 6시 30분경에 Fire Island National Seashore 에서 바라본 해변가의 사진입니다. Fire Island 입구에 있는 다리 너머로 보이는 sunrise 지요. 수평선 바로 위에 떠오른 태양은 오렌지, 핑크, 금색의 따뜻한 색조로 하늘을 물들이며 구름을 부드럽고 은은한 빛으로 비추었지요. 안쪽의 잔잔하고 고요한 물은 이 생생한 색을 반사하여 하늘과 물이 조화로운 조화를 이루게 했습니다. 멀리 서 있는 다리는 빛나는 배경에 실루엣을 드러내며 건축적 우아함을 드러냈습니다. 전경에는 풀과 나뭇잎의 어두운 윤곽선이 장면을 구성하여 자연의 느낌을 더하고 이른 아침의 평화롭고 목가적인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했지요.



Queens 에서 1시간, 그리고 Manhattan 에서 2시간 정도 걸려 도착할 수 있는 이 곳, 차 한대와 넉넉한 음식과 음료수, 그리고 어쩌면 속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가까운 사람이 있다면 꼭 가야 할 곳으로 추천드립니다. 물론 "속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가까운 사람"이 없어도, 이 곳이 주는 행복함과 평안함은 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으리라 확신합니다.


바다의 파도소리는 영혼의 음악이고, 바닷물은 모든 상처를 치료하며, 모래와 물이 만나는 곳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이보다 더 큰 인연은 없다고들 하지요. 바다는 우리는 자유롭게 해 주기도 합니다. 물가에서 보내는 하루만큼 영혼을 진정시키는 것은 없습니다. 나와 바다: 첫눈에 반한 사랑이겠지요. 그 바다가 대서양이라면 그 사랑은 꽤 클 듯 합니다.




- September 18, 202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